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자리가 교만하게 만든다

부산갈매기88 2012. 4. 13. 07:39

수도사 한 사람이 수풀 속을 지나가다가 까마귀가 쥐를 잡아먹으려는 것을 발견하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까마귀를 쫓아 버리고 쥐를 살려 주었다. 그런데 그 쥐는 자세히 보니 고양이란 놈에게 날마다 쫓기며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수도사는 이번에는 개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다. 개가 되면 쫓기는 신세를 면하게 될 줄로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범에게 꼼짝 못하고 도망만 다니는 모습이 하도 불쌍해서 이번에는 그 개를 범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제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 범이란 놈이 이전의 자신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꾸 개를 보면 괴롭히고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를, 들쥐를 보면 들쥐를 괴롭히고 심지어 수도사가 범에게 충고하면 수도사의 말까지 무시를 하고 덤벼드는 것이었다.


고마운 줄도 모르고 자기가 산중의 왕이라고 하며 수도사도 아니꼽게 굴면 없애버리려는 생각까지 품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수도사는 어느 날 다시 그 범을 원래의 모습인 들쥐로 돌아가게 하여 죽을 때까지 수풀과 들판을 헤매며 쫓기는 신세가 되게 하였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생활철학을 알고 있지만, 배에 기름이 끼면 고개에 깁스를 하고 안하무인이 되는 모습을 본다. 날마다 허덕거리던 사람이 생활이 조금 나아져 외제차라도 굴리고 다니노라면 주위 사람 쳐다보기를 지나가는 행인 이상으로 취급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 교만한 마음이 자신의 인생 둑을 허물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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