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방

기억의 유산

부산갈매기88 2013. 4. 15. 08:28

사람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무엇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행복해 질 수도 있고 불행해 질 수도 있습니다. 불행한 기억은 자식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기억은 자녀들에게 힘과 활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부모가 어떤 기억의 유산을 남기고 가느냐에 따라 자녀는 영향을 받습니다.

1889년, 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한 아이는 오스트리아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사촌 남매였기 때문에 불법 부부였습니다. 아버지는 몹시 성미가 급했고, 어머니는 주부로서의 일이나 엄마로서의 일에는 흥미가 없고 바깥 사교 생활에만 흥미를 가지고 나다니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는 이 아이를 알코올 중독자인 숙모에게 맡기고 달아났습니다. 16세가 된 소년은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했습니다. 그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연명하다가 결국 독일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후 그는 정치계에 투신하여 극렬분자가 되었습니다. 반란음모에 참여했다가 투옥되어 다시는 정치계에 나서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감형 출옥의 혜택을 받았으나 더욱 맹렬히 정치 활동을 했으며, 결국 1933년 독일 국민의 절대 영도자인 총통이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그로 인해 독일과 전 세계가 전쟁에 휘말렸고, 그 후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인류가 이 아이가 내뿜은 독기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같은 1889년에 다른 한 아이가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소년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흡족히 받고 자라났습니다. 아버지는 소년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가훈을 전해 주었고, 가족 모두가 교회의 가장 적극적인 봉사자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소년은 어른으로 성장해서도 어머니의 두 팔에 안겨 간곡하게 기도하던 매일 저녁의 일과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년도 군대에 흥미를 느끼고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에 입학, 졸업하였습니다. 1944년 6월 6일, 이들 동갑내기는 전투에서 대면하였습니다. 11개월에 걸쳐 히틀러는 연합군 사령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싸웠습니다.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 지하 방공대피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소식을 접한 전 세계는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한편 아이젠하워는 1969년 80세에 평화롭게 눈을 감았고, 그의 죽음을 전 세계가 애석해했습니다.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인생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히틀러에게 기억된 부모의 유산은 추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는 상처들입니다. 편집하고 싶은 기억, 지우기 싶은 괴롭고 슬픈 기억입니다. 그러나 아이제하워는 위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평생 간직하며 힘을 얻는 기쁨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고기와 쥐의 기억력은 3초라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장기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고 영향력을 줍니다.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이 되려면 시연(rehearsal)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시연을 충분히 받은 정보는 무한한 장기기억에 저장되는데 사람들은 저장(storage)된 정보를 상기(retrieval)하여 일상생활에서 활용됩니다. 회상률이 높은 것은 처음 기억한 것(초두효과)과 마지막 기억한 것(최신효과)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직접 경험 속에서 강력한 자극을 받은 기억은 영구적인 기억구조 속에 저장되어 사람의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어릴 때 부모들과 삶을 같이하며 기억된 것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어릴 때 고통스러운 기억은 전염성이 있어 영적, 정서적 에너지를 무기력하게 합니다. 이미 지난 과거인데도 일상생활에서 정서적 중압감을 느끼게 하고 그 중압감에서 해방되기 위해 강박적 또는 중독증 행동을 하게 합니다. 고통스런 기억의 포로가 되어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공포, 미움, 모멸감, 수치심, 혹은 상처를 가지고 살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위대한 유산은 무엇이겠습니까?
위대한 유산은 평생 간직하며 힘을 주는 좋은 기억을 남겨 주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입니다. 27세에 백만장자가 된 폴 마이어는 철저한 신앙 안에서 수익의 50%를 기부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그의 책 "성공을 유산으로 남기는 법"에서 마음의 유산으로 태도, 감사, 자아상, 행동의 유산으로 선택, 자기 훈련, 약속, 정직, 가치관의 유산으로 직업, 물질, 달란트, 섬김, 삶의 유산으로 철학, 우선순위, 목표, 용서, 낙관, 웃음 등을 말하며 마지막으로 유산의 완성으로 하나님 알기, 그리스도와 함께 걷기, 하나님의 뜻 발견하기, 기억되기 등을 말합니다. 프린스턴 대학 블랙우드 교수는 그리스도인이 남겨야 할 세 가지 유산을 말했습니다. 좋은 습관의 유산, 높은 생의 목표의 유산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기쁜 기억의 유산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정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주일성수 모습, 예배드리는 모습, 기도하는 모습, 소그룹에 참여하는 모습, 어른 존중하는 모습, 남을 돕는 모습 등등

열린교회/김필곤 목사/섬기는 언어/20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