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신선대~이기대 해파랑길 트레킹◈(2014. 12. 6. 토)

부산갈매기88 2014. 12. 10. 10:26

◈신선대~이기대 해파랑길 트레킹◈(2014. 12. 6. 토)

트레킹 지역: 봉오리산(173m), 신선대(180m), 이기대 해파랑길

산행일시: 2014. 12. 6.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3명(봄산, 유유산속, 청파, 팅커벨, 미산, 태영, 수산나, 송향, 피네, 해월정, 부산갈매기 외)

 

트레킹 코스: 동명대학교~동명불원~한국전력 변전소~봉오리산(173m)~해경송신소~유선정 체육공원~주차장/매점~신선대(180m)~영국 브로턴함장 기념비~해군작전사령부 후문~백운포 체육공원 입구~오륙도 SK뷰 아파트~스카이워크(오륙도 전망대)~포진지 위 이정표~농바위~치마바위~어울마당~구름다리~동생말

 

시간대별 코스 진행:

10:25 부경대경성대역

10:36 동명대학교 정문

10:56 동명불원

10:59 한국전력 변전소(3분 대기)

11:02 트레킹 시작

11:16 봉오리산(173m)

11:34 유선정 체육공원(7분 휴식)

12:05 신선대(180m)

12:16 신선대 전망대(5분 휴식)

12:25 영국 브로턴함장 기념비

12:35 해군작전사령부 후문

13:12 백운포 체육공원입구(식사 25분)

14:12 오륙도 스카이뷰(7분 휴식)

14:25 스카이워크(오륙도 전망대)(5분 휴식)

14:32 오륙도 관람관(10분 휴식)

15:07 농바위

15:25 치마바위 전망대

15:51 어울마당

16:02 구름다리

16:12 동생말(東山尾)

 

트레킹 시간: 5시간 10분(점식식사 25분, 기타 휴식 45분)<순수 트레킹 시간: 4시간>

◍산행거리: 12km(GPS)

◎교통편: 경성대부경대역에서 155번 시내버스

 

 

산행 tip: 이번 신선대~이기대 트레킹은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를 음미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보통 이기대 해파랑길은 부산시민이라면 적어도 한 번 이상 걸어보았을 것이다. 이기대 동쪽 해안의 해파랑길을 따라 걸으면 광안대교와 부산센텀의 빌딩 숲, 해운대 동백섬과 청사포가 파란 바다 위로 아스라이 보이는 비경에 가슴에 전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신선대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아는 사람만 하는 그런 곳이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부산항대교, 영도, 좌성대와 신선대부두의 컨테이너 터미널, 오륙도, 해양대가 있는 조도, 천마산, 엄광산, 그리고 서쪽으로 보이는 황령산, 동북방향으로 장산이 보인다. 부산시민이라면 한 번 정도는 꼭 가서 부산항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망대 바로 아래에는 영국 브로턴함장 기념비가 있어서 200여 년 전의 역사 현장을 답사할 수가 있다.

 

트레킹의 시작은 동명불원 옆의 한전 변전소 건물 오른쪽의 철계단을 오르면서부터이다. 봉오리산~유정선 체육공원~신선대~신선대 전망대~백운포 체육공원 입구까지 쉬엄쉬엄 2시간 정도 트레킹을 하게 된다. 신선대 트레킹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신선대 전망대 바로 아래 해군작전사령부의 철망 옆으로 해서 백운포 공원 표지석까지 30여 분의 낙엽 쌓인 길이다. 철망 경계를 따라 쭉 가면 된다. 그러면 남구 재활용센터(남구국민체육센터)가 나오고, 좀 더 진행을 하면 백운포공원이다. 그 백운포 공원 입구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오륙도 전망대까지 해안 절벽길을 따라 걸어보며 갯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좋다. 갯바위에 시커멓게 붙어있는 담치(홍합)와 미역 등의 만지작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오륙도와 나암(오룩도SK뷰 아파트 앞에 있는 돌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컷 해보면 기분이 색다르다.

 

오륙도 전망대(스카이 워크)에서 오륙도를 가까이 바라보고 또 발아래에 펼쳐지는 해안 절경과 바다에 전율을 느끼면서 일행과 함께 인증샷으로 추억의 한 장면을 남긴다. 그런 다음 오륙도 관람관으로 들어가 오륙도의 옛자취를 더듬어본다. 오륙도 전망대에서 농바위, 치마바위, 어울마당, 동굴, 구름다리를 거쳐 동생말까지 해안절경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2시간을 하게 되면 트레킹은 종지부를 찍는다. 동생말 전망대에서 광안대교, 센텀,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면 5시간 남짓의 여정은 끝난다. 쌀쌀한 초겨울의 바람이 귀때기를 때려도 비경을 감상하려는 열정이 강하기에 거뜬히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트레킹 후기

 

한전 ►봉오리산 ►유선정체육공원 ►신선대 ▻백운포 체육공원

백산산악회의 정기총회 뒷날이라 조금 가벼운 산행을 생각하여 신선대~이기대 트레킹을 계획했다. 그리고 시간도 조금 늦으막하게 경성대부경대역에서 만나는 시간을 10:20분으로 했다. 당일 아침에 피네님이 동참하겠다는 문자가 날아오고, 집결장소로 가는 도중에 해월정님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

 

경성대부경대역에서 155번 시내버스를 타고 동명대학교 정문 맞은편에 내리니 해월정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 들머리는 동명대 남쪽에 있는 부산항만물류고 옆길을 10여 분 올라가면 나타나는 한전 건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명대학교 안으로 들어가 동명불원 담장을 따라 접근을 했다. 피네님과 유유산속님이 동명불원 뒤편 비룡산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한전 앞에서 3~4분을 기다려야 했다.

 

초입에서 봉오리산은 15분 정도 올라가면 좌성대 컨테이너부두가 한 눈에 들어오고, 오륙도 SK뷰 아파트가 동쪽에 성처럼 우뚝 서 있다. 그리고 앞쪽으로 신선대의 능선이 보이고 그 너머로 영도, 부산항대교가 한 눈에 들어와 앉는다. 봉오리산 정상에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개씩 가져다 놓은 돌멩이가 산을 이루고 있다. 한 개씩 가져와 던지면서 소원을 빌었으리라.

 

봉오리산에서 조금 내려가 해경송신소를 지나 유선정 체육공원으로 올라간다. 이 공원에는 실내 운동시설이 있는데, 장산산악회가 2002년에 기증을 한 것이다. 안에는 몇 사람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밖의 탁자 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는다. 바닷바람이 제법 쌀쌀하고 손도 시럽다. 숨고르기를 하면서 일행은 한바탕 웃음꽃을 피워본다. 신선대 방향으로 계속 남쪽방향으로 내려서면 된다. 신선대 방향으로 내려서면 오륙도SK뷰 아파트와 연결된 도로가 잘 닦여져 있어서 차들이 너무 쌩쌩 달리는 바람에 길을 가로지르는 우리는 마음을 졸여야 했다. 신선대 전망대로 가려면 오른쪽 좋은 길을 따라갈 수 있지만 비탈길을 따라 신선대로 오른다. 신선대 산불지킴이는 바람이 조금 불어서 그런지 초소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일행은 오륙도와 부산북항을 배경을 사진을 몇 컷 한다.

 

신선대 전망대에 오르니 바로 발아래에서 컨테이너들이 배에서 들어 올려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좌성대 컨테이너 부두의 컨테이너들이 허허벌판에 질서정연하게 쌓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조금 멀리 부산항대교가 영도를 가로질러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거기에 우리의 마음도 파래진다. 건너편의 해양대가 있는 조도가 손에 잡히고, 영도 봉래산은 조금 머리 위로 마루금이 전개된다. 부산에 살면서도 부산항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이처럼 적나라하게 본 일은 드물 것이다. 전망대에서 피네님이 이 지역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모두 경치에 압도되어 발걸음을 뗄 줄을 모른다. 그리고 100여 미터 아래의 영국 브로턴함장의 기념비 앞에서 일행은 사진을 찍는다. 1797년에 그가 부산을 방문하여 부산항 관측을 최초로 했다고 적혀 있다.

 

그런 다음 해군작전사령부 후문에서 백운포 남구 재활용센터(남구국민체육센터)까지 30여 분을 철망을 따라 푹신한 낙엽길을 걷는다. 5~6분 정도 백운포마을로 가는 바람에 알바를 했지만, 도심 속의 바닷가 오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백운포 체육공원 입구의 도로변에 도착하니 바닷가 바람이 쌀쌀하게 불어 간식을 먹기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바람을 조금 막아주는 도로변의 컨테이너 앞에서 쭈르르 앉아서 가지고 있는 간식을 죄다 꺼집어내어 먹는다. 점식식사를 할 마땅한 식당이 없었다. 3시간 후면 뒤풀이를 겸해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하니 점심을 너무 잘 먹게 되면 저녁식사가 별루가 되어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간단히 먹을 곳을 찾았는데 식당이 변변찮은 것이다.

 

백운포 체육공원 ▻오륙도 SK뷰 아파트

백운포 체육공원 입구의 도로변에 널브러지게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운다. 오늘 팅커벨님과 함께 온 미산님(피네님이 지어준 닉 네임)의 입담에 모두 함박꽃을 날린다. 미산님 왈 “집 나오면 좋은 일만 생간다.”고. 그런 거 같다. 정말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도 있지만, 마음과 뜻이 맞는 사람끼리의 시간은 뭔가 특별한 데가 있는 것 같다. 긴장의 끈이 풀어진 사람과 만남은 시시꼴꼴한 이바구까지 하면서 시간을 공유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식사후 용호동 고개까지 가지 않고 곧바로 바닷가 해안길을 따라서 쭉 나가기로 한다. 썰물이라 바닷물은 많이 밀려나갔기에 바닷가 자갈길과 해안 절벽을 따라 갈 수가 있다. 오륙도 전망대까지 가는 도중 청파님은 담치를 따서 저녁에 삶아 먹었으면 좋겠단다. 그리고 누구는 미역을 주워 보고 톳도 만지작거려 본다. 거기서 갯내음이 전해져 온다. 바다의 소식이 밀려온다. 바다를 끼고 살면서도 이처럼 해안가에서 노니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춰서 일행은 장난을 쳐본다. 파도는 우리에게 가던 길을 가라고 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해안 절벽길을 20여 분 정도 따라가다가 너무나 가팔라서 오륙도 SK뷰 아파트 위로 올라가 인도를 따라 오륙도 전망대 입구까지 간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1시간 가까이 노닥거리다 보니 출출한 시간인데, 청파님이 인도에 세워진 트럭 위에서 파는 꿀호떡을 주문했다. 12명인 줄 알고 12개를 주문했는데, 아뿔사 13명이었으니. 호떡을 굽던 아줌마는 “12개가 다 나왔는데....”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아줌마는 12명이라고 해서 12개의 컵을 준비해서 호떡을 구워서 그 컵에 다 담아주었는데. 한 개가 안 나왔다고 우겼다. 결국 1개는 서비스를 받은 셈이다. 청파님이 한 턱 쏘는 꿀호떡은 속이 출출한 시간이라 정말 맛이 있었다. 바람은 조금 차가웠지만 그 호떡 덕분에 마음과 몸은 더워졌다.

 

오륙도 전망대(스카이 워크)►농바위 ► 치마바위▻어울마당▻동생말

오륙도 전망대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급히 그곳으로 달려간다. 전망대 입구에서 키가 1미터 조금 넘을까 말까한 중년의 사나이가 유머스럽게 웃기며 신발 신은 채로 그 위에 덧버선을 신으라고 한다. 그 남자의 이야기는 신발을 벗고 신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절벽 위에 걸쳐 있는 전망대 유리 위로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간다.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온 탓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타원형의 전망대 끝 부분에서 우리는 둥그렇게 둘러서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긴다. 일행의 미소가 햇살을 받아서 더 아름답게 빛난다.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기라도 하듯.

 

오륙도 스카이워크 표지석 앞에서 다시 단체 인증샷을 한다. 시간 제약이 없으니 아주 여유가 넘치고 활기가 넘치는 것 같다. 번개처럼 트레킹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거북이걸음의 트레킹인 것이다. 그래서 오륙도 관람관도 한 번 들어가 본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본다.

 

드디어 해파랑길을 걷게 되는데, 농바위 방향으로 진행을 하려면 포진지 위 이정표까지는 된비알을 조금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농바위까지 30여 분을 걷는다. 해안을 따라 잔잔한 파도가 바위에 가볍게 부딪혀 흰 거품을 만들고 사라져버린다. 해파랑길은 폭이 좁아서 교행이 다소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쪽에서 사람이 오면 잠시 대기를 해주어야 한다. 곳곳의 전망대가 있는 곳에는 의자가 있고, 쉴 공간이 있어서 좋다. 단지 주말이라 수많은 사람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인증샷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해파랑길은 해안가에 너럭바위가 많다. 거기에 앉아서 두 다리를 펴보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몇 개의 너럭바위를 지나가니 왼쪽 해안가에 동굴이 나타난다. 동굴은 파도에 의해 오랜 세월에 의해 깊게 파여져 있었다. 해월정님과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가 보고 나온다. 여름에는 더위를 피할 장소로 적합할 것 같다. 네 개의 구름다리를 지나 동생말에 도착하여 광안대교와 센텀이 해안을 배경을 인증샷을 날린다. 서울에서 온 아주머니에게 인증샷을 부탁한다. 5시간 10분의 트레킹은 끝이 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뒤풀이. 그런데 동생말이라는 단어가 무얼까. 동생말이란 東山尾(동산미)에서 와전되었다고 한다. 즉 동산의 끝이라는 말이다. 그 옛날에 이기대를 동산이라 불렀다는 뜻인데 그 끝, 꼬랑지에 위치한 곳이 바로 동생말이다

 

저녁약속 때문에 피네님과 수산나님은 함께 하지 못하고 나머지 11명은 태영님이 추천하는 섭자리 횟집으로 달려간다. 청파님도 뒤풀이를 위해서 부부 동반 모임에도 가지 않고 함께 했다. 하루를 정리하는 뒤풀이 시간이 행복하다. 자연산 회에 소주와 막걸리로 건배를 한다. 하루 동안 실컷 웃고 떠들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앉아서 마음을 여는 순간이 더 즐겁다. 웃음은 영혼의 음악이라고 했던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며 웃을 수 있는 순간이 행복한 것이다. 나폴레옹은 천하를 정복하고 호령했지만 일생에 행복한 날은 6일밖에 안 되었다고 고백했다.

 

섭자리를 나와 태영님이 사는 아파트 옆의 커피숍에서 송향님과 게스트 2명을 뺀 9명이 함께 자리를 했다. 유유산속님은 찐빵을 좋아한다고 사가지고 와서 포만감을 더 자극했다.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의 시간이 저물어 간다. 태영님의 아쉬운 작별을 받으며 지하철로 향한다. 어두움이 사방에 내려앉고 또 다시 조금 세찬 바람이 길거리를 날아가고 있다. 이렇게 함께 하면 좋은 것을. 행복은 돈이 많이 있다고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마음이 부유한 자가 진정 부자이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하루 트레킹이었다. 함께 한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지형만 참조(일부 코스가 다름)

 

산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