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악명 높은 탈륨 독살범 그레이엄 영

부산갈매기88 2009. 9. 2. 11:20

그레이엄 영은 탈륨이라는 독극물을 이용한 살인마 중 가장 유명한 범죄자다. 1947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레이엄 영은 어렸을 때부터 독극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13살 때 이미 약국에서 안티몬과 같은 독약을 조금씩 구해서 이를 가족에게 투여하여 그 반응을 관찰했다. 그 후 학교 과학실험실을 드나들게 된 그는 화학실험에서 사용하는 독극물을 자유롭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14살 때 사이가 나빴던 계모가 원인 불명의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와 누나도 자주 심한 통증과 구토에 시달렸다. 그의 주변에서 차례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들에 의구심을 품은 경찰이 그의 방을 조사한 결과, 안티몬과 탈륨을 비롯한 다량의 독약이 발견되었다. 그는 체포되었고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는데, 거기에서도 환자에게 독을 투여했다.

 

9년 후, 퇴원한 그는 탈륨을 손에 넣기 위해 카메라 공장에 취직한다. 탈륨은 카메라 렌즈의 제조과정에서 이용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그는 동료 2명을 탈륨으로 독살한다. 하지만 그가 그들에게 특별한 원한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동료들은 그를 아껴 주었지만, 그에게 그들은 그저 탈륨의 실험대상일 뿐이었다.

 

조사에 임한 법의학자는 죽은 2명의 증상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창백한 말>에 등장하는 탈륨 피해자의 증상과 아주 흡사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수사 결과, 그는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그의 방에서는 독약과 화학실험 도구, 그리고 소위 ‘독살 일기’라고 할 수 있는 학술 논문에 버금갈 정도로 아주 상세한 독극물 투여 기록이 발견되었다.

 

그 후 그레이엄 영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복역 중 심장발작을 일으켜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전나무숲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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