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야기

주식회사 장성군 CEO 김흥식 군수

부산갈매기88 2009. 6. 23. 16:43

1995년 민선 1기부터 3선 연임을 하고 물러나는 김흥식 장성군수는 ‘주식회사 장성군’의 CEO로 불리고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주식회사 장성군’의 설립을 선언, 군청 내에 ‘경영관리팀’을 구성하고 팀제를 도입했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와 행정 공무원, 교육위원을 거쳐 기업체에서 부사장을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누구보다도 공무원과 기업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접목해 공무원조직의 규정과 관례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개혁에 착수했다.

 

장성군은 199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홈페이지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최초 전자결재 시스템 도입, 군 단위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CI(이미지통합)실시, 토지민원행정 종합전산망 구축 등 앞서가는 첨단 행정을 펴나갔다.

 

김흥식에게 있어서 유능한 행정가가 된다는 것은 유능한 경영인이 된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주주인 군민들을 자신의 주인으로 소중히 섬기겠다는 맹세와 함께 ‘교육’과 ‘문화 및 관광’, ‘첨단산업 유치’에 힘을 기울이며 특유의 리더십으로 장성군을 이끌었다.

 

그는 취임 후 3년간 오전 5시 반이면 일어나 읍·면·이장에게 전화를 걸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처음에 이장들은 “나 군수요. 동네에 무슨 일 없어요?”라고 묻는 군수에게 놀랐다.

 

이러한 대화가 3년 간 이어지자 김 군수는 군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알게 됐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걸려오는 안부 전화에 감동해서 이장들은 김 군수가 하는 일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주식회사 장성군’의 첫 번째 전략은 교육을 통해서 생각을 바꾸자는 것이었다. 장성군은 주민과 공무원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장성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장성아카데미는 ‘21세기 장성군의 비전과 발전을 위한 연구모임’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아카데미는 1995년 9월 15일 첫 강좌를 가진 이후 11년 동안 500회 가까운 기록을 세우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장성군이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문화와 관광산업이다. 김 군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마치 옛것이 없고 오로지 새것만 있는 것 같다. 외국은 옛것을 팔아서 먹고 산다. 우리도 옛것을 활용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자원을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장성군이 대표적으로 내세운 사업이 홍길동 캐릭터 사업이었다. 홍길동 캐릭터를 제작하고 이어서 홍길동 생가를 복원해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한편 홍길동 마라톤대회, 홍길동 쌀을 개발하는 등 홍길동을 장성군의 대표브랜드로 육성했다.

 

요즘은 웬만한 지방자치단체도 캐릭터를 다 개발하고 있지만, 원조는 장성의 홍길동 캐릭터였다. 장성군은 이러한 경영마인드로 민선 자치 출범 이후 1996년 정부를 상대로 사업비 2천 183억 원을 따낸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중앙부처와 언론사, 경제단체가 주는 상을 휩쓸어 106억 원의 상금을 휩쓸었다.

 

김 군수는 ‘깡다구’, ‘원칙맨’, ‘불도저’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3선 비결을 발로 뛰는 ‘현장 행정’과 각별한 처신 때문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재임 기간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저녁은 반드시 집에 가서 먹을 정도로 처신에 몸조심했다. 그는 퇴임의 변으로 “주민의식 개혁운동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준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뉴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