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천성산 공룡능선 및 천성산 2봉 산행기2014. 4. 26)●

부산갈매기88 2014. 5. 5. 11:04

◎산행지: 양산 천성산 공룡능선 및 천성산 2봉

★산행일시: 2014. 4. 26.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 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5명(윤슬, 피네, 태영, 형제, 부용, 보라, 키종, 성호, 백합, 은수, 해곤, 붉은노을, 이도령, 바람돌이(이귀열),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내원사 입구 매표소-공룡능선-집북재-천성2봉-철쭉군락지-법수원 계곡-원적암-천성리버타운(구, 장백아파트)

▷교통편: 양산역에서 택시로 이동 15,000원(가격 협상 하지 않을시 20,000원)


★산행시간대 코스:

09:40 내원사 매표소

09:53 내원사 매표소 주차장 출발

10:05 공룡능선 입구 등산 안내판

12:40 집북재

14:40 천성산 2봉

15:31 천성산 철쭉군락지 표지석

16:24 법수원 위 전망바위

16:57 보현사

17:30 천성리버타운 버스 정류장

◎산행시간 및 거리: 총 도보 시간 7시간 37분(점심시간 40분, 기타 휴식 50분), 12km


▶산행 tip: 이번 천성산 산행은 한번쯤 오르고 싶은 공룡능선을 올라, 천성산 2봉과 철쭉군락지를 지나 법수원 계곡으로 해서 보현사 앞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양산역에서 내원사 매표소까지는 시간 절약을 위해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다. 택시비는 운전기사와 협의를 하지 않을 시에는 2만원이지만, 택시기사와 협의를 하여 1만 5천원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내원사 매표소 입구의 주차장에서 산행채비를 꾸리고 계곡을 따라 10여 분 걸어 올라가면 철 대문이 나타나는 다리가 나오는 천성산 안내판에서부터 공룡능선이 시작된다. 시작부터 가파른 된비알이 나온다. 숨을 헐떡거리며 오르노라면 직벽이 나타나고, 그러기를 여러 차례를 해서 집북재까지 오르게 된다. 공룡능선의 암벽이 산악회원들에게는 쏠쏠한 재미를 안겨다 준다. 뭔가 도전해 보고 열망, 삶에 지친 영혼이 그 암벽을 만나게 되면서 도전심을 가지고 되고, 진정 살아가야 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달려온 인생길이 전망 바위 발 아래의 연초록 이파리에 실려 하늘거린다. 그토록 땀 흘리며 살아 온 인생살이의 고뇌가 새파랗게 돋아나는 이파리에 다 녹아내린다. 게다가 절벽 위에 저 혼자 피어있는 봄꽃들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네 인생도 저 들꽃처럼 이름 없이 사라져 갈지라도 내 이름은 누군가가 불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왜 그처럼 세상살이에 아귀다툼을 하며 발버둥치려 했던가 하는 삶의 물음이 절벽 위에서 올라서 사방을 둘러보게 되면 느낌표로 다가온다. 인생 여정의 쉼표를 찍고 있지만, 그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일행과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다.


공룡능선은 정말 산행을 하는 산악인에게는 도전과 꿈을 안겨주는 가슴 부푼 암릉이다. 대략 세 개의 큰 봉우리를 넘긴 하지만, 오밀조밀한 봉우리와 능선이 삶을 더 재촉하게 한다. 그러하기에 누군가 가져온 막걸리에 부용님이 가져 온 부추전은 이내 동이 나버린다. 빠알간 웃음을 허공에 날리며 어깨를 맞대어 보기도 하고, 나무에 기대어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본다. 그 마음이 넉넉한 산을 닮아간다. 오는 이에게 가슴을 내어주는 산이 되어가는 것이다.


공룡능선만 타는데 2시간 이상이나 걸렸으니 거리는 얼마 되지 않으나 인원이 많은 만큼 대기하는 시간과 함께 얼굴을 맞대고 마음을 같이 시간으로 생각보다 시간이 다소 걸린다. 갑자지 산봉우리에서 하산하는 기분으로 내려서면 널찍한 빈터가 나타난다. 집북재다. 그 옛날 원효대사가 제자들에게 설법을 했다는 장소. 여기저기 먼저 온 세 팀이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 일행도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아뿔싸 바닥에 식탁보를 펼쳐 깔아보니 벼룩보다 작은 동그랗고 까아만 벌레가 기어올라오는데, 이것은 완전히 중공군의 인해전술보다 더하다. 여자 회원들이 기겁을 한다. 붉은 노을님은 그것 먹어도 안 죽는다고 너스레를 떤다.


윤슬님이 미리 준비한 널따란 비닐 위에 밥을 가져 오라고 한다. 부용님, 보라님, 백합님, 은수님 등이 많이 준비해 온 나물반찬을 밥에 섞는다. 윤슬님은 비닐 손장갑으로 쓱싹 쓱싹 잘도 버무린다. 아니 우리 일행의 마음을 다 주무르고 있다. 어쩌면 마음을 다 비비고 있는지도 모른다. 밥과 나물이 함께 어우러지니 산더미 같은 분량이다. 빈 그릇 여기저기에 윤슬님이 떠서 준다. 은수님이 준비해 온 참치회와 함께 먹으니 그 참치회는 입 안에서 살살 녹고, 비빔밥은 입 안이 터져 나가도록 불룩해진다. 배가 이미 부르건만 윤슬님은 한 그릇씩 떠서 안긴다. 그 많던 집채 무더기 같은 비빔밥은 해결이 되었다.


점심을 잔뜩 먹고 천성 1봉으로 오르는 길은 만만찮다. 이정표는 1.6km나 남았다고 하는데. 천성 2봉을 600여 미터쯤 남긴 상황에서 맨 뒤에 오던 붉은 노을님이 일행 중 한 사람이 앞서 갔느냐고 물어본다. 아무래도 앞에 가지 않은 것 같아서 뒤에 함께 오지 않느냐고 했더니 안 보인다고 한다. 부랴부랴 앞에 간 이도령님과 키종님에게도 전화를 해 보건만 전화를 안 받는다. 겨우 백합님과 통화를 했지만 없단다. 우왕좌왕 하기를 10분 여. 형제님이 자신의 디카에서 그 일행이 앞서 가는 모습이 잡혀 있었다. 그래서 곧장 달려가서 천성 2봉 가기 전의 전망바위에서 기다리던 앞서 간 일행은 우리를 반긴다. 바로 전망 바위 조금 앞서 간 지점에 그 분은 발그스레한 얼굴로 일어난다. 막걸리 한두 잔에도 약한 그 분이었기에 앞서 가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천성 2봉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편리하긴 하지만 급경사라 부담이 된다. 정상석 앞에는 타 산악회에서 온 일행들이 사진을 찍고 있고, 얼음과자를 파는 아줌마는 얼음과자를 사라고 고함을 질러댄다.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했더니 얼음과자를 팔던 아줌마는 얼른 와서 셔터를 눌러주는데 섹시한 엉덩이 돌리기에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아이스케키를 사달라는 일행의 성화에 못 이겨 총무인 붉은노을님이 개당 1,500원이나 하는 얼음과자를 한 개씩 안겨준다. 그런데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고 있어 가슴을 조금 웅크리게 한다.


임도를 따라 철쭉군락지 있는 곳으로 와서 법수원 계곡을 따라 간다. 철쭉은 봉오리를 맺고 있고, 간간히 조금 봉오리가 터진 것도 있다. 열흘 정도 있으면 완전히 피어날 것 같다. 계곡을 따라 내려와 두 계곡이 합쳐지는 합수점 아래에는 수량도 풍부하다. 그래서 일행은 여기저기 냇가에 앉아서 발을 담궈 본다. 발을 오래 담궈 놓고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냇물이 차가워 5분도 채 못 있다. 법수원 위 전망바위에 올라서서 서쪽 하늘 릿지를 배경으로 한 컷을 해 본다. 날아가는 한 마리의 인생 독수리가 되어 본다. 오른쪽 계곡 아래로 법수원이 보인다. 오늘의 마지막 포토 존이기에 일행은 포즈를 잡아본다.


보현사까지는 조금 가파른 비탈도 있지만, 대체로 수월한 하산길이다. 보현사에서 천성리버타운까지의 거리도 제법 된다. 산자락은 점차 깎이어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버스를 타고 노포동에서 내려 동래역 부근의 해물탕집에 갔는데, 이 집이 정말 해물탕의 진수를 보여주는 집이었다. 번개산행의 묘미를 느낀 하루였다. 윤슬님의 진두지휘 아래 부용님, 보라님, 백합님, 은수님의 비빔밥 작전은 감동에 감동을 더해 주는 멋진 비빔밥이었다. 그렇게 산에서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일평생 머리 속에 남을 추억거리라고 생각된다. 다섯 분의 여자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 앞날에 행복만이 두둥실 떠 가기를 빌어본다.


함께 한 모든 번개 산행 일행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행복은 함께 해야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희망이 솟는 거라는 것을 느낀 멋들어진 산행이었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