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화왕산(756m)-박월산(385m) 미나리 삼겹살 번개산행◈(2014. 2. 15)

부산갈매기88 2014. 2. 18. 07:29

◆번개 산행지: 화왕산, 박월산

◎산행일시: 2014. 2. 15. 토. 맑음

▶산행참석자: 백산회원 13명(운해, 와니, 형제, 부용, 똘이, 백산남친, 바람숙, 붉은노을, 피네, 와석, 여니야, 산사나이,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창녕박물관(10:00)-창화사(10:12)-돌탑전망대(10:55)-625봉-화왕산(11:40)-배바위(12:05)-헬기장(12:10: 식사 25분)-동문-화왕산 동쪽 능선-730-670-486-346-박월산(15:05)-고암가스(16:00)

▷산행거리 및 시간: 12km, 쉬엄쉬엄 6시간(점심식사 25분, 기타 휴식 35분)

 

◉산행 tip: 산행하는 날 화왕산 미나리가 첫 출하되기 시작한다는 운해대장님의 사전 답사로 화앙산, 박월산 번개산행이 진행되었다. 그 부드러운 미나리의 입안 가득 고이는 향이 산행하기 전부터 잔뜩 기대가 되었다.

 

화왕산 하면, 2009년 2월 9일 억새를 태우다 사망 7명, 부상자 70명이나 났던 대형 참사가 떠오른다. 번개산행은 운해대장님이 차를 한 대 빌려와 8명이 승차하고, 또 한 대는 백산남친님의 그랜저 승용차에 5명이 승차했다.

 

창녕박물관 주차장에 하차를 한 후, 하산을 생각하여 운해대장님의 차는 하산지점인 고암가스에 차를 가져다 두고 승용차로 4km를 갔다 왔다. 산행초입은 창화사의 고분이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능선으로 오르기로 했다. 고분에서 35분간 중턱의 돌탑 전망대까지 쉬엄쉬엄 숨고르기를 하면서 오르니 창녕읍 시가지가 내려다 보인다.

 

거기서 화왕산 정상까지는 625봉을 거쳐 4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데, 능선을 따라 오르는 것이 처음에는 숨이 조금 거칠지 모르지만 자하곡으로 정상에 접근하는 것보다 한결 수월한 것 같다. 화왕산 정상석에서 먼저 온 타지의 산꾼들이 인증샷을 하고 있다. 우린 조금 기다려 바로 단체 인증샷을 할 수 있었다. 5년 전의 화마를 이겨낸 화왕산성 안은 서문 성벽공사를 한다고 포크레인의 기계음 소리로 조금 요란스럽다. 화왕산성은 그 옛날의 상처를 껴안고 평화스럽기만 하다.

 

배바위에 올라서 그 5년 전의 참사를 생각해 본다. 멀리 동쪽으로 관룡산이 보이고, 사방팔방으로 탁 트인 하늘은 차갑고 시리게 느껴진다. 배바위 바로 아래의 헬기장에서의 중식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봄기운을 느끼며 호젓하게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산길은 동문을 지나 동쪽 능선을 따라 가기로 했다. 730봉, 670봉까지는 대체로 샤방샤방한 능선길이고 잔설이 남아서 운치도 있어 좋다. 그 이후는 나무계단이 시작되고, 박월산 가기까지 급경사가 있어서 조금 신경을 쓰고 내려가야 하는 능선길이었다. 그러나 대체로 산악자전거(MTB) 길을 닦아 두었기에 수월한 등로이다. 박월산까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기에 박월산에 다 왔는가 싶으면 아니다. 전반적으로 하산길은 마음 편한 등로다.

 

거의 하산이 끝나가는 지점인 154봉에 하산하는 중인데, 붉은노을님 맨몸으로 헐레벌떡 급하게 올라온다. 박월산 정자에서 휴대폰이 빠진 것 같다고 했다. 20여 분 이상은 걸어가야 하는데..... 다행히 조금 전에 올라가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 폰을 주었단다. 노을님이 휴대폰을 걸어서 통화를 시도했다. 그마저도 다행스러운 것은 할아버지가 스마트 폰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 분이서 벨은 울리는데 받지를 못해서 할아버지가 어찌 해서 받았다는 것이다. 이 시대애 살아남으려면 남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같이 소통이 되는 것이기에.

 

휴대폰을 찾지 못했다면 삽겹살 맛도 제대로 보지 못했을텐데. 빠른 시간 내에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른 산행팀도 없어서 쉽게 찾을 수 있은 셈이다. 장소를 이동해서 밀양으로 넘어가기 전의 감리 마을의 비닐 하우스로 가서 미나리에 삼겹살을 싸서 먹으니 이게 무한대로 뱃속에 들어간다. 비닐 하우스 주인 아줌마는 우리에게 미나리를 몇 봉 사가지고 갈 거냐고 물어본다. 우리는 일어날 때 봐야 알겠다고 했더니, 미리 10봉 한 박스를 갖다 두었다. 우리 일행은 처음엔 4~5봉 정도 생각했다. 그런데 미나리를 싸서 먹어보니 그 향에 취해서 전부 1봉씩 안았다. 사실 3봉 정도는 남았는데, 백산남친님이 농민의 심정을 아는지라 하우스 아줌마의 영업상무를 자청하여 나머지를 일행에게 떠 안겼다. 그러나 그 강매(?)는 행복한 미소가 흐르는 권유였다. 그 말에 호응을 하지 않을 자 아무도 없었다. 첫물이라 정말 미나리가 부드럽고 향이 좋았다.

 

배를 두드리며 부산으로 향하는 가운데 백산남친님 차에 타고 있던 와석님이 우리쪽으로 전갈이 왔다. 꼭 노래방에 가자고. 분위기로 봐서 노래방에 가지 않을 사람도 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덕천동의 노래방을 찾아 2차의 행복한 시간이 조성되었다. 산행 때에는 과묵하던 형제님과 산사나이님도 노래방 마이크 앞에서는 모두의 혼을 다 빼 놓았다. 그 감동적인 장면을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지 않는 번개산행의 묘미. 미나라와 삼겹살의 기막힌 만남. 그리고 우리 백산인들의 열정적인 만남이 어우러져 멋진 하루를 보냈다. 첫 출하된 미나리 향에 빠진 행복한 시간이었다. 새봄의 길목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 꿈 같은 산행이었다. 백산의 아름다운 도전은 올해 쭉 이어질 것이다. 파이팅!!!

 

산행코스 사진 준비를 해 주신 운해님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푸짐한 삼겹살과 김치, 막장까지 준비해준 와니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건강하고 행복이 넘치는 삶이 되기를 기원드린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