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지는 지옥갈랍니다.

부산갈매기88 2012. 3. 5. 07:07

교회에 잘 나오던 장로 부인이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목사는 궁금해서 장로에게 물었습니다. 장로는 어색한 표정으로 "몸이 좀 불편한 모양입니다." 하면서 화제를 바꾸려는 눈치였습니다.

다음 날 목사는 전도부인을 대동하고 그 집에 심방을 갔습니다. 교인이 앓는다는데, 그것도 장로의 부인이 몸이 불편하다는데 안 찾아갈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장로는 출근하고 집에 없었습니다. 병상에 누웠으려니 생각했던 장로부인은 뜻밖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김치거리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사모님이 병환중이라고 듣고 심방을 왔는데....." 하면서 목사와 전도부인이 의아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병은 무슨 병이요? 우리 장로가 또 거짓말 했군요."

무슨 일엔가 단단히 화가 난사람 같았습니다.
"아니 그럼 아프지도 않는데 교회에 나오지 않으셨나요?"
"목사님, 교회에 다니면 천당에 가지요? 교회에 다니면서 열심히 예수를 믿으면 천당에 가지요. 그럼 우리 장로도 천당에 갈 거지요? 부지런히 교회에 나가니까."
"그렇구 말구요."
"그래서 나는 교회에도 안 나가고 예수도 안 믿을랍니다."

부인의 이 말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은 목사가 다그쳐 물었습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그 영감하고 이 세상에서 같이 사는 것만도 지긋지긋한데, 저 세상에까지 가서 같이 살 마음은 없다니까요. 그 영감 천당가면 난 지옥으로 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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