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74차 정기산행: 합천 모산재/감암산 산행기 ◈(2015. 12. 19)

부산갈매기88 2015. 12. 24. 17:29

◎산행지: 합천 모산재(767m), 감암산(834m)

★산행일시: 2015. 12. 19.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4명(윤슬, 금호지, 혜영, 솔뫼, 송명혜, 오뚜기, 스마트, 효리, 행운이, 한사랑, 붉은 노을, 현진, 청림, 팅커벨, 은수, 와석, 유유산속, 칸쵸야, 흔적, 가연, 피네, 산들바람, 이혜영, 수정, 동방, 탱탱구리, lucky, 순남, 한결, 호두, 블랙이글, 미산, 행복, 수희, 종현,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영암사지 주차장~영암사지~돛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철쭉제단~천황재~828고지~감암산~828고지~칠성바위~누럭덤~거북바위~목교~대기마을

 

◔시간대별 산행코스(후미 기준):

   09:59 영암사지 주차장

   10:11 산행시작

   10:12 영암사지 입구

   10:20 영암사지

   10:23 이정표(모산재 주차장 0.5km/영암사지 0.2km)

   11:32 돛대바위

   11:43 이정표(영암사지 1.2km/모산재 0.3km

   11:52 모산재(767m)

   12:04 이정표(모산재 0.4km/철쭉군락지 1.3km)

   12:39 식사(23분)

   13:59 천황재

   14:20 828고지

   14:33 감암산(834m)

   15:01 칠성바위

   15:14 누럭덤

   15:46 거북바위

   15:59 목교

   16:11 대기마을

 

★산행 시간(후미 기준): 6시간(중식 23분, 기타 휴식 25분>

                                 <순수 산행시간: 5시간 12분>

◍산행거리: 9.5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버스

 

▶산행 tip: 송년 정기산행으로 황매산자락의 모산재와 감암산을 다녀왔다. 봄철의 황매산은 철쭉을 보기 위해서 관광객과 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겠지만, 황량한 겨울은 깃털 뽑힌 억새만 나부꼈다. 영암사지에서 모산재로 오르는 골짜기 암릉길이 잔설에 애를 먹인다 해도 백산의 열정에 비하면 큰 장애물은 되지를 못했다.

 

영암사지 주차장에서 영암사지를 거쳐 돛대바위로 오르는 암릉길은 잔설에 미끄러워 애를 먹지만, 1시간 10분 정도 걸리면 오를 수 있다. 돛대바위를 오르면 전반부의 큰 고생은 끝이 난다. 돛대바위와 모산재에서의 비경에 1시간여 오른 암릉과 계단의 고생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그리고 철쭉 군락지에서 중식을 먹고 천황재와 감암산을 거쳐 하산하는 길의 칠성바위와 누럭덤의 암릉에 눈이 호강을 한다. 또 거기서 조금 내려가 거북바위에서 한 컷을 하고 목교에서 개울 물소리를 세차게 듣는 순간 산행은 끝이 나게 된다. 쉬엄쉬엄 놀아가면서 초입에서 대기마을까지 6시간의 암릉과 육산을 걸을 수 있는 힐링 산행이다.

 

▶도전은 희망을 부풀게 한다?

영암사지 주차장에서 내려 산행채비도 갖추고, 겨울인 만큼 잠시 워밍업을 한다. 추운 날씨가 아니기에 시동을 거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영암사지 입구 도로변에는 합천 소방서에서 나온 오륙십 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이 전단지를 가지고 늘어서 있다. 그들과 산불조심 캠페인을 위해 함께 사진도 찍는다. 그들은 그 나름의 업무를 위해서 나왔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추억의 두루마리를 남긴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잠시 환희에 젖게 한다.

 

그 도로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으로 영암사지가 나타나고, 그 위에 산행 들머리가 시작된다. 처음은 야트막한 골짜기의 소나무 사이를 따라 오르지만,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면 바위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그 들머리에서 10분쯤 올라간 곳의 철조망에 전국 각지 산악회의 수천 개 리본이 빼곡히 매달려 있다. 전국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임을 실감한다. 조금더 올라가면 머리 위로 암봉의 마루금이 파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경치에 경외감을 느낀다. 잠시 그 경치를 담기 위해서 너럭바위 위에 올라선다. 그 암봉은 삐죽빼죽 성곽 같기도 하고, 바위 울타리 같기도 하다. 그 암봉은 파란 하늘을 이고 있다. 그 포토 존의 바위 위에 서서 두 팔을 벌려 시간을 녹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나무계단과 목책의 난간 밧줄을 부여잡고 바위의 잔설에 주의해서 오른다. 또 집채만한 바위가 고인돌처럼 버티고 있는 곳을 지나가면서 바위 틈 사이의 아래 세상을 내려다본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을 저렇게 버티어 왔을까. 위에 가로놓인 돌은 두 개의 돌 틈 사이에 박히어 몸뚱아리가 요지부동이다. 인고의 세월이 흐르면서 일심동체가 된 듯하다. 부부 사이도 개성이 다르지만 세월의 부침 속에 체념과 동감이 자리 잡아 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암릉이 우리의 가는 길을 떡 하니 버티어 서서 가는 길을 내주지 않는다. 앞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암릉을 좌로나 우로 올라갔지만, 이혜영님의 친구인 게스트는 그 암릉에 올라 밧줄을 붙들고 있다. 그 암릉 위에서 고소공포증에 온몸을 파르르 떨고 있다. 그 위에서 붉은 노을님이 걱정하지 말고 자신에게 맡기고 밧줄을 잡아 보라고 몇 번 권해 본다. 집 뒷산의 육산만을 다닌 사람에게 갑자기 해병대 유격훈련 같은 것을 시키니. 그 암릉에 두 손으로 밧줄을 붙들고 매달려 있는 모습이 햇빛에 쭉 뻗어있는 개구리 모양이다. 올라 갈 수 없고 쉽게 내려올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순간이다. 그 모습을 보니 웬걸 속에서 웃음이 올라오는데 웃을 수도 없다. 겨우 추슬러 아래로 내려온다. 그나마 키가 크기에 발이 아래에 쉽게 닿는다. 내 뒤에 있던 작은 키의 이혜영님이 조금 겁을 먹었는지 포기하고 하산을 하자고 게스트 친구와 언니에게 얘기한다. 조금 전 암릉에서 벌벌 떨던 친구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다. 자신 때문에 여기를 오르지 못하면 훗날 친구와 언니에게 지청구를 들을 것 같아서. 그녀는 다시 한 번 조금 전의 암릉을 올려다본다. 그때 붉은 노을님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강력히 힘을 주어 말한다. 옆에서 나도 거든다. 후미 대장을 믿고 오르라고. 또 뒤에서 이혜영님이 여기를 지나 능선까지 오르기까지 더 어려운 코스가 없느냐고 묻는다. 붉은 노을님이 조금 힘든 코스가 있긴 하지만, 여기 보다 낫다고 일러둔다. 이혜영님의 친구는 결심을 한다. 한 번 더 도전을 하겠다고. 그래서 붉은 노을님이 위에서 밧줄을 잡게 해서 간신히 그곳을 통과하게 된다. 우여곡절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그 위로 올라가니 기다리는 것은 잔설에 미끄러운 바위와 수십 개의 계단이다. 부산교통공사에서 온 남자가 이혜영님의 뒤에 서서 천천히 따라오면서 주의할 점을 일러준다. 앞에서 내가 손을 내밀어 끌어주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달리다 보니 빨리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10여 미터쯤 걸으면 발걸음이 무디어진다. 황소걸음으로 천천히 바위와 나무계단을 올라 돛대바위에 도착하게 된다. 그 돛대바위 아래의 탐방로를 올라갈 때 그 위에서 백산 일행의 웃음소리가 골짜기를 메우고 있다. 돛대바위에서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황포돛대에 실어 보낼 수 있었다. 사방이 열리고 그 동쪽으로 세모의 돛대바위가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돛대바위 맨 꼭대기 모양은 개가 마치 하늘을 향해 짖고 있다. 그 꼭대기에 붙어 있는 것이 개 주둥이 모양이다. 이제 여기까지 왔으니 거의 고생은 끝이 난 셈이다. 이혜영님과 게스트 두 사람의 목표는 철쭉군락지의 주차장이다. 그곳까지 가면 청송님이 차로 픽업을 해주기로 했기에. 돛대바위 건너편의 모산재에서 백산님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이 즐거운 순간을 위해서 생고생을 하면서 오르지 않았던가. 이 땅에 공기와 물 빼고 공짜가 있던가. 공기와 물마저도 점점 오염되어 사먹어야 할 형편인데.....

 

▶이 땅에 공짜는 없다?

돛대바위에서 모산재로 달려가니 일행은 단체 사진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 부리나케 달려가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컷한다. 철쭉 군락지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모산재에서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철쭉군락지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중간 중간 잔설이 듬성듬성 남아 있고, 햇살을 받은 곳에서는 질퍽하게 녹아내리고 있다. 철쭉 군락지에서 차를 픽업하기로 한 청송님으로부터 간간히 전화가 온다. 앞서 간 일행은 벌써 와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직 꼴찌는 코빼기도 안 보이니까. 겨울하늘은 가슴이 시리도록 파랗다. 황매산자락이 올려다 보이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겨울 산세는 황량하지만 세상을 넉넉히 품고 있다. 철쭉은 따뜻한 날씨 탓에 그 끝 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알록달록하다. 능선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청송님과 산오디님이 우리를 부른다.

 

앞서 간 일행이 세 무더기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다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 댄다. 한 해 동안 이 산 저 산,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누비며 함께 웃고 떠들었다. 이 능선, 저 골짜기마다 남겨 놓은 웃음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려온다. 이 따뜻한 햇살 속에 그 웃음도 내리쬐고 있다. 여기저기 빨리 와서 식사를 함께 하자고 부른다. 늘 그 사랑과 열정이 그득하기에 지난 한 해 동안 행복했다. 일행이 권해주는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유유산속님이 권해 주는 비장의 건강지킴이 찐 홍삼도 두 조각 먹는다. 아니 그 사랑을 먹는 것이다. 함께해서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또 옆에서 권하는 토종 요굴트(?)도 한 컵 한다.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하고 보듬어 주는 회원님의 따뜻한 마음에 처음 온 게스트도 그 속에 끼여서 중식을 먹고 있다. 게스트로 온 회원은 다른 산악회에 가면 말을 섞기도 힘들다고 한다. 무슨 산타기 경쟁을 하러 온 사람처럼 분주하게 설쳐 댄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서 백산은 잔잔한 정이 흐른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정착하게 된다고......

 

여자 게스트 세 사람은 청송님과 함께 떠나가고, 이제 우리 일행의 식사도 끝이 난다. 철쭉군락지를 비스듬하게 가로질러 올라가는 도중 황매산 철쭉제단에서 잠시 머무른다. 몇 사람이 인증샷을 한다. 그리고 동방님은 그 제단에 가부좌하고 앉아 본다. 함께하기에 또 웃음이 하늘로 치솟는다. 덩달아 억새도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인사를 건넨다. 이 웃음보따리가 결속을 다지는 자물쇠통이 된다. 철쭉군락지 0.1km/감암산 2.1km라고 쓰여진 이정표에서 하산을 하게 된다. 거기서 5분여를 갔을 즈음 럭키님이 장갑 한짝을 어딘가 빠뜨렸다고 뒤돌아 가본다. 그러나 어깨가 쳐진 상태로 뒤돌아 온다. 이런 기회에 새 장갑을 사게 되었다고 좋아라 하면서......

 

▶인생은 새옹지마?!!!

이제 천황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게 된다. 뒤에 따라오던 누군가가 럭키님의 장갑 한짝을 주워서 왔다. 인생은 뭔가를 잃어버렸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다. 새 장갑을 사겠다고 짠한 마음을 먹었는데, 그게 인연이 이어지는 건지 살아서 돌아왔다.

 

철쭉군락지 갈림길 이정표에서 15분여 오니 암릉이 나타난다. 그 앞에 전개되는 산자락 끝으로 감암산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천황재로 내려서려니 그 암릉에서 시간이 걸린다. 바위 틈 사이로 난 길을 밧줄로 잡고 내려서려니 정체가 일어난다. 찻길에만 병목 현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체를 기다리며 일행은 절벽 위에 서서 기암괴석과 함께 한 덩어리가 된다. 일행은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을 함께하는 즐거움의 시간으로 바꾸는 지혜가 있다. ‘하하 호호’ ‘깔깔깔’ 그 시간은 햇살을 받은 눈처럼 그렇게 녹아내리고 있다.

 

그 암릉을 지나 하산하는 기분으로 내려가면 천황재에 이른다. 828고지는 천황재에서 약간 비탈을 올라가야 한다. 천황재에서 2~3분 올라갔을 때 앞에서 가던 혜영님이 다리에 쥐고 내린다고 소리친다. 비탈진 암반 위에 잠시 일행은 휴식을 취한다. 응급상황이라 피네님에게 전화를 한다. 그런데 일행이 가지고 있던 아스피린을 먹이니 금방 기운을 차린다. 옛날에 축 늘어진 소에게 낙지를 먹었더니 벌떡 일어났다고 하더니. 일행과 함께 828고지를 넘어가는 봉우리에 다가가고 있을 때 피네님이 내려오고 있다. 호전된 상황에 약간 허탈해 보이는 피네님의 얼굴. 그래도 열심히 달려와 준 허준(?)의 마음을 가진 피네님은 감암산 100미터를 남기고 달려왔다고 한다. 백산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있기에 누군가의 아픔이 자기의 아픔인양 달려온다. 조우의 기분에 들떠서 웅성거린다.

 

828고지의 감암산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먼저 간 일행이 감암산을 되돌아온다. 여기에 배낭을 두고 갔다가 온다. 여기서 감암산까지는 500미터다. 능선길에 잔설이 있어서 조금 미끄럽다. 특히 감암산 정상을 오르는 비탈길이 얼어붙은 눈 때문에 오금을 조금 저리게 한다. 감암산 정상에서 번갯불 튀듯 재빨리 인증샷을 하고 828고지로 되돌아 나온다. 오가는 시간과 사진 찍는 시간까지 30여 분 걸렸다. 이제 칠성바위와 누럭덤의 기암괴석을 찾아갈 시간이다.

 

▶넋을 잃게 하는 대형 수석 전시장

828고지에서 조금 내려서면 아래로 칠성바위가 보인다. 칠성바위 위에 이미 앞서 간 일행들이 올라가 열심히 추억 만들기 경쟁을 하고 있다. 7개의 바위가 풍뎅이처럼 달라붙어 있는 칠성바위. 예전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 바위 위에서 평화스러운 대기마을과 대기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앞서 수많은 산꾼들은 여기를 지나가면서 기암괴석의 위용에 감탄을 하고 갔으리라. 그런데 칠성바위는 그 아래에서 바라보면 돌고래 주둥이 같기도 하고, 군함 같기도 하다. 칠성바위 300여 미터 쯤 아래로 누럭덤의 암봉이 오롯이 보이고, 발아래의 골짜기 안에 솟아있는 암봉은 누에고치가 잠자고 있는 듯하다. 누럭덤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는 길에 신라시대 왕비의 옥귀걸이 모양의 바위가 길가에 버티고 있다. 여기저기 일행은 흩어져 추억을 모자이크하기에 분주하다. 자신만의 포즈, 자신만의 추억, 자신만의 발자취를 주어 담고 가려고 애쓰고 있다. 그 옥귀걸이 모양의 바위 아래 대슬랩 끝은 턱이 지고 눈이 얼어붙어 있어서 꽤 미끄럽다. 그 누럭덤 허리를 감돌아 내려서면 또 다시 대슬랩이 나타나는데, 그곳에는 쇠 난간에 밧줄이 이어져 있으나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서 그냥 내려갈 수 있다. 곳곳이 대형 수석 전시장 같은 곳이라 눈은 여기저기 훑어보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왜 누럭덤이라 명명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암봉이 누럭덩어리 같아서 누럭덤이라 했는지, 아님 마을 사람들이 누럭으로 술을 빚어서 이곳에 숨겨 놓아서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대슬랩을 지나 조금 내려서면 거북바위가 서쪽 절벽에 걸려있다. 거북이 주둥이와 머리 형상이 영락없는 거북이를 빼 닮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을소냐. 한 컷씩 한다. 거기서 비탈길을 조금 내려오면 개울물소리가 들린다. 이제 목교를 지나게 되면 흙길은 끝이 나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시작된다. 앞서 간 일행은 개울물에 세수까지 하고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행 안내판 앞에서 후미조의 단체사진을 한 컷하고 대기마을로 발걸음을 옮긴다. 6시간에 걸친 시나브로의 산행은 끝이 난다.

 

▶뒤풀이와 감사

대기마을의 대기초등 폐교에는 운해대장님이 먼저 가서 숯불에 고기를 굽고 있다. 후미에 도착한 사람을 불러 모은다. 연회장 안에는 앞서 자리 잡고 있는 회원들로 그득하다. 원형 탁자에 빙 둘러 앉아 술에 안주를 먹으며 담소를 있다. 또 노래에 춤까지 추면서 신명이 나니 한 덩어리가 된다. 기차놀이는 오늘도 빠지지 않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산행이라 감회가 새롭다. 한 해 동안 무탈하게 산행을 한 것은 함께 힘을 모두고 열정과 애정을 담았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근자의 덕유산 눈 산행 사고를 접했을 때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 이유일 수 있겠다는 얘기다. 또한 리더인 산행대장의 안일함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거기에 비해서 백산은 날씨와 인원, 산행코스, 준비물, 그리고 산행에 참가한 산우의 체력상태 등 다각적인 분석을 하였기에 안전한 산행과 즐거운 산행을 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운해대장님의 기획과 진행, 그리고 후미에서 챙겨준 붉은 노을님, 의무구급으로 수고해준 피네님과 청파님, 즐거운 산행사진을 남기기 위해서 고군분투한 금호지님, 청림 부회장님, 해월정 부회장님, 윤슬 부회장님, 와석님, 최근에 합류한 블랙이글님 등 과묵하게 봉사와 헌신을 해준 회원들이 있기에 백산은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백산인은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는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남의 아픔에 귀 기울이는 마음이 있기에 더욱 발전하고 있다. 잘난 사람보다 다듬어진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속정이 깊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그리고 쉼 없이 우정과 사랑, 건강을 위해, 마음의 힐링을 위해서 함께 할 것이다. 지난 한 해 정기산행에 함께한 회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