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안철수 신드름

부산갈매기88 2011. 12. 1. 14:21

 초나라에 장 왕.

그는 신하들의 도움으로 왕이 되었다. 그를 곁에서 지켜 본 신하들은 그가 왕이 되면 무언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왕이 된 다음날부터 장 왕은 술을 먹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왕은 신하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토를 달거나 반대하는 자는 죽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하들은 왕이 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초나라는 국력도 쇠퇴해갔고, 사회 곳곳이 썩게 되었다. 이를 본 소종이라는 신하가 왕에게 가서 나라를 위해 일해 줄 것을 말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부모와 아내와 자식들에게 하직 인사를 했다. 목숨을 건 그의 충정어린 발언에 왕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왜 이제야 왔소. 내가 얼마나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아시오.”

 

 요즘 안철수 교수가 정치계의 화두다.

그가 요즘 태양처럼 떠오르는 별이 되었는지를 정치인들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지역에서 한 표를 얻기 위해서 불철주야 주민들의 모임이 있는 곳이면 달려가서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또 지역 주민의 경조사에는 어김없이 찾아가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척이라도 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뭘 원하는지 뭐가 불편한지를 들어볼 심산으로 발로 뛰어다녀 보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금 뺏지를 달고 나면 그때부터 목에 힘이 팍팍 들어가고, 비서나 아랫사람의 보고만 받는다. 그리고 소속정당의 거수기가 되거나 정당 정책에 동화되어 가버린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혈안이 되어 뺏지 숫자만 늘리고, 지역구 예산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과 정권야욕에 국민들의 이름을 팔면서 발톱을 세우고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은 허구헌날 날마다 싸움질이나 해대고,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볼 수 없다. 노숙자보다 못한 품격 떨어지는 혼란스러운 소리와 소식에 국민들은 아예 식상해 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나오는 TV는 채널을 돌려 버린다. 어디 서민들의 생각, 국민들의 생각을 해 준 적이 있던가? 젊은이들은 취업의 대란과 혼란 속에서 머리에 연기가 날 지경이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늘 놀고 먹으면서 꼬박꼬박 월급은 챙겨가는 것 같이 보인다. 과연 그들이 국민들을 위해 한 일은 뭣인가?

 

  자기네들끼리 치고 박으면서 자기네들 뜻대로 안 되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거다.' 어쩌고 저쩌고 해단다. 뭣하면 국민을 팔아서 자신의 잇속을 챙긴다. 어디 자기네들 좋아서 했지, 우리가 뭐라고 한 적이 있던가? 싸움질도 한 두번이지 매일 해대니 이제 솔직히 꼴보기도 싫고 지겹다. 그네들에게 황소개구리처럼 꽥꽥거려 보았자, 국민들은 어차피 굴러가는 빈깡통에 고개만 떨구고 있는 꼴이다. 그래서 이래 바꿔 봐도 안 되고, 저래 바꿔 봐도 안 되니 그나마 때가 덜탄 사람이나 있는가 싶어 둘러보니 안 교수가 아닌가 싶어서 민심은 그에게 향하고 있지 않나 싶다.

 

 단지 그는 아직 세상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샘물, 원천수가 아닌가 싶어서 기대를 해 보는 것이다. 막연하게 기대해 보는 것도 있다. 그가 해 놓은 일들, 그리고 S대를 나왔고 또한 현재 교수이니까 다른 사람보다는 좀 낫지 않겠는가 하는, 또 다른 정치인들에게 비해서 구린내가 아직 덜 나기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도 있지는 않을까?

 

 베일을 벗기면 식상하겠지만 커튼에 가리어진 얼굴은 이 식상하고 맘 둘 곳 없는 현실정치에 신선한 유자 같은 맛인지도 모른다. 깨끗한 샘물도 하류로 거슬러 내려 와 인가 근처의 마을과 공장을 만나게 되면 또 어떻게 될까? 

 

 그는 아직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씨름판으로 나오라고 한다. 사각의 링 위로 세우려고 한다. 또 거기에 줄 서겠다는 사람도 부지기다. 뱃가죽에 기름이 고이니 이름이나 몇 자 이 세상에 남겨 보려고 아우성이다. 

 

  안 교수를 그나마 블루 오션의 영역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은 바로 거액의 사회 환원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그 기부가 오비이락의 싯점에서 한 방 갈긴 것에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하다. 그의 맘 속에 어떤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돈을 벌어서 좋은 일에 쓰고 있다는 점에 국민들은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정작 그는 산 꼭대기에 앉아 아랫동네를 내려다보고 있다. 하산은 해야겠는데 시기가 아직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동네 아낙의 밥짓는 저녁 연기는 피어올라 인기척은 나는데 아직 댓돌 위의 하얀 고무신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가을 낙엽은 휘날리고 있는데 강아지들만 꼬리를 흔들며 온 동네를 쏘다니고 있다. 외출한 주인 어른이 돌아 올 시간이 다 되어 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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