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계곡-'林'도 보고, 더위 잡고

부산갈매기88 2011. 6. 30. 12:07

   
울산 신불산 파래소 폭포 전경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을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조용필 씨의 유명한 노래 가사 중 일부분처럼, 여름휴가에서 계곡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바위에 걸터앉아 청정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쉬다 보면 묵은 시름과 더위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너무도 많은 '쉴 만한 계곡'이 널려 있다. 해수욕장도 많은데 깊고 청정한 계곡까지 많으니 여름휴가를 맞은 부산 울산 경남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나 마찬가지다. 휴가 때 찾아 가 볼 만한 계곡들을 소개한다.

■백운동계곡(경남 산청)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을 품고 있는 고장인 경남 산청에는 크고 깊은 계곡이 즐비하다. 대원사계곡 내원사계곡 고운동계곡 선유동계곡 중산리계곡 등 이루 다 셀 수도 없다. 그러나 백운동계곡은 이들 계곡에 비해 유명세가 덜한 탓에 한적한 계곡 여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지리산의 동쪽 끝으로 불리는 웅석봉에서 흘러내린 백운동계곡은 지리산 자락 중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의 체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남명은 일찍이 백운동계곡에 머무르며 '푸르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라는 글을 지었다.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점촌마을에서 시작되는 계곡은 '백운동'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암절벽과 '용문동천'이 새겨진 너른 암반으로 이어진다. 그 위로는 목욕을 하면 절로 아는 것이 생긴다는 다지소(多知沼)가 있다. 폭이 26m, 길이가 30m에 달하는데 주변이 모두 바위라 여름에는 아는 사람만 피서를 즐긴다. 또한 높이 4m짜리 백운폭포와 다섯 곳의 폭포와 담(潭)이 있다 하여 이름도 오담폭포, 등천대(登天臺), 청의소(聽義沼), 아함소, 장군소, 용소 등의 소(沼)와 탈속폭포, 용문폭포, 십오담폭포, 칠성폭포, 수왕성폭포 등이 있다. http://tour.sancheong.ne.kr/

■송계사계곡(경남 거창)

송계사는 경남 거창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원효와 의상이 영취사를 창건한 뒤 세운 5개의 부속암자 중 하나인 송계암이 그 전신이다. 이 송계사를 끼고 있는 덕유산 자락의 깊은 계곡이 바로 송계사계곡. 월성계곡과 함께 거창이 자랑하는 큰 계곡이다.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송계사 앞 삼거리에서 북덕유산 골짜기를 따라가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피서객도 크게 붐비지 않는다. 공원관리사무소 매표소에서 송계사로 가는 1㎞의 산책길에 도열한 전나무들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송계사를 지나면 덕유산 특유의 무성한 숲과 절벽, 그리고 계류가 어우러진 계곡이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16㎞나 되는 계곡이 유별나게 깊어 '두문동계곡'이라고도 부 른다. http://tour.geochang.go.kr/

■화림동계곡(경남 함양)

   
경남 함양군 안의면 화림동 계곡의 거연정.

화림동계곡은 용추계곡 칠선계곡 한신계곡 부전계곡 등과 함께 함양을 대표하는 큰 계곡이다. 아울러 대한민국 정자문화의 메카라고 일컬어질 만큼 운치 만점의 정자들이 기암괴석 빼곡한 계곡에 즐비하다.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남강의 상류)이 서상과 서하를 흘러내리면서 냇가에 기이한 바위와 담, 소를 만들고 농월정(弄月亭)에 이르러서는 반석 위로 흐르는 옥류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장장 60리에 이른다.

안의면에서 육십령으로 향하는 26번 국도를 타면 숨돌릴 틈없이 각종 풍광이 펼쳐지고 이윽고 농월정에 도착하면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반석들로 인해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다. 너럭바위 위와 옆을 타고 흐르는 투명한 옥류를 보노라면 한여름 더위를 떠올릴 수조차 없어진다. 다만 국민관광지로 지정될 만큼 경치가 뛰어나다 보니 여름철 방문객이 많은 편이라는 것은 참고하자. 농월정에서부터 경모정, 차일암과 동호정을 지난다. 차일암 주변 솔숲은 야영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호정에서 1㎞쯤 더 오르면 선경을 그려내는 거연정(居然亭) 계곡. 이름 그대로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옛 선비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http://tour.hygn.go.kr/

■신불산 파래소폭포 계곡(울산 울주)

배내골은 경남 양산 원동면과 울산 울주 상북면에 걸쳐 있는 영남알프스의 최대의 계곡이다. 계곡이 워낙 길고 깊다 보니 수많은 지류를 품게 되는데 신불산 파래소폭포계곡 또한 그 중 하나다. 국립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를 거쳐 파래소 폭포까지 이어지는 원시림 가득한 계곡은 굳이 야영이나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여 '바래소'에서 유래되었다는 15m 높이의 파래소폭포는 경치가 아름다워 지금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안개처럼 퍼지는 물보라는 시리도록 차갑고 아침, 저녁 무렵에는 무지개가 피어오른다. 자연휴양림 주변에서 삼림욕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신불산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작천정계곡(작괘천), 대운산계곡 등 여름피서지로 인기 있는 계곡이 많다. http://tour.ulju.ulsan.kr/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