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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사고, “앉은 자리가 운명 갈랐다”

부산갈매기88 2011. 6. 23. 08:26

 

 

자리가 생사(生死)의 운 명을 갈랐다. 20일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승객들은 대부분 왼쪽 날개에 가까운 좌석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일 오후 11시 55분(현지시간)께 43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52명을 태운 러시아 현지 항공사 '루스에어' 소속 투폴레프(Tu)-134 여객기가 카렐리야 자치공화국 수도 페트로자보트스크시(市) 외곽의 공항 인근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고속도로에 추락했다.

기체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나갈 정도의 엄청난 충격을 동반한 추락사고로 44명이 즉사한 참사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생존한 승객들은 여승무원 1명과 어린이 2명을 포함한 남녀 승객 7명 등 모두 8명이었다.

22일 현지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에 따르면 생존 승객들은 비행기 앞쪽 일등석 근처에 앉았던 여승무원과 오른쪽 날개 쪽으로 자리를 잡았던 14세 소녀를 제외하곤 모두 왼쪽 날개에 가까운 8열~15열 좌석에 앉아 있었다.

오른쪽 날개 쪽으로 앉았던 승객들이 대부분 사망한 데 비해 왼쪽 날개 쪽 승객들은 상당수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흔히 항공 사고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비행기 뒤쪽 좌석으로 알려져있다.
2007년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 잡지 '파퓰러 메카닉스(Popular Mechanics)'가 1971년 이후 모든 항공사고를 분석한 결과 뒤쪽 좌석 승객의 생존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반면 날개에 가까운 좌석에 앉았던 승객들의 생존율은 59%였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의 경우엔 우연하게도 바로 날개 쪽 승객들의 생존율이 훨씬 더 높았다.

이와 관련 전(前) 여객기 조종사로 러시아 공군사령관을 지낸 표트르 데이네킨은 신문에 "사고기가 추락할 때 기체가 오른쪽으로 기운 상태에서 땅과 충돌해 오른쪽 좌석 쪽 승객들에게 더 큰 충격이 가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적의 생존자 8명에 들었던 10세 소년 안톤 테레힌은 22일 새벽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결국 숨지고 말았다. 카렐리야 공화국 관계자는 "테레힌의 부상이 워낙 심해 의사들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여객기 추락사고 사망자는 모두 45명으로 늘어났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동아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