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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 부자(父子) 건강 이상설"

부산갈매기88 2011. 6. 24. 13:42

태국의 국왕과 유력한 계승자인 왕세자가 모두 심각한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미국 외교전문이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태국 주재 미국 대사관 등이 6년간 작성한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입수, “푸미폰 아둔야뎃(84) 태국 국왕이 오랫동안 파킨슨병과 우울증에 시달려 왔고 유력한 후계자인 마하 와지라롱콘(59) 왕자가 에이즈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릭 존 당시 미국대사는 푸미폰 국왕이 2009년 고열증세로 입원한 직후 “왕이 장기간 파킨슨병과 우울증, 만성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존 대사는 2009년 전문에서는 “마하 왕자는 혈액과 관련된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HIV 보균자이거나 C형 간염, 희귀종의 혈액암을 앓고 있거나 장기적인 수혈이 필요한 질병에 걸렸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또 폭력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왕자가 지난 2년의 대부분을 뮌헨 등 유럽에서 애인, 애완견과 함께 보냈다고 기록했다.

또 다른 전문에서는 마하 왕자의 현 부인인 스리라스미 왕자비가 야한 속옷만을 걸치고 애완견의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는 영상이 공개됨으로써 태국 국민은 그를 국모로 받아들이기를 꺼리고 있다고도 했다.

수텝 타웅수반 태국 부총리도 미국 외교관들에게 “국왕이 전형적인 우울증 증세를 보여 정신 상태가 걱정스럽다”면서 “자신의 말년에 펼쳐질 국정상황에 대해 매우 우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푸미폰 국왕 부자가 모두 사망할 경우 태국은 ’진실의 순간’에 맞닥뜨릴 것”이라면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공주, 왕비가 왕위 계승에 도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태국에서 국왕 부자의 건강 이상설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왕실에 대한 비판은 곧바로 징역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신기자들로서도 보도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 역시 로이터에서 근무했으나 회사 측이 위험부담을 이유로 보도를 내보내지 않자 3주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이번에 온라인을 통해 내용을 폭로했다.

jsa@yna.co.kr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