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73차 정기산행: 제천 월악산 산행기 ◈(2015. 12. 12)

부산갈매기88 2015. 12. 18. 10:33

◎산행지: 제천 월악산(1,097m)

★산행일시: 2015. 12. 12.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4명(금호지, 동무, 스마트, 행운이, 청파, 청림, 붉은노을, 옥여사2, 노홍철, 태영, 봄산, 유유산속, 탱탱구리, 야초, 한사랑, 진주, 종현, 송향, 와석, 윤슬, 블랙이글, 팅커벨, 호두, 산우1,2, 미산, 영원한 부산, 흔적, 해월정, 갈바람, 슬로우, 동방, 수산나, 수희, 홍종태, 바다, 행복, 오우가,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학소대~덕주사~마애블~헬기장~영봉~중봉~보덕암~수산교

 

◔시간대별 산행코스:

   10:48 덕주펜션 주차장 도착

   11:00 산행시작

   11:14 덕주사

   11:16 월악산 영봉 표지석

   11:38 이정표(덕주사 1.0km/영봉 3.9km)

   11:53 마애불

   13:11 이정표(영봉 2.2km/마애블 1.2km)

   13:22 헬기장(식사 30분)

   14:09 이정표(영봉1.2km/덕주사 1.2km/송계삼거리 0.3km)

   14:15 신륵사 삼거리 이정표(영봉 0.8km/덕주사 4.1km)

   14:40 영봉(1,097m)

   15:42 중봉(934m)

   15:58 이정표(영봉 1.5km/보덕암 2.5km)

   16:19 하봉

   16:51 이정표(보덕암 1.0km/영봉 3.0km)

   17:17 보덕암

   17:44 수산교

 

★산행 시간(후미 기준): 6시간 44분(중식 30분, 기타 휴식 20분>

                                   <순수 산행시간: 5시간 54분>

◍산행거리: 10.25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버스

 

 

▶산행 tip: 이번 정기산행은 전국 100대 명산 18위이고, 전국 5대 악산(설악산, 월악산, 치악산, 삼악산, 운악산) 중의 하나인 제천 월악산을 찾아 갔다. 떠오른 달이 산 정상의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산.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월악산. 그런데 계단이 악~ 소리가 나도록 그렇게 많을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마애불에서 헬기장 가기 전까지의 계단 숫자가 600여개, 그리고 영봉, 중봉, 하봉을 다 포함하면 2,000여 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렸으니 월악산은 무슨 계단 전시장 같다. 돌계단, 철계단, 목책계단, 나무계단 등.

 

덕주 펜션 주차장에서 덕주사까지는 포장도로를 10여 분 개울물소리를 들으며 따라간다. 그리고 덕주사를 지나면서부터 마애불(보물 406호)까지의 30여 분은 대체로 완만한 돌길을 오르게 된다. 신라 덕주공주와 오빠 마의태자의 한이 서린 마애불을 지나 조금 오르면 된비알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철계단의 연속이다.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철계단을 1시간 넘게 오를 때 인내심은 바닥을 보이게 된다. 그 철계단이 끝날 즈음 전망대에 서면 그 뒤편으로 충주호가 멀리 아스라이 보이고, 오른쪽 뒤쪽으로 영봉의 암봉이 살짝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어서 잔설이 있는 능선을 10분여 걷게 되면 헬기장에 도달하게 된다. 그 바로 앞에는 영봉이 근엄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헬기장에서 천국 만찬이 펼쳐진다. 따뜻한 햇살이 뒤통수를 아주 따갑게 내리쬔다.

 

점심식사를 하고 영봉의 웅장함에 가슴 벅차 급히 달려간다. 그런데 영봉은 헬기장에서 곧바로 오르게 되어 있지 않다. 영봉의 암릉을 오른쪽으로 한바뀌 돌아서 올라가게 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 헬기장에서 영봉 절벽 부근까지 진행한 후 400여 미터를 하산하는 기분으로 내려간다. 신륵사 삼거리 이정표에서 서서히 치고 올라가야 간다. 거기서부터 마의 철계단이 50층 높이의 공사장 인부들이 오르는 발판(일본명 아시바)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배낭만 메었을 뿐이지 위아래를 쳐다보니 인부들이 질통을 지고 오르는 풍경과 진배없다. 발판을 걸쳐놓은 것이 건물 공사장 같은 느낌이다. 위로 오를수록 계단은 고개를 빳빳하게 세운다. 허벅지는 뻑적지근해온다. 급경사의 계단을 올라서면 이제 계단은 끝인가 싶지만 그게 아니다. 또 얼음이 얼은 응달의 비탈을 조심스럽게 올라선다. 그리고 영봉 아래의 마지막 비탈진 계단을 오른다. 그런데 그 고통과 수고는 영봉 정상에서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 영봉은 음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라 하여 덕주사에 3기의 남근석을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속세를 떠나 절간에 남근석 3기를 세웠다는 것이 미스터리다.

 

영봉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려는 순간 남서쪽으로 올록볼록하게 처녀 가슴 같은 중봉과 하봉, 그 너머로 충주호는 푸근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게 보인다. 그 경치는 주위의 산세와 어우러져 가슴에 전율이 일게 하고,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온다. 영봉 정상 아래로 깎아지른 곳에 설치된 철계단에 그만 입이 떡 벌어진다.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잠시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계단 난간에 기대어 추억의 시간을 붙잡지 않을 수 없다. 그 비경이 발걸음을 붙든다. 계단을 따라 한 걸음씩 발을 뗀다.

 

계단이 끝난 응달에는 잔설이 남아 있고, 또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비탈길에는 땅이 얼어 있다.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위쪽만 녹아 있어서 미끄러지기 쉽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이젠을 하고 하산을 하기도 했지만, 이미 7명의 경미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연말의 액땜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모 회원은 떨어진 모자를 집으려고 하다 넘어지려는 순간 나무를 붙잡았는데, 아뿔싸 이 나무가 썩어서 그대로 몸이 굴러 목책난간에 겨우 부딪혀 멈춰서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 난간만 없었다면 그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는 명약관화하다. 여기저기 아~하는 소리와 함께 ‘쿵!’ 하고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웃음소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영봉 아래 보덕암 가기 전까지 봉우리가 세 개가 있는데, 중봉과 하봉의 정상 부분에 표시가 없어서 어느 것이 명확하게 중봉이고 하봉인지는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영봉 바로 아래에 있는 것이 중봉이라고 하면, 그 아래의 하봉이 두 개나 있어서 어느 것이 하봉인지 알 수가 없다. 지자체에서 명확히 표시를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암튼 중봉과 하봉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봉 쪽에는 무지개다리도 있어서 다리 위를 지나갈 때 약간 흥분된 느낌도 있다. 중봉과 하봉의 산자락도 대부분이 암릉이고 돌길이라 다소 신경을 쓰이게 한다. 또 돌 틈이나 턱이 진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기에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하봉을 내려서면 이제 황금낙엽이 깔린 등로를 따라 보덕암까지 내려가게 된다. 보덕암에서부터는 시멘트 포장도로라 가볍게 걸어내려 갈 수가 있다. 초입에서 보덕암까지 6시간 16분 8.35km를 걸었다. 그리고 수산교까지는 1.9km를 발걸음 가볍게 걸어내려가면 산행은 끝이 난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딸인 덕주공주와 마의태자의 한이 서린 월악산. 그 한이 서린 탓인지 월악산은 산꾼들의 무릎에 심한 통증을 안겨 준다. 한 번 정도는 갔다 왔지만, 두 번은 가고 싶지 않은 산이 월악산이다. 그만큼 진하게 가슴을 저리게 했다. 그러나 그렇게 힘겹게 올랐지만 시간이 흐르면 새까맣게 잊고 또 가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초입에서 수산교까지 6시간 44분, 10.25km 걸었다.

 

산행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산악특공대의 임무를 수행하듯 가볍게 그 험한 산을 댕겨온 것 같다. 정말 백산님들은 참 대단하다. 한 명의 패잔병도 없는 완벽한 산꾼들이다. 의지와 열정, 사랑과 우정, 화목 단결된 모습으로 하나가 되어 잘 해냈다. 마애불 위에서 마애봉가기까지 철계단을 오르기 힘들어 하는 옥여사님의 배낭을 안고 가 준 붉은노을님. 그런 믿음이 있기에 목적산에 도전하는 백산님들이 있는 것이다. 다 완벽하게 다 잘 할 수는 없다. 서로가 힘이 되어주고 울타리가 되어 줄 때 더 큰 도전을 해 보게 되는 것이다. 어찌 백산님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짝짝짝~~~

 

이 해가 저물어 간다. 그러나 백산님들의 우정과 사랑은 더 깊어만 간다. 그 사랑과 열정이 있기에 또 다음 산행을 기대한다. 그리고 내년을 기약한다. 더 나은 한 해를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을 기다린다. 그 어떤 상황과 역경 속에서도 하나로 똘똘 뭉치는 백산 산악회가 될 것이다. 함께 한 백산의 산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