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거제 대금산 진달래/거제 공곶이 번개산행 후기 ◈(2016. 4. 2. 토)

부산갈매기88 2016. 4. 7. 13:47

◎산행지: 거제 대금산(438m), 거제 8경 공곶이

◉산행 일시: 2016. 4. 2. 흐림, 황사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22명(새콤달콤, 숙이, 송향, 옥여사2, 행운이, 백호, 일식, 팅커벨, 수정, 현진, 은수, 효리, 나무, 스마트, 슬로우, 퀵, 탱탱구리, 그림자.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거제 절골 밀성 박씨 제실~절골마을~마당돌 쉼터~대금산~시루봉~상포마을

 

◔시간대별 산행:

09:33 거제 장목면 시방리 절골 밀성박씨 제실(산행채비 6분)

09:45 절골마을

09:51 녹색철책 펜스

10:04 마당돌 쉼터

10:19 진달래 군락지 이정표(대금산 정상 0.4km/시루봉(중봉) 0.8km)

10:56 대금산 정상(438m)

11:19 이정표(시루봉 0.6km/대금산 정상 0.2km)

11:30 시루봉(중봉 357m)

11:50 시루봉 아래 무덤<점심식사 25분>

12:36 상포마을

 

◉시간대별 트레킹코스:

13:35 거제 일운면 예구마을 도착

13:56 공곶이 탐방로 입구

14:23 돌고래 전망대

14:51 이정표(예구마을 400m/돌고래 전망대 1.1km/공곶이 200m)

15:01 공곶이

16:05 예구마을

 

★산행 시간 및 거리: 3시간(중식 25분, 기타 휴식 35분) 4.6km(GPS)

                                 <<순수 산행시간 2시간>>

◎교통편: 25인승 중형버스

 

●산행 tip:

(1)대금산 진달래

제철에 맞는 음식이 몸에 유익하듯 제철에 피는 꽃이 마음을 치유케 한다. 겨우내 웅크려 잠자고 있던 마음이 봄꽃을 보고 기지개를 켠다. 살랑대는 봄바람에 마음이 녹는가 싶더니 벚꽃과 진달래의 환한 미소에 가슴이 열린다. 색동옷 미소에 칭칭 동여매고 있던 가슴의 허리띠를 푼다. 꽃들의 미소에 시기라도 하는 듯 하늘은 뿌옇게 미세먼지로 흐려져 있다.

 

거가대교를 지나 달려간 거제 장목 시방리 절골의 밀성 박씨 제실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 시작 지점에 연초록의 대나무들이 양쪽으로 서서 머리를 흔들어 댄다. 거기서 단체 인증샷을 한다. 5~6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예닐곱 채의 집들이 흩어져 있는 절골마을에 도착한다. 절골마을을 지나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철문을 걸어 잠궈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둘레에 녹색 펜스가 쳐져 있다. 난감한 마음이 교차한다. 앞서가던 가족은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 다른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우리 일행은 다시 한 번 녹색펜스를 주시하며 들머리를 찾는다. 창원에서 온 일행 셋이 펜스 사이로 난 길로 올라가기에 우리도 그들을 따라간다. 인생사 해답을 알고 나면 시시한 것을.

 

이어서 편백나무 숲길을 만나고 마당돌 쉼터까지 10여 분을 진행한 후 후미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거기서 10여분을 오르게 되면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가 나온다. 대금산 산자락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다만 동쪽과 남쪽 사면 사이에 진달래 터널을 이루는 사잇길이 있다. 산자락 여기저기 진달래꽃 앞에는 무리지어 사진을 찍는 산꾼들이 보인다. 대금산 정상으로 오르려면 그 진달래 터널을 지나서 올라가야 한다. 그 터널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는 사람 키 높이보다 훨씬 높아서 머리에 진달래꽃을 이고 지나간다. 그리고 간간이 옆길로 나와 위아래를 쳐다보면 울긋불긋한 색동옷의 향연에 마음이 핑크빛으로 물든다. 산자락 아래에는 젊은이들의 단체 40여 명이 빙 둘러앉아 게임놀이를 하고 있다. 젊음이 좋기는 좋다. 자연과 더불어 봄의 향연을 즐기며 마음 맞는 사람끼리 함께 할 수 있음에.

 

대금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인산인해로 떠밀리어 올라간다. 진달래 터널에서 사진을 한 컷 찍고 싶어도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다행이 뒤에 오는 사람이 사람을 막아서 주어 간신히 한 컷씩 찍는다. 정상에 가기 전 오른쪽에 전망바위가 있다. 그 바위에 올라서게 되면 아래의 진달래 군락지가 내려다보인다. 황사가 끼여 있어 진달래 색상이 선명하지가 못하다. 분홍색으로 물든 산자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새악시 볼기를 바라보는 것 같다. 마음이 황홀해진다. 사방은 희뿌옇게 흐려져도 일행은 분홍색 정취에 빠져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삶을 지탱하는 힘은 이 자그마한 행복인지도 모른다. 거창하게 큰 것에 희망을 걸거나 할 나이는 아닌 것 같다. 소소한 시간 속의 자잘한 것들이 웃음꽃을 피우게 하고 즐거움을 준다. 전망바위 위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그곳에 올라와 사진을 찍고자 대기하기에.

 

정상 부근의 산자락에는 진달래가 아직 망울만 봉긋이 올라와 있다. 응달에서 햇빛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사람이나 식물도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 어딘지 모르게 표시가 나는가 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도 많이 보인다. 거제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인 것 같다. 그네들도 한국의 봄 정취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봄은 그렇게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찾아오고 있다.

 

정상 부근의 전망바위 포토 존에는 타지에서 온 일행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들이 다 찍기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환상적인 경치를 담을 수 있다면 그 정도의 기다림은 추억의 일부분이다. 우리도 이제 그 전망바위에 올라서서 두 팔을 벌린다. 엉거주춤한 폼 보다 두 팔을 벌려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일행이 많으니 시간도 꽤 걸린다. 정상석에서 대기 순번을 기다리던 일행이 얼른 오라고 야단이다. 정상에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늘어선 사람만 20여 명이 넘는다. 어디 유명한 곳이라면 사람들로 붐벼서 발 딛을 틈이 없다. 단체 인증샷을 재빨리 하고, 개인 인증샷도 얼른 하는 일행도 있다.

 

정상 서쪽의 정자로 가서 잠시 쉬면서 과일을 먹는다. 그리고 그 정자 옆의 진달래꽃에 기대어 한 컷씩 한다. 정상은 소나무숲이고 날씨가 흐려져 조망도 시원치 않다. 잠시 일행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다. 진달래꽃은 소리 없이 웃지만 우리는 소리 내어 깔깔거린다. 얼굴의 주름이 확 펴지고 온몸의 근육이 살아 움직인다. 오장육부에 뜨끈뜨끈한 열기가 전해진다. 진달래는 똑같은 색상이 아니다. 어떤 것은 옅은 분홍색, 또 어떤 것은 짙은 분홍색 등. 그러하듯 사람의 웃음소리도 각각 다른 것 같다. 모두 자기 나름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조물주는 똑같이 만들지는 않았다.

 

정상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길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바로 앞에 보이는 산으로 진행을 한다. 대금산 아래의 안부에서 시루봉으로 오르는 길 좌측에는 편백나무숲이다. 그 편백나무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서 있다. 그 나무 아래 타지에서 온 산꾼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그 안부에서 시루봉까지는 6백 미터로 먼 거리는 아니다. 다만 시루봉에 접근할수록 비탈이 급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남쪽 외포마을에서 올라와 시루봉을 거쳐 내려오고 있다. 시루봉 정상 부근에 진달래 군락지가 형성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정상은 돌무더기다. 여기저기 시루봉 정상석을 찾아본다. 그런데 정상석이 보이지 않는다. 겨우 신발 크기의 돌에 누군가 시루봉이라고 펜으로 적어 놓았다. 모두 허탈하게 웃는다. 프랑스에서 온 젊은 부인이 애기를 등에 업고, 또 하나는 걸리고 해서 사진을 찍고 있다. 그들도 아마 거제도에 살고 있나 보다. 남편이 나에게 대금산 군락지가 어느 정도 걸리는지 물어온다. 애기를 데리고 부부가 이렇게 꽃놀이를 올 수 있음에 새삼 놀랍다. 한국의 젊은 남편이라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시루봉 정상에서 단체 사진과 개인 인증샷을 하고 서둘러 상포마을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목책계단이 시작되더니 아주 가팔라진다. 그 길을 따라 느지막이 올라오는 산꾼들이 많이 보인다. 거의 12시가 다 되어가기에 일행은 여기 무덤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가자고 한다. 낙엽이 깔려있고 장소가 넓어서 안성맞춤이다. 꽃놀이를 왔으니 식도락도 즐겨야지.....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강원도 원주에서 온 한백산악회장이 그 옆을 지나가다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싶어서 말을 건넨다. 넉살좋은 탱탱구리님이 그 말을 받아주고, 연락처까지 받는다. 그 회장이 원주에 오거든 꼭 자기를 한 번 찾아오라고 하니. 산꾼이 과객이라도 어찌 한 잔 주지 않겠는가. 그 옛날 선조들이 점심 무렵 찾아오는 과객에게 밥 한 그릇 챙겨 주듯. 잠시 그와 더불어 웃음이 날리는 시간이 된다. 그와 만남의 인증샷을 남긴다.

 

 

상포마을에 도착하니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해서 이곳으로 오라고 일러둔다. 그 사이 하산을 한 여자회원들은 좌판을 벌여 놓은 아줌마들이 파는 봄나물에 정신이 팔려있다. 늘 가족의 식탁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주부의 모습을 본다. 파릇파릇한 봄나물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주부의 본심이 아닐까. 그 소소한 마음의 준비가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식탁을 아름답게 다듬어 갈 것이다. 마트에서 요란스럽게 쇼핑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의 한가운데 서서 이렇게 아줌마나 할매의 인정을 매만지는 것도 좋은 일상이 될 것이다. 거제의 어느 시골 한켠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봉다리에 담는 것도 좋다. 몇 천원어치의 봄나물이지만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은 기 천만 원어치가 될 것이다. 어찌 그 마음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2)거제 8경 공곶이

상포마을에서 50분 정도 달려 거제 와현 해수욕장을 지나 예구마을에 도착한다. 본래 유명한 곳이지만 최근 매스컴에 소개되어 잘 알려진 관계로 주차장은 차가 넘쳐난다. 간신히 우리는 주차장 입구에 하차를 해서 곧바로 공곶이로 향한다.

 

 

예구마을에서 돌고래 전망대까지 40여 분 걸리는데, 동백숲길을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냥 맑은 공기를 쏘이며 부담 없이 걷는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돌고래 전망대에서 서이말등대까지 가려고 했으나 그 전망대에서 등대 방향으로 등로가 곧바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등대는 전망대에서 400~500미터를 되돌아 나와서 산등성이를 올라가야 한다. 일행들은 등대를 보지 않고 곧장 공곶이로 가자고 한다.

 

 

공곶이는 트레킹 코스에서 바닷가 쪽으로 200미터 내려가야 한다.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은 동백나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듬성듬성 길 양옆으로 꽃밭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 꽃밭에는 햇살이 제대로 들지 않아서인지 수선화가 오리나 십리를 가다 꽃이 피어 있다. 공곶이 노부부 사택 부근으로 접근을 하게 되면 종려나무가 하늘로 향해 높게 뻗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쪽 꽃밭에는 노란색 수선화가 봄을 노래하고 있다. 때론 흰 수선화도 보인다. 남쪽으로 내도가 중절모처럼 다가온다. 배라도 있으면 그 섬에 가보고 싶기도 하다. 사람들은 수선화 꽃밭 입구에서 나름대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해변은 몽돌이다. 동글동글한 돌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그 해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저앉아 바다 경치에 빠져 있다. 우리 일행도 몽돌해변 여기저기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여유로운 번개가 또 어디 있을까. 그러다 해변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복사꽃에 혼이 나가버려 그 속에 파묻힌다. 연분홍색 치마에 어찌 마음이 녹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꽃 속에 파묻혀서 하나가 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말하지 않아도 가슴에 와 닿는 뜨거운 감동. 그 감동의 여신을 찾아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마음의 여운이 연말까지 갈 것 같다.

 

그 해변에서 해안을 따라 20여분을 가면 예구마을에 당도하게 된다. 기사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마을 입구 도로변에 개구리 주차를 해 두었다고 한다. 공곶이 농원을 가꾸기 위해서 30여 년을 노력한 노부부의 마음을 뒤로 한 채 부산으로 향한다.

 

(3)뒤풀이

일식님이 예약을 해 둔 다대포 씨파크의 횟집으로 달려간다. 뒤풀이는 우리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시간이기에 백산인들은 좋아라 한다. 맹숭맹숭한 얼굴보다 약간의 알콜이 들어가면 긴장감이 풀어진다. 그래서 조금 서먹서먹한 감정은 사라지고 마음의 암벽마저 허물어진다. 적어도 1~2년 이상 산등성이를 누비며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와 같은 산우들이기에 가족 이상으로 정감이 간다. 그 수많은 산을 함께 땀 흘리고, 생명과 같은 식수와 과일을 나누어 먹었던 산우들이다. 함께 한 산의 이름은 잊어버려도 그때 그 시간 우정을 나눈 일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뒤풀이 보다 산행 후의 뒤풀이는 더욱 정겨움을 준다.

 

자연산 광어회로 뒤풀이를 했다. 먼저 간 사람이 있고 해서 경비가 조금 오버되어서 일식님이 조금 더 부담을 했다고 한다. 의기투합한 산우랑 봄나들이를 하고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함께 한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봄은 그렇게 우리 가까이 와 있었다. 또 마음에도 봄이 찾아와 있었으니......

 

 

♣산행지도

♣공곶이 트레킹 지도

 

♣산행사진

▲산행 들머리에서

 

▲절골 마을

 

 

▲마당돌 쉼터

▲진달래 군락지 들머리

 

 

 

 

 

 

 

 

 

 

▲그림자님과 함께

 

 

 

 

 

 

 

 

 

 

 

 

 

 

 

 

 

 

 

▲대금산 정상 부근 전망바위에서

 

 

 

▲대금산 정상 대기줄: 새치기는 안 되여~~

 

 

 

▲▼대금산 정상 부근의 정자 옆 진달래꽃 앞에서

 

 

▲대금산 정상 정자에서

 

▲에고~~ 힘들어~~시루봉을 오르며

▲시루봉을 오르며

▲시루봉 정상에서 만난 프랑스의 젊은 부인과 애기들

▲▼시루봉 정상

 

▲▼시루봉 정상에서

 

▲▼시루봉 아래 무덤에서 점심식사

 

▲강원도 원주 한백산악회장과 함께

▲외포항

▲시루봉 아래 무덤에서 식사를 하고 상포마을로 하산하는 중 옥여사님

▲오나가나 가족 건강만 생각하는 중이여~~

▲공곶이 들머리

▲▼본격적인 공곶이 탐방로 입구

 

 

▲▼돌고래 전망대에서

 

 

 

 

▲공곶이 묘목 무인 판매대

 

 

 

 

 

 

 

 

 

 

 

 

 

 

 

 

 

 

 

 

 

▲뒤로 보이는 섬이 내도

 

 

 

 

 

▲공곶이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