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등산 방법

부산갈매기88 2011. 6. 27. 09:01

건강한 몸을 얻기 위해 산에 오르는데, 나와 맞지 않는 등산법을 따르고 있어 오히려 몸이 망가진다면? 내 몸이 원하는 맞춤형 등산 매뉴얼을 소개한다.

물처럼 흐르듯이, 청산유수형 

고혈압·심장 질환 소심하고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보다 야심차며 경쟁적이고 불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이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에 더 취약하다. 이런 사람들은 1등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에 의미를 두지 말고 잔잔한 물 같은 마음으로 느긋하게 등산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없는 한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혈압을 측정하다 발견할 때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고혈압 환자가 산에 오를 때는 휴대용 혈압기와 맥박 측정기를 준비하고 주기적으로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저 혈압이 110㎜Hg, 최고 혈압이 180㎜Hg 이상인 사람은 등산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등산할 때에는 평소 맥박수보다 20% 늘어난 정도를 유지한다. 산행 중에 가슴에 통증을 느낀 사람은 무사히 하산했어도 심장 혈관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는다. 추울 때는 산행을 삼간다.

하산할 때 더 조심, 도구 활용형

관절염 관절염 환자라고 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들이 위축돼 굳기 때문에 등산 같은 운동이 필수. 무리하지 않는 한에서 가벼운 통증은 참아가며 움직여도 괜찮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평소 한 번에 약 30분 이상, 거리는 3km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해둬야 한다. 또 관절염 환자에게 등산용 스틱은 반드시 챙겨야 할 도구. 스틱을 이용해 걸으면 발에 가해지는 하중을 30% 정도 팔로 분산하여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특히 하산할 때는 다리 관절에 체중의 3~5배나 되는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오를 때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부담과 충격을 줄이는 방법. 또한, 산에 오르다가 쉴 때 쪼그려 앉거나 경사에서 구부정하게 걷는 자세는 관절에 무리를 많이 준다. 오르막길에서는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이고, 내리막길에서는 적당한 위치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이때 무릎을 약간 굽히거나 발목을 이용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한다.

금강산도 식후경형

당뇨병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등산 전에 반드시 혈당을 측정해야 하며 식전 혈당 수치가 300㎎/dl이 넘으면 등산을 삼간다. 식전 혈당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에서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무리하게 등산길에 오르면 오히려 혈당의 대사가 악화할 수 있다. 또한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주입한 후 공복 상태로 하는 식전 운동은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식사를 하고 1~2시간 이후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주입하고 그로부터 1시간 후에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신에 땀이 나고, 구토를 하는 등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면 당장 산행을 중단해야 한다. 또, 당뇨병 환자들은 무리한 산행으로 근육이 피로하거나 발에 물집이 잡히면 괴사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노년의 등산族을 위한 TIP

1 이상한 걸음걸이부터 고쳐라
나이가 들수록 걷는 자세에 변형이 오는 경우가 많다. 등산할 때 팔자걸음은 특히 무게중심이 갈지자로 왔다 갔다 해서 에너지를 더 낭비하게 만드니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도록 자세를 고친다. 기운 없이 발을 질질 끄는 걸음걸이도 좋지 않다. 오르막 길을 걸을 땐 상체를 앞으로 굽히고, 내리막길에서는 몸을 앞으로 약간 기울이고 무릎을 살짝 굽혀 천천히 걷는다. 
2 배고프기 전에 먹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체온증이나 탈진으로 구조된 사람의 배낭에는 먹을 것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등산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운동인데 장시간 산을 오르내리면 식욕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먹어야 할 시기를 놓치면 입맛을 잃게 되고, 또한 탈진한 상태에서는 음식을 먹어도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3 평상시 등산을 위한 몸 만들기
등산을 통한 건강 증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소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폐 기능과 근력을 키울 수 있다. 또 기마자세로 허벅지 근육을, 계단 오르내리기와 발뒤꿈치 들어올리기로 종아리 근육을, 눈 감고 한 발로 서기로 균형 감각을 기른다.


등산은 심장과 폐의 기능을 좋게 하고 관절의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며 정신 건강에도 좋다. 하지만 타박상, 골절상뿐만 아니라 급성 심장마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산악 사고의 위험도 동반한다. 게다가 지병이 있는 경우 자신에게 맞는 등산 패턴을 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건강한 등산을 위해 제일 처음 해야 할 일은 평소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위의 등산을 하는 것이다. 

 

기획 전수희 기자  l  사진 홍상돈
참고도서 <등산이 내 몸을 망친다> (정덕환·안재용·윤현구 공저, 비타북스)

/출처: 우먼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