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6400km 잘못 헤엄쳐 뉴질랜드 간 아기펭귄

부산갈매기88 2011. 6. 22. 17:36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이 방향을 잃는 바람에 6400km를 잘못 헤엄쳐 뉴질랜드 해안에 상륙한 뒤 당황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황제펭귄은 펭귄 가운데서도 가장 강인한 종으로, 뭍에 올라오지 않고도 수개월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펭귄들이 길을 잘못 들어 서식지인 남극 대륙 밖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있지만, 뉴질랜드에 나타난 것은 44년 만에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키 60cm짜리 펭귄이 바다에서 해변으로 뒤뚱뒤뚱 올라오는 장면은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한 여성에 의해 발견됐다. 이 여성은 “펭귄을 보는 순간 내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후 10개월 안팎으로 추정되는 이 펭귄이 그토록 먼 거리를 여행해 온 것이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 큰 황제펭귄은 키가 1.2m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펭귄이 남극에서 오징어나 새우 떼를 쫓다가 방향을 잃고 뉴질랜드로 오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펭귄은 최대 시속 24km로 헤엄칠 수 있지만, 중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하므로 적어도 1개월 이상 헤엄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뉴질랜드 환경 당국은 이 펭귄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스스로 남극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 별도의 조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 박물관 큐에리터 콜린 미스켈리는 “남극에 사는 펭귄은 물 대신 바닥의 눈을 퍼먹는데, 아마 이곳 해안에 와서 평소처럼 바닥을 쪼아 모래를 퍼먹고는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환경 당국자가 황제펭귄의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