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파리봉, 상계봉 번개 산행기 ◈(2015. 5. 2. 토)

부산갈매기88 2015. 5. 7. 14:13

◎산행지: 파리봉(615m), 상계봉(637m)

◉산행일시: 2015. 5. 2.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1명(미산, 수정, 가연, 팅커벨, 사바하, 해월정, 탱기스와 고교동창들,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화명역~화명정수장~체육공원~가나안 수양관~파리봉~상계봉~설불사~만덕고개~쇠미산 슾지~성지곡 수원지

 

◔시간대별 산행코스:

  09:30 화명역 출발

  09:40 유림노르웨이 숲 아파트 입구(산성터널 공사장) 들머리

  09:58 산불초소/ 화장실

  10:13 체육공원

  10:18 화명 산기도원

  10:21 목재 다리

  10:52 안심사

  11:05 가나안 수양관

  11:31 파리봉 전망대

  11:45 파리봉

  12:10 전망바위 식사(중식 45분)

  12:58 제 1망루

  13:10 상계봉

  14:00 석불사 위 전망바위

  14:50 석불사

  15:20 석불사 아래 개울(10분 휴식)

  16:40 성지곡 사명대사 동상

  17:00 성지곡 어린이 대공원 입구

 

★산행 시간: 쉬엄쉬엄 7시간 30(중식 45분, 기타 휴식 1시간)

                  <순수 산행시간: 5시간 45분>

◍산행거리: 15.5km(GPS)

◎교통편: 지하철 및 시내버스

 

♧뒤풀이 장소: 초읍 성곡시장 옆 <초읍 자연산 붕어집> T: 803-0522   010-8609-0566

 

▶산행 tip: 이제 초여름 산행이라 조금만 걸어도 육수가 쏟아져 내린다. 그래서 이런 날씨를 감안하여 부담감을 최소화하면서 봄날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잡았다. 우선 지하철 2호선으로 접근이 쉬운 화명역에서 들머리를 잡아서 화명정수장 방향으로 오르게 된다. 그런데 화명역에서 화명정수장 방향의 도로를 따라 곧바로 올라가면 되는데, 산성터널 공사로 인해서 <유림 노르웨이숲> 아파트 입구에서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유림 아파트 입구의 유림 <탑 마트>에서 지나 오른쪽의 샛길을 따라 올라가서 개울 다리를 건너서 화명정수장 옆을 지나가야 한다.

 

산불 감시원이 있는 산불초소와 화장실이 있는 그곳에서부터 산행 들머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화명역에서 거기까지 반시간 가까이 땡볕의 폭염에 노출되어 진땀을 흘려야 한다. 이제 그 산행 들머리부터는 숲 속의 그늘을 거닐게 되므로 아주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들머리에서 아주 느린 걸음으로 15분여를 진행하면 간이 체육시설이 나오고, 개울 웅덩이에는 누군가 방생을 했는지 아니면 누가 놓아주었는지 금붕어와 피래미 고기가 개울을 헤엄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미물에 가슴이 짠 해 온다. 살아 움직여 지느라미를 흔드는 모습에 우리 또한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

 

산책로는 넓어서 일행과 함께 웃고 떠들고 장난을 치면서 가도 좋은 길이다. 최근에 온 비로 개울에는 물이 흐르고 숲은 연초록에서 서서히 녹음이 짙어져 간다. 간간히 길옆에는 텃밭에서 뜯어온 채소를 팔려는 아주머니가 채소의 마른 잎이나 흙을 털어내고 있다. 가나안 수양관 가기 전에 농원과 안심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바로 오른쪽으로 파리봉의 암봉이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화명역에서 1시간 반 정도 가게 되면 찬송가 소리가 들리는 가나안 수양관을 만나게 된다. 이제 여기서부터 파리봉의 전망바위까지는 20여 분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다른 산에 비해서 그렇게 힘든 깔딱고개는 아니지만 오늘 산행에서 조금 힘이 드는 구간이다. 날씨가 제법 따끈따끈해진 만큼 햇살은 강렬하다.

 

파리봉 북서쪽 전망바위로 오르기 위해서 나무계단을 오르는 힘든 순간 마음은 조금 고통스럽지만 북쪽으로 전개되는 산성마을과 고당봉의 조망에 희열이 찾아온다. 그것을 배경삼아 일행과 함께 추억을 사진틀 속에 집어넣어 본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은 광범위하여 걸어야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다. 그래서 사계절에 맞는 코스를 걸을 수가 있어서 좋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코스는 여름에 걸어도 그렇게 힘들지 않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파리봉 전망대에서 추억거리를 장만하고, 파리봉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을 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가 없다. 화명역에서 2시간 조금 더 걸렸으나 중간에 놀지 않고 왔으면 1시간 반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오늘 산행은 빨리 걷는 것보다는 산세, 바위, 나무, 꽃 등 자연이 주는 선물을 듬뿍 받을 요랑으로 느긋하게 일행과 함께 즐기는 산행 컨셉이다. 지나간 흔적만을 남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과연 지나가는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으며 누구와 함께 했던가 하는 추억을 만드는 산행이 되기를 바랬던 것이다. 파리봉 정상 옆의 전망대에서 조금 전 올라온 화명동 방향으로 눈길을 줘 본다. 낙동강을 가로지른 화명대교도 보이고, 화명동의 아파트 숲이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푸르름은 정말 좋다. 특히 이 계절에 볼 수 있는 연초록에 더 생명력을 느끼기에.

 

점심식사는 제 1망루 가까이 화명동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암릉에서 한다. 그 자리가 너무 시원해서 오히려 한기를 느낀다. 일행이 가지고 온 반찬의 가짓수가 많아서 푸짐하다. 지구 한편에는 지진이 일어나 국민들이 굶고 있다는데, 이렇게 잘 먹을 수 있는 것이 조금은 미안하게 느껴진다. 막걸리도 한 순배 돌고, 탱기스님이 가지고 온 야간문이라는 술도 쬐끔 맛을 본다. 진달래꽃이 지는 것도 일부 있지만 아직 봄을 노래하고 있는 가운데 건배를 하고 웃음꽃 피우는 재미도 이 봄날에야 맛볼 수 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제 1망루 방향으로 막 가려는데, 앞에서 서로 반가워서 어쩔줄 모르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 단양 올산 정기산행에 온 팅커벨님의 친구 새콤달콤님이 낭군님과 함께 오붓하게 여기로 산행을 왔는데 능선길에서 만난 것이다. 잠시 조우를 하고 지나친다. 혼자 보다는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도 좋다.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겠지.......

 

상계봉 정상에서 단체사진을 찍는다고 조금 요란스러웠다. 우리 일행은 그 정상에서의 인증샷만 남기지 않고, 그 남쪽 100여 미터 떨어진 전망바위로 가서 상계봉과 만덕시가지와 백양산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어깨를 맞대어 사진도 찍고 조망도 해본다. 그런 다음 석불사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해서 금정산성을 따라 걸어간다.

 

석불사 경내의 석불 조각을 감상하느라 시간도 보내고, 또 일행 중 몇 사람은 불상 앞에서 예불도 드린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고서는 올 수 없는 이곳이기에 모처럼 온 시간을 아주 느긋하게 상층부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기도 한다. 이곳은 관광책자에도 소개가 많이 되었는지 외국인도 제법 보인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두 명의 아가씨는 계단에 앉아서 불상을 감상하고 있다. 미국인인 듯한 젊은 남녀 한 쌍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다른 절에 비해서 대체로 조용한 편인 것 같다.

 

석불사 아래의 꼬부랑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개울 물소리에 일행은 발을 조금 담궜다 가자고 한다. 6시간이나 걸어왔으니 발도 피곤할 테지. 개울물에 발을 담근다. 제법 차가워서 오랜 시간 발을 담그고 있을 수는 없다.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시간적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쫓기는 삶이 아니라 기다리는 삶의 시간이기에.

 

만덕고개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다 쇠미산 슾지 부근에서 늘 그 자리에서 얼음과자를 파는 이동 가게에서 해월정님이 아이스케키를 사서 하나씩 입에 물려준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이 얼음과자도 나이가 드니 이빨이 시려 먹기도 힘이 든다. 거의 6시간 반 가까이 걸어왔기에 일행의 걸음걸이도 힘이 빠진 모습이다.

 

만남의 숲 가기 전 왼쪽으로 꺾어 내려오면 편안한 넓은 길인데, 그 갈림길 가기 전에 왼쪽으로 꺾어버리고 만다. 예전에 걸어본 적이 없는 편백나무 숲길이다. 탱기스님의 친구는 이 길을 많이 걸었다고 한다. 편백나무가 우거져 정말 좋지만 계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게 되어 어디로 나오게 되는지 사뭇 궁금했다. 결국 성지곡 수원지 놀이터가 있던 그곳으로 나오게 된다. 거기에는 사명대사의 동상이 서 있다. 그 동상 앞에서 마지막 인증샷을 찍어본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10여 분 내려가면 어린이 대공원 입구다. 7시간 반의 초여름의 느긋하고 여유 있는 산행은 끝이 났다.

 

뒤풀이는 서면방향으로 버스 한 정거장 걸어서 성곡시장까지 내려간다. 어린이 대공원 입구의 음식점은 대부분 뜨내기손님을 상대로 하기에 음식 맛이 별루라고 굳이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서 겨우 찾아 간 곳이 <초읍 자연산 붕어집>이다. 밖에서 볼 때에는 잉어나 붕어 중탕을 해주는 집이라고 생각했으나 들어가보니 자연산 붕어를 담은 수족관이 있고 식당이었다. 방을 우리 일행이 완전 접수를 했다. 맛있는 붕어탕 요리를 위해 배고픔도 참으며 조금 기다려야 했다. 주인 남자의 진솔한 너스레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창녕 우포늪에서 가져오는 자연산 붕어라고 한다. 붕어의 가시가 갈고리 모양이라 사람의 목에 잘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붕어 가시가 걸리게 되면 밥과 반찬을 가득 싸서 마실 것이 아니라 우유를 천천히 마시게 되면 그 가시가 녹아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생활의 체험을 통해서 한 수 배우고 간다.

 

날씨는 무더웠다. 또 우리의 우정 날씨 못지않게 또한 뜨거웠다. 부산근교의 산행이기에 아주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웃고 즐기는 트레킹을 했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 같은 걸음이었다. 그래서 7시간 반 정도 걸었지만 피곤하지 않고 지치지 않은 산행을 한 것이다. 오늘도 함께 웃고 즐겼기에 삶의 배터리 충전이 많이 되었다. 그 힘으로 가정과 직장, 사회와 국가를 위해 더 헌신하고 그 자리를 지켜내는 아름다운 백산인이 될 거라 믿는다. 이 땅에 온 사명을 위해서 달려 본 하루였다. 함께 땀을 흘린 동지와 행복의 축배를 들었기에 한 주일 또 멋지게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산행지도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