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양산 매봉, 금오산 번개 산행기 ◈(2015. 6. 6. 토)

부산갈매기88 2015. 6. 9. 10:55

◎산행지: 양산 매봉(754m), 금오산 (766m)

◉산행일시: 2015. 6. 6.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8명(은수, 현진, 팅커벨, 배일식, 새콤달콤, 슬로우 부부,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배태고개~헬기장~676~매봉(754m)~746~오가암~760~770~당고개~금오산 약수암 정상석~금오산(766m)~금오산 고개(앞고개)~개인 농장~580~532~철탑~내포교~내포마을회관

 

◔시간대별 산행코스:

   10:23 배태고개 하차

   10:33 배태고개 산행시작

   11:05 헬기장

   11:38 매봉(754m)

   11:52 746봉

   12:13 770봉

   12:45 능선 전망바위

   13:22 당고개(525m)<중식 1시간>

   14:42 금오산 약수암 표지석

   15:16 금오산(766m)

   15:26 금오산 아래 암릉 전망바위(670m)

   16:17 금오산 고개(앞고개)/개인 농장

   17:33 두 번째 철탑

   17:46 내포교(개울 7분 휴식)

   17:55 내포마을회관

 

★산행 시간: 7시간 22분(중식 62분, 기타 휴식 70시간)

                 <순수 산행시간: 5시간 10분>

◍산행거리: 11.72km(GPS)

◎교통편: 부산역 09:20 무궁화호 ~원동역 09:53 도착

            구포역 09:34

             *부산역/구포역: 무궁화호 요금 \2,600

             *10:05분 출발 태봉행 마을버스 2번 승차/ 교통카드

 

▶산행 tip: 이번 번개산행은 무궁화 열차를 타고 원동역에서 하차한 후 배내골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배태고개에서 내려서 산행을 하는 조금 수월한 코스로 택했다. 배태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만큼 무더운 날씨에 조금 가볍게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태고개에서 매봉 가기 전의 헬기장까지 조금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갈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매봉 능선의 676봉에 올라서게 되면 이후는 770봉까지 1시간 여를 수월하게 샤방샤방한 능선을 따라 가면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배태고개에서 하차를 해서 정자에서 산행채비를 하고 인증샷을 한 후 출발을 한다.

 

676봉의 능선에 올라서기까지 날씨가 조금 무더운 관계로 두 번 정도 토막 쉬기를 한다. 헬기장까지 40여 분 걸리고, 거기서 매봉까지 30여 분 걸리게 된다. 능선에 올라서면 나무 사이로 밀양댐의 상류 부분이 간간히 보인다. 이후 770봉까지는 약간 오르락내리락 하는 능선 구간이긴 하지만 대체로 수월한 편이다. 770봉에서 금오산 방향으로 내려서려면 암봉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거기까지 편안하게 온 탓에 암봉을 타고 내려서려면 조금 긴장을 하게 된다.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쉬운 길을 걸어왔기에 마음이 곧추서게 된다.

 

그 전망바위에서 서쪽으로 보이는 금오산을 배경을 한 컷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금오산 오른쪽 아래로 약수암의 지붕이 보인다. 그리고 멀리 남서쪽으로 천태산을 조망할 수 있다. 또 남쪽의 발 아래로 어영마을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 숲속의 능선을 따라 나무들만 보고 왔지만, 거기서부터 새로운 신천지가 전개되는 것이다.

 

이후 30여 분을 당고개를 향해서 계속 내려가게 된다. 푹신푹신한 낙엽이 어제 온 비로 물기를 머금고 촉촉하게 밟힌다. 오늘은 팅커벨님의 친구인 미산님이 합류를 한다고 해서 산행도중 전화를 몇 통 하게 된다. 우리가 당고개 위에서 식사를 할 무렵 미산님은 금오산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 이후 위치 선정이 잘못되어 결국 미산님은 당고개를 지나 어영마을로 하산을 하게 되어 우리와 합류는 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당고개 조금 위에서 미산님을 기다린다고 점심식사 시간을 1시간이나 넘기었다. 결국 머피의 법칙이 작용하며 합류는 할 수 없어서 여운을 남긴다.

 

점심을 먹은 후 금오산 약수암 방향으로 올라선다. 금오산 약수암 정상석에서 왼쪽의 급경사인 등로를 따라 30여 분 올라가면 금오산이 나타난다. 이번 산행 중 다소 힘든 구간이다. 금오산 바로 아래의 전망바위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지나온 매봉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본다. 하늘은 파랗고 온산은 이제 녹음이 짙어져 가고 있다. 연두색이 온산을 덮었을 때는 어딘지 모르게 마음의 전율이 일었는데, 진한 녹색으로 변해버리고 나니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다. 금오산에 올라서니 서쪽 먼발치에 안태호가 보이고 남쪽의 천태산은 더 가까이 와 있다. 그리고 어영마을은 바로 발아래에서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다. 간간히 울어대는 휘파람새의 울음소리에 산의 평온함이 깨어진다. 금오산이라 혹시 비단을 감은 까마귀라도 있는지 싶어 둘러보건만 초여름이라 그런지 까마귀는 보이지 않는다. 겨울에는 까마귀들이 보였었는데.....

 

일행과 함께 금오산 바로 아래의 암릉에 올라가서 경치도 조망해 보고, 새의 눈처럼 사방을 훑어본다. 암릉 위에 올라서니 제법 세찬 바람이 분다. 혼자 보는 경치는 두 눈뿐이겠지만 여럿이 보니 더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웃고 즐기는 가운데 마음이 맑아지니 온 몸의 피 또한 맑아지는 것 같다. 세상의 것, 두 손으로 움켜쥐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 밥숟가락 놓고 갈 때에는 어차피 다 가지고 못가는 이 세상 것인 것을 마치 저 세상에 다 싸짊어지고 갈 것처럼 우리는 살고 있다. 마음을 비우면 이렇게 편한 것을. 오늘 하루 지금의 시간에 행복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삶의 승리자가 아니겠는가. 인생은 나무처럼 번창할 때가 있고, 겨울이 오며 또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가 있는 법.

 

암릉을 넘어가기에는 너무 가파른 탓에 여자회원들이 내려서기에 힘이 들어서 암릉을 우회하여 금오산 고개(앞 고개)로 내려간다. 길은 잔자갈이라 많아서 조금 주위를 요한다. 금오산에서 임도가 있는 개인농장까지는 쉬엄쉬엄 하산하였기에 1시간이 걸린다. 임도에서 4~5분여 남쪽 방향으로 걸어가게 되면 개인농장을 만난다. 580봉을 넘어서 내포마을회관까지 가야하는데, 등산로는 개인농장이 가로막고 있다. 농장에서 큰 개 두 마리가 길 양 옆에 서서 사납게 짖어댄다. 그리고 새끼도 몇 마리나 된다. 농장 입구에는 잘 생긴 밤색 말 두 마리가 서 있다. 하는 수 없어서 밭에서 일을 하는 주인에게 등산로를 물어본다. 또 굳이 물어본 이유는 아무래도 개인 사유지를 지나가야 하기에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있기에 손짓을 하며 농장을 지나가면 된다고 한다. 우리는 사납게 짖어대는 두 마리 개 사이를 지나간다. 농장 중앙 왼쪽에는 염소 우리에 너댓 마리의 염소가 한 마리는 서 있고, 나머지는 배를 깔고 누워 있다. 목가적인 풍경에 잠시 눈길이 간다. 농장 여기저기에는 솥과 그릇들이 너절하게 흩어져 있다. 아마 여기서 가든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듯 하다. 산쪽으로 난 문은 잠겨 있다. 사유지이기에 출입을 제한하는 것 같다. 그 농장의 문을 왼쪽으로 돌아서 등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농장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를 계속 따라오기 시작한다. 농장으로 되돌아가라고 발길질을 해보고 스틱을 휘둘려 위협을 가해 보지만 이 녀석은 막무가내로 우리 앞에 달려갔다가 또 뒤를 쫄쫄 따라온다.

 

내포마을까지 저녁 6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그래야만 원동역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탈 수가 있기에. 이제 남은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다. 앞에 보이는 산을 넘어서 3.5km 이상 가야 한다. 농장에서 580봉을 치고 올라간 다음 하산을 해야 한다. 그 등산로의 상황이 조금 걱정이 된다. 샤방샤방한 등로인지 아님 암릉이 있는지. 일단 방향을 잡았으니 선두에서 치고 달려 나간다. 뒤에서 조금 쉬어가자는 소리도 들려온다. 이곳으로 산꾼들이 최근에 많이 오지 않은 탓에 낙엽이 많이 깔려있고 하산로는 희미하여 길을 찾기가 힘이 든다. 다행히 나무 위에 듬성듬성 리본이 달려 있어서 그것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항해하는 사람이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잡듯이 우리는 그 리본을 보고 방향을 잡아서 하산을 한다.

하산을 하는 가운데 그 강아지는 계속 우리 앞과 뒤에 따라다니며 걷는데 방해를 준다. 싫다고 쫓아도 강아지는 우리에게 꼬리를 흔들며 자꾸 따라붙는다. 잠시 쉴 때면 옆에 앉아서 자기도 배를 깔고 눕는다. 배가 고픈지 열심히 나뭇가지를 햝는다. 그것을 보고 일행이 먹던 초콜렛을 주려고 하자, 옆의 슬로우2님이 주지 말라고 한다.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마음은 짠 하지만 주지 못한다. 산골에 사람이 그리워 우리를 보고 따라나선 강아지. 사람도 때로는 정이 그립고 마음에 허전함이 들 때도 있는데,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 한가지인 모양이다.

 

하산길은 남쪽 전망바위에서부터 2번째 철탑 아래까지 급경사다. 표고차가 400여 미터 이상 나는데, 그 하산로를 계속 내리막길로 달려 내려와야 한다. 그래서 버스 시간에 촉박하지만 급경사를 미끄러지듯 내려서면 되니까 내포교에 도착하니까 15분 정도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냇가에 잠시 얼굴을 씻는다. 이렇게 하여 내포마을회관까지 7시간 22분의 산행은 끝이 난다. 마을회관에서 10여분을 기다려 버스에 오른다. 강아지를 두고 차에 오르려니 마음이 짠 하다. 십 리길을 찾아가야 할텐데 찾아갈련지. 버스 정류소 옆 가게 아주머니는 찾아가게 된다고 걱정을 말라고 한다. 사람도 정이 들면 이처럼 간절한데, 동물도 그런가 보다.

 

우리가 정기산행이든 번개산행이든 1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대한다. 자주 대하기에 정감이 있고 그 속에 따뜻한 정이 흐른다. 산이 주제가 되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부제가 된다.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소통을 하면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산이 우리를 보듬어 주듯 우리도 가족처럼 뒤풀이에 마음을 열고 껴안는다. 뭐 산다는 것은 별 거 아니지 않는가. 산은 우리에게 묵시적으로 표현하지만, 우리의 뒤풀이는 입으로 즐거움을 표현한다. 건강한 자가 누리는 산을 닮아가는 얘기를 한다. 산을 앞서 남보다 빨리 달린다면 혼자만의 자아도취가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더 커지 않을까. 파도도 함께 해야 위력이 크고, 바람도 함께 휘몰아쳐야 태풍이 된다. 산행의 즐거움과 행복도 홀로 하는 것보다 함께 해야 백배의 효능이 나지 않을까. 인생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시간에 더 즐거워야 해야 하니까......

 

 

♣산행지도

▼원동역에서 태봉행 및 영포행 마을버스 2, 3번 운행시간표(2015. 4. 2일부터 변경된 시간표)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