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는 위험하니 나오세요.” “내 별명이 물개요. 걱정 마시오.”
피서철 깊은 계곡이나 해수욕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장면이다. 안전요원의 당부나 경고판에도 불구하고 수영에 자신 있는 피서객들은 더 깊이, 더 외진 물속으로 가곤 한다.
때로 그 결과가 비극적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안전요원이 현장에 항상 붙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피서객들이 위험한 수역으로 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별로 물놀이 위험구역을 설정하고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는 이들에겐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조례’를 제정하고 관내 물놀이 장소를 전수조사해 위험구역을 설정한다.
○ 정해진 곳에서만 물놀이하는 구역제 추진
여름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은 약 3300곳. 방재청은 이 중 1749곳을 집중관리대상으로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했다. 계곡 한 곳만 해도 총 길이가 1∼2km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모든 지역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방재청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안전한 곳을 표시하고 그 외의 지역은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물놀이 구역제’를 추진 중이다. 방재청은 2009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물놀이 사망사고 통계를 분석해 내년부터 구역제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은 “최근 3년간 하천과 계곡에서 발생한 익사자가 120명에 이른다”며 “정해진 곳에서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각지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숨진 익사자는 178명. 이 중 81.4%에 이르는 145명이 안전 부주의나 수영 미숙, 음주수영으로 숨졌다.
○ 익사사고 피하려면 어떻게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주변에 전문구조요원이 없다면 함부로 뛰어들지 말고 튜브나 스티로폼, 장대 등을 이용해 구조해야 한다. 물을 채운 플라스틱병을 줄로 묶어 던져주는 방법도 좋다. 바지 허리 부분을 꽉 묶은 뒤 발목 부분을 양손으로 잡고 강하게 물 쪽으로 내리치면 순간적으로 공기가 유입돼 임시 튜브로 사용할 수 있다. 어린이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보호자가 항상 확인 가능한 범위 안에서 놀도록 해야 한다. 껌을 씹거나 음식물을 입에 문 채로 수영하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위험이 있다.
계곡에서 야영지를 선택할 때는 물이 흘러간 흔적보다 위쪽에 있는 곳이나 고지대와 대피로가 확보된 곳을 선정해야 한다. 물놀이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19(해상 122) 또는 1588-3650으로 신고해야 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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