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식칼로 행인 두 명 살해한 日 거리의 악마, 이유 물었더니

부산갈매기88 2012. 6. 12. 08:26

 

불특정 다수에 '묻지마 살인' 지난 10년간 70여건 발생
나홀로族·실업자 증가 영향… 20~30대 비정규직 주로 범행

일본 오사카(大阪)시 번화가 히가시신사이바시(東心齋橋)에서 10일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한 사건 직후 경찰이 거리를 통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제공
"많은 사람을 죽이면 사형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냐는 상관이 없었다."

10일 오후 1시 오사카(大阪)시 번화가 히가시신사이바시(東心齋橋)에서 이소히 교조(礒飛京三·36)가 식칼을 휘둘러 지나가던 행인 2명을 숨지게 했다. 피해자들은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가기에 바빴다. 이소히는 경찰에서 "거주할 곳도, 일할 곳도 없어 자살하려고 칼을 샀지만 자살을 할 수 없어 사형을 당하려고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소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5월 출옥했으며 가족도 주거지도 없었다.

대낮에 갑자기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거리의 악마(通り魔·도오리마) 범죄'가 일본에서 빈발하고 있다. 범죄 발생률이 선진국 최저 수준인 데다 총기가 엄격히 규제돼 있어 '치안(治安) 강국'임을 자랑하는 일본이지만, 무차별 살인 범죄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이 때문에 주변 행인이 언제 거리의 악마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일본인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홋카이도 오비히로(帶廣)시에서 아베 신야(阿部眞哉·24)가 행인들에게 망치를 휘두르고 도주했다. 그는 다음 날 흉기를 들고 범행 대상을 찾아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다 체포됐다. 아베는 "30명 이상을 살해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도쿄 시부야 전철역사에서 와타나베 도모히로(渡�K知宏·32)가 행인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검거됐다. 그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몸이 부딪혔는데, 화가 났고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등산용 칼을 품고 다녔다.

2010년 12월에는 이바라키현 도리데시(取手)시 전철역 부근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사이토 유타(齋藤勇太·당시 27세)가 시내버스에서 등굣길 학생 11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내 인생을 끝장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8년 6월 가토 도모히로(加藤智大·당시 28세)는 도쿄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의 보행자 도로를 향해 트럭으로 돌진한 뒤 흉기를 휘둘러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그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 누구라도 좋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주로 혼자 사는 20~30대 남성으로 비정규직이나 실업자이며 열등감이 심한 것이 대체적인 공통점이었다고 분석했다. 가족 해체에 따른 나홀로족의 급증, 인간관계 단절,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무차별 범죄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리의 악마(通り魔·도오리마) 범죄

우리나라의 '묻지마 범죄'와 유사한 개념. 일
70여건이 발생했다. 본 경찰은 '공공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동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범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 10년간 70여 건이 발생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