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도스트예프스키의 고통

부산갈매기88 2012. 4. 27. 07:07

아침은 언제나 순결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지난 밤의 고통 때문에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웠던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인생이 주는 고통 때문에 아침의 순결함조차 분노를 느낀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트예프스키는 1821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습니다. 도스트예프스키의 부친은 전직 육군 군의관으로서 빈민 병원에서 일했고 가족들은 병원 건물에 부속된 더러운 사택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난폭한데다 알콜중독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돈을 조금 벌자 툴라라는 지방에 작은 농토를 구입했지만 농노(農奴)들을 너무 심하게 다루는 것으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도스트예프스키가 열여섯 살 나던 해 그의 부친은 결국 그가 보는 앞에서 농노들의 십장에 의해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이 무서운 충격으로 인해 생긴 간질병은 일생동안 도스트예프스키를 괴롭혔습니다.
스물여덟 살 나던 해 도스트예프스키는 잘못된 정치단체의 일원으로 체포되어 반역죄의 판결을 받고 슬픈 사형수로 전락합니다. 이 사건은 소위 '페트라셰프스키' 사건이라고 불리우는 것으로 법정에서 도스트예프스키는 총살형을 언도받게 됩니다. 유형열차는 그와 많은 사형수들을 싣고 시베리아의 옴츠크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열차가 잠시 토볼스크라는 이름의 시골역에 멈춰섰을 때 사형수들을 위로하기 위해 장교 부인들이 그들에게 음료수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도스트예프스키에게도 한 장교의 아내가 더운 차를 내밀었습니다. 그는 눈앞에 다가온 죽음의 공포 때문에 그것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장교의 아내는 가슴 속에서 작은 책 한권을 꺼내 그의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그 책은 작은 신약성경이었다고 합니다.


움츠크 감옥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그는 그 신약성경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죽음 앞에서 형 미하일에게 이렇게 편지했습니다.
"형, 난 다시 태어나 최고에 이를 것입니다."


도스트예프스키는 그의 신념대로 결국 총살형을 받기 2분 전에 황제의 사면령을 받아 기적적으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인생 최대의 고통인 사형수의 고통을 이기고 세계 최대의 작가가 된 것입니다.
"형, 나는 다시 태어나 최고에 이를 겁니다."


시베리아 감옥소에서 형에게 보낸 도스트예프스키의 신념에 찬 편지였습니다.

 

<햇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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