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청도 쌍두봉, 상운산 산행기(2014. 1. 25. 토)◈

부산갈매기88 2014. 1. 28. 17:46

◈산행지: 청도 운문면 쌍두봉(910m), 상운산(1,114m)

◉산행일시: 2014. 1. 25. 비. 안개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 산악회원 8명(태영, 해곤, 까망콩과 따님, 수산나, 김지영, 은수,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천문사(10:14)-671봉-쌍두봉(910m)(12:12)-1,038봉-1,059봉-상운산(1,114m)(14:23)-1,058봉-석남사 임도 갈림길-석남사(16:14)

▷산행 시간 및 거리: 6시간(점심식사 1시간, 기타 휴식 30분), 8km

 

 

◇산행 tip: 이번 쌍두봉, 상운산 산행은 겨울산행이라고 하지만 겪어 볼 수 있는 상황은 다 경험한 초봄같은 산행이었다. 눈이 있어 눈 위를 밟아보기도 했고, 산행 도중에 비를 후두둑 만나서 비옷을 입어 보기도 했으며, 세찬 비바람을 만나고 안갯속을 헤집고 걸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날씨는 초봄 같은 기온을 유지하여 안개와 빗속을 유유자적하면서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산행시간은 전체 6시간 걸렸지만, 점심식사를 한다고 1시간 이상 노닥거렸다. 해곤님이 가지고 온 가스버너의 가스 분출구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 애를 먹어 30분 이상 코펠을 부여잡고 생씨름을 해 본 추억거리의 산행이었다.

 

 

천문사 초입에서 쌍두봉까지는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데, 중간 중간에 쉴 수 있는 전망터가 있어서 좋았다. 가장 힘든 코스는 쌍두봉 바로 아래의 암벽을 오르는데 암벽이 비에 젖어 까망콩님의 따님이 제대로 밧줄을 잡고 암벽을 오르지 못해서 애간장을 태웠다. 아가씨와 아줌마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쌍두봉 부근의 세찬 비바람 떄문에 수산나님과 태영님이 쌍두봉에 오르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쳤다. 암벽을 타고 쌍두봉을 오르기가 조금 힘이 들었기에.

 

 

쌍두봉에서 헬기장이 있는 1,038봉으로 오르는 된비알에는 눈이 녹아서 오르기에 오금이 조금 저렸다. 아이젠을 하지 않았기에. 1,038봉의 헬기장에 오른 후부터는 휘파람을 불 정도로 마음과 몸이 경쾌해졌다. 운문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식사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길 가운데 앉아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해곤님의 버너는 속을 썩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은수님이 가져온 떡국과 파도 빛을 보지 못하고 모든 것은 자연으로 되돌려 주어야 했다.

 

 

이후의 능선은 샤방샤방하고 산죽이 파릇파릇한 길도 지나가니 마음은 벌써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상운산에서 인증샷을 하고 하산길에 잠시 10분 정도 아이젠을 하고 내려갔다. 운문령에서 올라오는 임도에서 휴식을 취한 후 바로 석남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고, 석남에 들어가서 잠시 목을 축이기도 했다. 고찰의 고즈넉함이 피부로 전해져 왔다. 진흙탕이 된 등산화를 개울에 씻고 마음도 씻어보았다.

 

 

석남사 주차장에서 5~6분 더 걸어내려가 오랜 전에 까망콩님이 낭군님과 함께 가보았다는 지리산 가든에서 옻오리백숙과 닭백숙을 시켜서 보신을 좀 했다. 추위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걸쭉한 국물이 몸에 들어가니 몸이 나른해지고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오갈 때 차량 걱정을 않았다는 것이다. 오갈 때 손수 운전해 주신 은수님의 낭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빗속에서도 함께 한 일곱 분의 전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순간, 와석님이 가지산과 석남사를 혼자 헤치고 온천장에 도착해서 행여 우리가 부산에 도착했는지 안부 전화를 했다. 많이 아쉬었다. 석남사에 하산을 해서 전화를 했더라면 함께 자리를 할 수 있었을텐데.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진정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 숙연해졌다.

 

 

참된 인간성을 보려면 그와 생사고락을 해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여덟 사람은 함께 땀을 흘리고, 세찬 비바람 속에서 의지하면서 눈길을 걸어 온 우정어린 산행을 했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6시간이라는 긴 여정 중에 웃고 떠들고 음식도 먹으면서 꿈같은 길을 걸었다. 그 길이 꿈을 꾸게 해 주었다. 올해 더 멋진 꿈을 꾸는 한 해가 되기를....

 

*산행지도

*산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