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기장 철마산 번개산행 후기 ◈(2015. 10. 13. 토)

부산갈매기88 2015. 10. 23. 16:47

◎산행지: 철마산(605m)

◉산행일시: 2015. 10. 13.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6명(금호지, 동무, lucky, 효리, 동방,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임기마을~묘법사~서봉(577m)~철마산(605m)~소산봉(574m)/당나귀봉~매암산(516m)~망월산(549m)~해밋고개~백운산(522m)~백양농원~지장암 입구~임기마을

 

◔시간대별 산행코스:

   09:30 임기마을 도착(마을버스 2번)

   09:33 산행시작

   09:56 묘법사

   10:08 암자

   10:16 묘법굴

   10:37 이정표 갈림길(입석마을 0.5km/ 철마산 0.8km)

   10:49 서봉 아래 전망바위

   11:07 서봉 돌탑

   11:34 철마산

   12:01 정자/임도

   12:13 당나귀봉

   12:31 이정표(망월산/철마산 1.2km)

   12:34 매암산(점심 50분)

   13:45 이정표(망월산 50m)

   13:49 망월산

   14:00 이정표(망월산 0.3km/ 백운산 2.3km)

   14:14 해밋고개

   14:40 백운산

   15:02 임도/철대문

   15:13 백양농원

   16:02 지장암 입구

   16:51 임기마을

 

★산행 시간 및 거리: 7시간 18분(중식 50분, 기타휴식 45분), 13.9km(GPS)

                             <<순수 산행시간 5시간 43분>>

◎교통편: 대중교통 마을버스 2번 승차(범어사역 2번 출구►임기마을까지 20분 소요)

 

●산행 tip: 가을 햇살이 산자락에 따듯하게 내려앉은 산행. 그 가을을 찾아서 여유롭게 떠나는 산행. 부산에서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을 몸으로 부빌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본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출발하여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참 좋다. 임기마을에서 서봉까지 1시간 반을 오르면 그 이후는 능선길을 따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서 신바람이 난다.

 

서봉에 올라서면 고당봉과 회동수원지 등 금정구의 시가지가 보이고, 양산의 오봉산과 토곡산도 손에 잡힐 듯하다. 유난히 파란 가을이라 시야가 트이어 조망이 좋아서 마음도 상쾌하다. 소산봉/당나귀봉에서 억새를 조금 만끽하고, 그 전망대에 서서 달음산, 함박산, 장산 등을 당겨 본다. 매암산에서 정관 신도시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 재미도 솔솔하게 좋다. 그런 다음 망월산과 백운산을 돌아 백양농원에서 잘 가꾸어 놓은 정원을 감상하게 되면 영혼이 쉼을 얻는다. 활력이 넘치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또 한 가지 찾게 된다. 전체 산행거리는 7시간 남짓이지만, 번개산행이라 아주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임기마을 ►서봉: 된비알은 시련이어도 서봉의 조망에 행복한 시간

임기마을 버스 종점에서 하차하여 산행 채비를 하여 곧바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간다. 2분여 진행하게 되면 왼쪽에 다리가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개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집 뒤로 난 등로가 나타난다. 텃밭 사이에 난 길이라 조금 헷갈리지만 그대로 진행을 하면 된다. 그 텃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 등로를 진행하면 제대로 갈 수 있는데, 수풀이 우거진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다가 4~5분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대로 수풀을 헤치고 가면 등로가 나타나고, 다빈원 농원의 대문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난 포장도로로 올라가면 묘법사가 나온다.

 

인생에 방황과 좌절이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 좌절과 방황이 때론 감초가 될 수 있는 법. 묘법사 안으로 들어가면 지나가는 길손에게 개는 사정없이 짖어댄다. 그 묘법사 경내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등로가 다시 나타난다. 거기서부터 완만한 경사가 시작되다가 암자가 가까워지면 경사가 조금씩 가팔라진다. 묘법사에서 암자까지 10여분 올라가야 한다. 묘법사에서 암자로 오르는 길은 키 큰 소나무들이 도열하고 있고, 이슬이 막 깨어나는 시간이라 싱그럽다. 우리가 자연의 아침을 깨운다. 그 속에서 느끼는 평화로움은 걷는 자만이 알 수 있다. 암자에서 5분여를 올라가면 묘법굴이 나온다. 길이가 10여 미터 정도 되는 동굴이다. 전기 시설도 해 두어서 사월 초파일이나 누가 기도할 때 쓰기도 하는 듯하다.

 

묘법굴에서 서봉 가는 길은 제법 된비알이 나온다. 서봉 아래의 전망 쉼터에서 바라보는 발아래의 출발지점의 임기마을은 햇살아래 졸고 있고, 신나게 달려가는 KTX열차는 온 골짜기를 울리고 달려간다. 자연과 인공물이 함께 공존하는 시간. 자연 속에 얼굴을 묻고 보니 너무나 이질감을 안겨준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 열차가 편리함과 신속성을 제공하지만 기계음이 우리의 영혼을 지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서봉 돌탑 부근 여기저기에 서서 고당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컷씩 한다. 거기에서 바라보니 고당봉, 천성1봉, 대운산, 회동수원지, 엄광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창한 날씨 탓에 볼거리가 많다. 과거 걸어 본 산들이 눈앞에서 아롱거리니 감회가 새롭다. ‘그래 저렇게 걸었지......’하고 지난 추억을 떠올린다. 묘법사에서 된비알을 치고 서봉까지 올라오는 등로는 힘겨워도 서봉에서 충분히 보상이 된다. 그 서봉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대로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고 싶다.

 

▶서봉 ►철마산►소산봉►매암산►망월산: 어묵라면에 녹다

서봉에서 철마산을 능선을 따라가다가 철마산 가기 전 전망바위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사진도 한 컷 한다. 바위 틈바구니에서 앉은뱅이 소나무 한 그루가 햇살을 머금고 있다. 아래로 보이는 산자락은 조금씩 산세가 변해가고 있다.

 

철마산으로 앞서 간 동방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철마산 정상석과 함께 한 덩어리가 되어 본다. 이곳의 모습을 좀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으로 남긴다. 개인 인증샷과 함께 단체 사진은 지나가는 길손에게 부탁을 한다. 기온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 더워진다. 소산봉 방향으로 길을 내려선 후 안부를 지나 다시 고도를 조금씩 높여야 한다. 날씨가 따뜻한 탓에 임도를 지난 등로에 진달래가 계절을 잊고 피워 있다. 바쁜 세상살이에 사람만 제 정신을 잃은 게 아니다. 진달래도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혼을 빼고 피워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라도 하면 이 놈은 어찌 될까? 곧 시들어버릴 텐데. 길손은 그 모습이 이쁘긴 하나 얼마 후의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 해 온다. 뭐 세상사는 것이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환경요소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많음을.

 

소산봉/당나귀봉 부근에 억새가 조금 나부끼고 있다. 그 부근에 튼튼하게 하늘로 솟아오른 철탑의 위용에 압도된다. 자연과 부조화스러움에 이질감이 든다. 소산봉/당나귀봉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더 멋지다. 원래 이름은 소산봉이지만, 언젠가부터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이라는 의미로 당나귀봉이라 이름이 지어졌다. 그 전망대에서 황령산, 윤산, 배산, 회동수원지, 고당봉이 훤히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어 추위를 느끼게 한다.

 

거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매암산으로 향한다. 매암산은 헬기장 부근으로 너럭바위가 있어서 식사하기에 좋다. 매번 철마산 산행을 올 때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곤 했다. 그 너럭바위에서 바라보는 정관 신도시의 경치 조망도 좋다. 또 달음산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다. 그리고 왼쪽 동쪽으로 백운산자락이 보인다. 오늘은 금호지님이 특별히 어묵과 라면을 세 개씩이나 준비를 해 왔다. 그래서 불을 지펴서 어묵라면을 끓인다. 그 막간을 이용해서 다른 일행은 매암산 정상에서 추억의 사진 찍기를 한다. 어묵라면을 산에서 먹으니 정말 별미다. 늘 밥만 먹고 살다가 가끔 특식을 먹어보는 재미도 좋다. 마음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매암산 정상석 아래의 너럭바위 위에서 신도시 구경도 하고, 사진도 한 장씩 찍어본다.

 

매암산에서 20여분 걸려서 임도를 따라 망월산으로 오른다. 망월산 전망대에 서노라면 북쪽으로 덕계 시가지가 살짝 보이고, 정관 신도시가 바로 발아래에 잘 펼쳐져 있다. 높지 않은 산이라 정관 신도시에 사는 젊은 부부들이 애기를 데리고 올라오고 있다.

 

▶망월산►해밋고개►백운산►백양농원►임기마을▻뒤풀이

망월산에서 백운산까지는 임도를 쭉 따라가면 되는데, 해밋고개의 안부에서 등로를 치고 올라가야 한다. 임도가 넓어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면서 가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해밋고개를 지나가면 작년 초에 불타버린 수풀을 만나게 된다. 애써 가꾸어 놓은 산림이 불타버린 곳. 그 아픔의 상처를 치유하듯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시간이 지나면 그 상처는 아물어진다는 것.

 

해밋고개에서 20여분을 치고 올라가 임도를 따라가면 오른쪽 편에서 백운산을 만나게 된다. 그 정상에서 북쪽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 임곡, 그리고 동쪽의 오른쪽으로 꺾어서 하산을 하게 되면 백운제일공원 묘지가 나오는 진태고개다. 예전에는 나무로 만든 정상목이 있었다. 그 정상목을 돌 위에 시멘트로 붙여 놓았는데 오늘 와서 보니 사라지고 없다. 늘 돌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 오른쪽 뒤편에 백운산이라고 종이 코팅을 해서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그 시그널만이 백운산임을 알게 해 준다.

 

백운산에서 15분여를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펜스와 철대문이 막아서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닿는다. 거기에는 정자도 한 개 있다. 그 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 내려가면 백양농원에 이른다. 다만 그 백양농원 입구 삼거리에서 동쪽 포장도로를 따라 1~2분 올라가야 한다. 완만한 비탈길 도로를 올라가면 백양농원의 문이 나타난다. 문 오른쪽에 입장료 2,000원이라고 씌어져 있다. 몇 번 이곳에 왔지만, 주인이 곰상스러워서 농원 안으로 들어가기가 조심스럽다. 일단 용기를 내어서 들어간다. 건너편 정원 한쪽에서 일꾼들이 정원수 손질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백양농원> 표지석 옆에서 일행은 한 컷씩 한다. 금호지님이 대담하게 잔디에 앉아서 사진을 찍자고 해서 정원 안으로 들어간다. 일행은 잔디에 편안하게 엉덩이를 댄다. 잔디에 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일꾼들이 휘파람을 분다. 얼른 나가라는 뜻으로. 그래도 정원 잔디에 앉아 여유를 부려본 것은 처음이다. 잠깐 앉았지만 기분은 좋다. 이제 거기서 임기마을 방향으로 40여 분 내려가면 지장암 입구가 나온다.

 

등산로를 따라 20분여 가다가 임도가 나타나면 남쪽으로 꺾어 5분 정도 간다. 그러면 포장도로와 만나게 된다. 거기서 지장암 입구까지 10분 정도 걸어간다. 그곳 개울에 가야 족욕을 할 수 있다. 그 개울 위쪽은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개울물이 약간 차긴 해도 날씨가 따뜻하여 족욕과 세수를 하기에는 충분하다. 지장암 입구에서 25분여를 걸어 내려가면 임기마을 버스 종점이다. 아침에 버스에 내린 그곳이다.

 

뒤풀이는 금호지님이 추천하는 두실역 옆의 <함안매운탕>집에 가서 어탕국수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였다. 편안한 사람과의 편안한 산행.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걸은 철마산 능선 산행. 번개산행의 묘미를 살린 멋지고 활력이 넘치는 산행이었다.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은 번개산행이지만 알뜰살뜰하게 호흡을 잘 맞추어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함께 한 일행에게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