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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누명 26년 옥살이' 보젤라, 출소 후 프로복서 꿈 이뤘다

부산갈매기88 2011. 10. 17. 08:27

15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세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전에 앞서 열린 논타이틀 4회전 경기에서 프로 복싱 데뷔전을 치러 상대 선수 래리 홉킨스(30)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듀이 보젤라(52). /AP연합뉴스

살인 누명을 쓰고 2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미국 남성이 50대 나이에 혐의를 벗고 출소한 후 평생소원이던 프로 복서의 꿈을 이뤘다.

미국 뉴욕 싱싱교도소에서 1983년부터 26년간 살인 혐의로 복역했던 듀이 보젤라(52)는 15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세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전에 앞서 열린 논타이틀 4회전 경기에서 프로 복싱 데뷔전을 치러 상대 선수 래리 홉킨스(30)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2년 전 석방된 후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이날 도전에 나선 그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전 전화를 걸어 선전을 당부했다고 CNN이 16일 보도했다.

보젤라의 비극은 열여덟 살 때이던 1977년 시작됐다. 그해 뉴욕에서 92세 할머니가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당시 프로 복싱 선수를 꿈꾸던 보젤라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 현장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나왔지만 목격자 두 사람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1983년 열린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보젤라는 체포 후 혐의를 인정하면 형기를 줄여주는 ‘플리 바겐(plea bargain)’ 제의를 거부했다. 1990년대 4차례 가석방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결백을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수형생활은 모범적이었다. 그는 교도소에서 신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고 동료 재소자와 함께 연극반을 만들어 무대에 섰다.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아 교도소 내 복싱경기에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1996년에는 동료 재소자의 여동생과 옥중 결혼식을 올렸다.

 

조선일보/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