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백양산 송년 번개산행 후기 ◈(2015. 12. 26. 토)

부산갈매기88 2015. 12. 30. 14:09

◎산행지: 백양산(642m)

◉산행일시: 2015. 12. 26.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24명(효리, lucky, 노홍철, 금호지, 동무, 스마트, 현진, 은수, 와석, 팅커벨, 청송, 산오디, 수정, 종현, 일식, 송향, 수산나, 청림, 수희, 해월정, 방랑자, 한사랑, 가연,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남산정역~벽산 아파트~덕양초등~약수터~주지봉~불웅령(불태령)~백양산~애진봉~유두봉~삼각봉~갓봉~건강공원~보훈병원

 

 

◔시간대별 산행코스:

    09:25 덕양초등

    09:46 약수터

    09:53 이정표 갈림길(주지봉 2.0km/그린 아파트 400m)

    10:39 주지봉(낙타봉/ 575m)

    11:00 불웅령(615m)

    11:39 백양산 뒤쪽 능선에서 식사(25분)

    12:08 백양산(642m)

    12:29 애진봉

    12:42 유두봉(589.1m)

    13:19 삼각봉(454m)

    13:51 갓봉(406m)

    14:10 건강공원/체육공원

    14:35 보훈병원

★산행 시간 및 거리: 5시간 10분(중식 25분, 기타 휴식 30분) 8.5km

                                      <<순수 산행시간 4시간 15분>>

◎교통편: 지하철 3호선 남산정 하차/ 3번 출구

     

 

●산행 tip: 송년 번개산행은 백양산 주지봉(낙타봉)으로 올라 불웅령~백양산~애진봉~유두봉~삼각봉~갓봉에서 건강공원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쉬엄쉬엄 5시간 걸렸다. 백양산 산행을 하는 경우 대부분의 산꾼들은 성지곡 만남의 광장에서 불웅령으로 올라 백양산을 완등하고, 바람고개나 신라대학교, 또는 개림초등이나 보훈병원으로 하산을 한다. 이번 코스는 백산 아파트 후문/덕양초등에서 산책로를 1km 정도 워밍업을 하면서 걸은 후 주지봉을 40여 분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주지봉 정상에서 낙동강을 바라보게 되면 화명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 구포와 만덕의 온동네 아파트군이 펼쳐진다. 그리고 북쪽으로 상계봉이 위용있게 내려다보고 있다. 주지봉 능선의 암릉에 서면 바람에 휘날리는 한 마리의 인간 독수리가 된다.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다.

 

불웅령의 돌탑을 배경으로 무리지어 사진을 남긴다. 가야 할 백양산의 능선길이 남쪽으로 시원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부산시내 산행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아주 느린 걸음으로 지정거려 본다. 정기산행을 갔으면 이제야 등산을 할 시간이다. 불웅령 아래의 데크 계단을 내려서서 잘 정비된 능선길을 따라 간다. 추억의 앨범을 만든다고 철새처럼 무리별로 흩어진다. 불웅령과 백양산 중간에 있는 614봉을 곧바로 가지 않고 왼쪽의 산허리로 난 길을 따라가면 힘을 조금 아낄 수 있다. 614봉의 끄트머리 산자락에 금호지님과 일행이 앉아 라면을 끓이고 있다. 자리가 협소한 관계로 나와 청송님은 그곳을 지나 백양산 정상 뒤편 능선에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한다. 이어서 해월정님과 은수님 등 6명의 일행이 뒤에 합류를 하여 식사를 한다. 날씨는 봄날 같이 따뜻하여 나뭇가지에서는 움이 트는 것 같다. 제철을 잊은 진달래는 봄날이라 착각을 하고 핀 곳도 있다. 사람이나 식물도 따스한 온기에 동요되는 것은 매 한가지다.

 

식사 후 백양산에서 각자의 인증샷을 한다. 송년산행이라 타 산악회도 많이 보인다. 거기서 탱기스님의 친구를 만났다. 그 산악회에서는 송년산행이라 70명이 왔다고 한다. 성지곡 만남의 광장에서 올라 성지곡 정문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산행이라고 한다. 개인차가 있는지 후미에 오는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대시장에서 두 번 정도 막걸리를 주고받았는데, 이렇게 산에서 만나니 반갑다.

 

애진봉 부근의 정자에서 앞서간 방랑자님과 노홍철님 일행이 식사를 다하고 기다리고 있다. 젊음이 좋은가 보다. 조금 앞서서 가니까. 애진봉에서 바라보는 서면 시가지는 미세먼지에 휩싸여 뿌옇게 흐려져 시야가 좋지 않다. 건너편의 황령산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남쪽의 엄광산마저 실루엣으로 흐려져 있다. 애진봉 정상석에서 단체 사진과 개인 인증샷을 하며 느릿하게 움직여 본다. 중식을 조금 일찍 서두르긴 했지만 하산을 하여 뒤풀이를 한다고 해도 오후 3시가 안 되기에. 그래서 가능한 한 소일거리를 찾아서 시간을 늦추어 본다.

 

 

유두봉에 올라서 왜 유두봉인지 짓궂은 질문이 여기저기 터져 나온다. 다 알면서도 그냥 분위기에 편승하여 웃음꽃을 피워본다. 유두봉 뒤편으로 구포동와 모라동을 경계가 되는 산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산자락 너머로 구포의 하늘로 솟아있는 아파트가 버티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은 좁은 땅덩어리에 최대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려고 힘을 쓴다. 유두봉 옆의 전망바위에 서서 일행은 천지신명에게 ‘내가 살아 있노라’ 하는 표정의 포즈를 취한다. 유두봉에서 갓봉으로 하산길을 잡아서 내려간다.

 

 

삼각봉 가기 전 전망쉼터에서 잠시 일행은 호흡을 가다듬는다. 누군가 남은 과일을 꺼내어 일행에게 돌린다. 함께 할 수 있기에 즐겁다.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쫓기는 인생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분주한 가운데 오히려 여유로움은 사막에서 물 한 모금 마시는 시간과 같을지도 모른다. 헐렁한 시간보다는 분주한 가운데 알뜰살뜰 시간을 쪼개어 쓰는 것이 더 성취감이 높다. 청림님이 암봉에 올라 표효하는 한 마리의 사자가 되어 본다. 사람은 누구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바라보기를 소망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직장이 되었든, 정치계가 되었든, 또 산이 되었든. 인간의 욕망은 다른 사람보다 높아지기를 바라니까. 암튼 우리는 그렇게 사심을 버리고 한 마음이 될 때 더 즐겁고 신바람이 나는 것이다.

 

 

이제 큰 바위에 둘러싸인 삼각봉 정상석에서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기를 좋아한다. 그 추억의 시간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천천히 걸어가 갓봉에서 한 덩어리가 된 후 하산길을 재촉한다. 갓봉에는 아쉽게도 정상 표지석이 없다. 갓봉에서 30여 미터 아래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과 우측의 길 중에서 우측의 건강공원 방향으로 15분여 내려선다. 그 코스는 조금 바위투성이의 하산로이나 평소 잘 알려진 코스는 아니다. 그게 오히려 산꾼에게는 매력이다. 건강공원으로 내려가면 백양산 둘레길이 나온다. 그 갈림길에서 곧장 10여분 직진을 하게 되면 산행은 끝이 난다. 마을길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면 양지어린이집을 지나 보훈병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현대아파트가 나오게 된다.

 

▶뒤풀이

오뚜기님의 대패삼겹살집은 보훈병원에서 100여 미터 서쪽 도로변의 버스정류장과 인접해 있다. 가게 앞에 풍선 광고물이 서 있어서 찾기도 수월하다. 식당도 오뚜기의 이미지처럼 참 깨끗하고 산뜻하다. 탁자 위에는 우리를 위해서 홍삼즙 1팩도 놓여 있다. 먼저 온 선두조들이 탁자에 앉아서 삼겹살을 굽는다. 후미는 15분여 후에 도착을 한다. 건강공원에서 훌라후프 돌리기 놀이를 한다고 내려오지를 않는다.

 

 

후미조들이 합류를 하고, 조금 후 동방님이 뒤풀이에 합류를 하여 18명이 된다. 연말 모임에 바쁜 회원은 뒤풀이에는 참석하지 않고 갔다. 여기저기 앉아서 웃음꽃 휘날리는 시간이었다. 오늘의 세프 일식님의 볶음밥 요리 시범도 있었다. 한 해를 숨가쁘게 달려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주례역 부근의 노래방으로 달려갔다. 3명은 먼저 가고 15명이 어깨를 마주했다. 그 끈끈한 정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노래방 경비는 1차로 동방님이 내어 주셨고, 2차 추가된 것은 lucky님이 부담해 주셨다.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한 해 동안 번개산행 총무로 수고해 준 은수부회장님에게도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번개산행에 함께 해준 여러분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늘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지만, 새해에는 그 아쉬움과 미련이 있기에 새로운 각오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산행지도: 지형과 지명만 참조바람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