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왜 이런지?

부산갈매기88 2009. 7. 21. 16:06

오늘 낮 갑자기 집안의 숙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작년 추석에 필리핀에서 부산으로 시집 온 26살이 새댁이 보름 전에 가출해 버렀단다. 머리가 갑자가 멍해 온다.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단 말인가?

 

집을 나간 이유가 서로의 성격과 문화차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그럴만 하다고 이해를 하면서도 나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보니 맘이 아프다. 매스컴에서 외국인 새댁이 가출하여 어쩌고 저쩌고 할 때에는 남의 이야기로 들었는데, 갑자기 오늘 나와 관련된 일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뭔가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작년 봄 44살의 나이에 필리핀까지 가서 결혼식을 올리고 반 년 가까이 기다려 추석에 부산으로 그녀는 짐 보따리 하나만 달랑 들고 왔었다. 그동안 성격도 밝게 보이고 반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였다.

 

집안 동생은 그녀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늦은 귀가에 두어 번 정도 언짢은 말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10개월 가까이 살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짐은 친구집에 미리 맡겨놓고 가출해버렸단다.

 

삶이 평탄하여 아무 일도 없으면 좋으련만, 때로는 가슴에 멍을 들여가며 살아가는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어떻게 집안 동생에게 위로를 할 수 있을까?

 

결혼했을 때의 가이드를 이번 주에 필리핀 그녀의 집으로 보내어 본다고 한다. 구차한 형편이지만 어쩌랴? 하는 데까지는 해 보아야 하지 않겠나? 또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가출신고도 해 두었는데, 휴대폰이 마지막으로 꺼진 곳은 부산 신평 지역이라고 한다.

 

집안 동생은 40대 중반의 나이에 살아보려고 아둥바둥하고 있는데, 이런 일마저 생기게 되어 어떻게 내가 그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요즘 한국의 여유있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은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자신의 목적과 자신의 목표를 정하면 그 길로 매진하고 산다.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세계 여행을 하고 결혼에 얽매어 살지 않으려는 것 같다. 어설픈 남자들은 결혼하기조차 힘들어 외국인 처를 자신의 보금자리를 꾸며 줄 사람이라고 꿈꾸며 결혼하는데, 사는 과정에서 더 큰 고통과 시련이 앞을 가리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이 고통을 감내해 줄 수 있을까?

10개월 동안 살아온 정이라는 것도 깡그리 잊고, 제 갈 길로 갈 수 있을까?

뭔가 더 나은 것이 그를 끌여당겼단 말인가?

 

동생은 보름 넘게 여러 가지로 알아 봤지만, 그가 손을 쓸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었다.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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