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100년 기업

부산갈매기88 2009. 7. 1. 17:09

[언중언]100년 기업

 

이탈리아의 ‘마르케지 안티노리’는 600년 넘게 포도주를 생산해오는 기업이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하고 지금도 포도주의 명가(名家)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백포도주를 제조하는 프랑스의 ‘휘겔 에 피스’도 400년 가까운 전통(1639년 창업)을 자랑한다. 모두 수 백 년 동안 사회·정치·경제적 변혁, 세계 1, 2차 대전의 포화 등을 뚫고 지금까지 생명력을 견지한 장수 기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일본의 건설회사 ‘곤고구미(金剛組)’를 꼽는다. 창업한 지 1,400여 년이 넘는 건축의 산 역사이다. 사찰 건축, 문화재 복원 수리가 전문인 이 기업의 창업주는 백제인이다. 기록에 따르면 578년 일본 쇼토쿠 태자의 초청으로 한반도에서 건너온 곤고 시게쓰미(金剛重光, 한국명:유중광) 등 장인 3명이 설립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장구한 역사의 곤고구미도 2006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천년 가업(家業)을 접어야 했다.

 

▼기업이 100년 이상 살아남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대부분 창업 30년이 지나면 10개 중 8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특히 오늘날의 기업 환경은 적자생존의 전쟁터와 다름없다. 50년만 버텨도 우량기업으로 꼽힐 정도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는 노키아,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창립 50년이 넘는 14개 초우량 장수기업의 ‘성공 DNA’를 비교했다(2008년).

 

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성공 조건은 크게 △시장 선택 능력 △탁월한 차별화 전략 △안정된 노사관계 △인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등 4가지였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향후 100년 넘게 명성을 이어갈 글로벌 100대 기업을 발표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20개, 영국 19개, 일본이 15개로 각각 1∼3위에 올랐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에 69개가 몰려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단 1개 기업도 끼지 못했다.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 수많은 국내 기업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10년은커녕 1년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냉혹한 현실에 시름이 깊다.기업마다 무력감이 더 느껴지는 요즘이다.

 

 

강원일보 2009. 1. 31. 조광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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