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김해 무척산(702m) 산행기◆(2014. 3. 1.토)

부산갈매기88 2014. 3. 6. 16:13

◆산행지: 김해 무척산(702m)

◈산행 일시: 2014. 3. 1. 토. 이슬비 오락가락

◉번개 참석자: 부산백산 산악회원 5명 및 게스트 포함 6명(수산나, 효리, 수니, 시골사람,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김해 여차리 용산교(10:50)-183-235-399-부도(12:10)-백운암(12:27)-무척산(13:47)-천지, 기도원(14:17)- 연리지(부부 소나무)(14:50)-통천문(15:16)-모은암(15:25)-생철마을(15:58)/생림중학교 앞

 

▶산행시간 및 거리: 쉬엄쉬엄 5시간 8분(점심식사 42분, 기타 휴식 30분), 7.46km

 

◍교통편: 지하철 3호선 구포역 1번 출구 시외버스 정류소. 여차행 김해여객 09:40분

            버스요금 3,500원(여차)

          *참고로 여차행 버스 출발 시간표: 08:30, 09:40, 10:40

           원점 회귀시 돌아올 때 버스 시간표(구포역): 15:40, 17:40, 19:40

*돌아올 때: 생림 중학교 앞에서 김해시내버스 60번 16:50분, 삼계역에서 경전철 환승하여 사상터미널까지 옴.

 

◎산행tip: 무척 재미난 김해 무척산(702m). 사실 가까이 있어도 접근성 때문에 마음에서 조금 멀어진 산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서 초봄을 맞이하여 한 번 도전을 해 보았다.

 

지하철 3호선 구포역 1번 출구의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여차행 김해여객 버스를 승차하여 용산초등학교/용산슈퍼 앞에서 하차한다. 거기서 북쪽의 신대구고속도로 다리를 쳐다보고 10분 정도 걸어서 청룡산업(주)까지 간다. 신대구고속도로 다리 아래에서 오른쪽은 청룡산업(주)이고 왼쪽의 독가촌을 바라보면 대나무 숲이 있는 곳에 작은 컨테이너가 하나 보인다. 그곳이 바로 등산 들머리로 등산 리본이 3개 정도 붙어 있다. 거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부도가 나오는 곳까지 무덤을 3~4기 정도 지나가게 되고, 등산로는 능선을 따라 대체로 완만하여 걸을만 하다. 부도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포장도로를 만나게 되고 조금 비탈진 도로를 왼쪽으로 꺾어서 올라가면 막다른 골목길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앞에는 백운암이 절벽에 턱 하니 버티고 있다. 백운암에서 도요에서 오는 등로와 오행바위가 만나게 되는 갈림길의 산등성이에 오르기까지 제법 깔딱고개이기에 가쁜 숨을 조금 몰아쉬어야 한다.

 

산등성이에서 점심을 아주 느긋하게 먹고(42분) 무척산으로 향한다. 마음 같아서는 북쪽의 도요마을까지 내달려 종주산행을 하고 싶다. 애당초 계획은 도요마을에서 무척산, 시루봉, 석룡산, 금동산으로 종주 산행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번개산행의 묘미를 살려서 조금 여유있고 느긋한 산행을 하고 싶었다. 냅다 달려 보았자 훗날 남는 게 없기에, 인동의 겨울을 지낸 만큼 몸과 마음도 여유를 찾아 활력을 찾고 싶었다. 마음의 여유 없이 주마간산으로 달렸다가는 그 풍광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요즘 산행은 힐링이 대세이다.

 

무척산에서 인증샷을 하고 천지못에서 운치있게 올라오는 마을의 연기를 바라본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연기는 곧게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정자에서 앉아서 차 한 잔을 마셔본다. 70여 년 이상을 수많은 사람들은 천지못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생각해 왔지 않았을까. 또 그 천지못 옆에 있는 무척산 교회를 찾아 노송 앞에서 사진도 한 컷을 해 본다. 인간의 생사화복 문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기도원에 와서 눈물로 기도했을 것이다.

 

기도원 입구의 버들강아지는 봄의 전령사로 먼저 달려와 있다. 이제 조금 너른 등로를 따라 모은암 방향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아직 얼음에 갇혀있는 천지폭포를 만난다. 그리고 무척산은 무척 큰 바위가 많다는 것을 하산을 하면서 느끼게 한다. 부부 소나무 앞에서 애뜻한 사연을 읽고 머리를 쳐들고 올려다보니 한쪽 가지가 다른 쪽 가지와 합쳐서 있음을 보게 된다. 소나무도 저렇게 상대에게 손을 뻗쳐서 끌어안고 있는데, 우리의 삶은 사소한 일에도 상대를 내치기 일쑤지 않은가. 자연에서 인생을 한 수 배운다.

 

거기서 조금 산허리를 따라 내려가면 남쪽으로 산등성이가 나타나면서 빙 둘러서 쭈삣쭈삣한 바위들이 도열해 있는 곳을 보게 된다. 그 바로 아래가 모은암이고, 모은암으로 가는 도중의 바위들이 고인돌처럼 들어올려져 사람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뻥 뚫려 있다. 신기한 바위들 앞에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며 넋을 잃고 바라본다.

 

모은암은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일부러 그곳으로 올라가려면 등로에서 3~4분 돌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모은암은 오래된 절로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절 안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아늑한 느낌이 난다. 절간의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한 바가지 담아서 마신다. 서늘함이 가슴에 전해져오고 갈증이 멈춘다. 눈까지 털이 덮힌 개는 반갑다고 개꼬리를 연신 흔들어 댄다. 절 구경을 하고 마당 탁자에 앉아서 쉬려는데, 절에 있는 여자분이 감을 한 접시 깎아서 가져온다. 아마 우리 일행 중 두 사람이 대웅전에 예불을 드리고 온 것을 본 모양이다. 그래서 감사의 표시로 감 한 접시를 내어왔는데 달콤하다. 누군가에게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 부지불식간에 천사를 대접한다고들 하지 않던가.

 

모은암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무릎이 조금 안 좋다. 그래서 등산로를 따라 생철리의 생림중학교 정문 앞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아뿔사! 버스 시간이 40여 분 남았다. 부산에서 절에 온 부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기다렸다. 60번 김해시내 버스를 타고 삼계역에서 경전철을 한승하여 사상역까지 와서 뒤풀이를 했다.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서 온 시골사람님의 밝은 표정을 보니 좋았고, 또 함께 한 효리님과 수니님의 반가운 얼굴 표정도 밝아보여서 좋았다. 그냥 마음 맞는 사람끼리의 봄나들이었다. 동행해 주어서 감사드린다. 한 주일의 에너지를 보충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