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베풀면 되돌아온다

부산갈매기88 2009. 9. 4. 10:46

어느 어촌에 가난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먹을 것이 떨어지자 그녀는 마을의 부자에게 가서 말했다.

 

“저에게 빵을 적선해 주십시오.”

 

그러자 부자가 대답했다.

“나는 금방 현명한 솔로몬을 만나고 왔는데, 그분은 나에게 말했소, ‘공짜를 좋아하는 것은 죄이다.’ 나는 당신이 죄를 짓는 일을 돕고 싶지 않소.”

 

“거저 주실 수 없다면 빌려 주십시오. 훗날 갚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오. 솔로몬왕이 ‘남에게 빌리는 것은 그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오. 나는 외국인만을 노예로 쓰고 있소. 아브라함의 자손인 당신을 나의 노예로 삼고 싶지 않단 말이오.”

 

여자가 다시 사정했다.

“그럼 당신은 내가 굶주려 죽은 것을 바라는 겁니까? 하느님께 그것을 옳다고 하실까요?”

부자가 웃으며 말했다. “솔로몬왕은 또 말했소. ‘소유자가 없이 버려진 물건을 갖는 것은 최가 되지 않는다.’고. 내가 창고가 지금 열려 있으니 그것으로 가 보시오. 나는 왕에게 밀가루를 갖다 드리고 그것을 창고에서 꺼내는 동안 꽤 많은 양의 밀가루를 흘렸소. 그것은 내 소유도 아니고 왕의 소유도 아니오. 당신이 그것을 가져가는 것은 죄가 되지 않소.”

 

여자가 창고에 들어가 보니 과연 부자가 말한 그대로였다. 여자는 그것을 쓸어 모아 집으로 가져가 빵 세 개를 구울 수가 있었다. 그녀가 막 빵을 먹으려 할 때였다. 누가 문을 두드리기에 열어보니 어떤 남자가 애원하는 것이었다.

 

“제발 저에게 빵을 하나만 적선해 주십시오.”

 

그녀는 남자를 불쌍하게 여겨 빵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렇지만 두 번째 빵을 막 먹으려는데 또다시 누가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여자가 문을 열어보니 어떤 여자가 알몸으로 서서 애원하였다.

“도적떼의 습격을 받아 가진 것을 모두 잃었어요. 빵 한 덩어리를 주시는 것으로 저를 살리실 수 있습니다.”

 

여자는 그녀에게 두 번째 빵을 주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빵 하나를 먹으려고 의자에 앉았다. 그때였다. 순식간에 광풍이 몰아치더니 그녀의 집 지붕을 휑 날려 버리는 것이었다. 그녀가 손에 쥐고 있던 빵도 광풍도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이튿날 아침 어제 하루 온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데다가 집까지 파손당한 여자는 멍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는 하느님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낯모르는 두 사람에게 자기의 빵을 나눠 준 선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폭풍우를 몰아쳐 나머지 빵 한 조각까지 뺏어가 버리시지 않았던가.

 

마침내 그녀는 이 문제를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판관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는 솔로몬왕에게 탄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굶주려 있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왕궁을 찾아갔다.

 

솔로몬왕은 그녀의 탄원을 듣고 다시 그녀에게 먹을 것을 주도록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런데 그때 마침 세 명의 외국인들이 찾아와 왕을 만나뵙기를 청했기 때문에 왕은 그들을 불러들였다.

외국인들은 왕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아랍 상인들입니다. 금은보화를 배에 가득 싣고 다른 나라로 가던 중에 폭풍을 만나게 되어 여러 신에게 바람을 잠재워 달라고 기도를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다 못해 이스라엘의 민족신에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폭풍우를 잠재워 주시면 저희가 갖고 있는 모든 금은보화를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그러자 폭풍우가 갑자가 멎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스라엘의 신께 금은보화를 바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대왕을 찾아 온 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자가 솔로몬에게 아뢰었다.

“하느님께서는 저의 빵을 빼앗으시고 이들의 목숨을 구해주셨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상인들은 여자의 사정을 묻자 여자는 어제 그녀에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품안에서 빵 한 덩어리를 꺼내 보이며 묻는 것이었다.

 

“어제 바람에 빼앗긴 부인의 빵이 이것입니까?”

 

여인이 보니까 과연 그 빵이었다. 여인이 맞다고 대답하자 상인의 우두머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것이었다.

 

“금은보화의 새 주인이 누구인지 알겠습니다.”

 

 

김정빈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서 온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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