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85차 정기산행: 문경 황장산(1.077m) ◈(2016. 6. 11. 토)

부산갈매기88 2016. 6. 15. 17:58

 

◎산행지: 문경 황장산(1.077m)

★산행일시: 2016. 6. 11.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5명(금호지, 동무, 솔뫼, 스마트, 푸른 초원, 한사랑, 나무, 방랑자, 행운이, 산들바람, 새콤달콤, 인선, 송향, 명산, 청파, 건이, 진이, 라라, 슬로우, 퀵, 붉은 노을, 태영, 와석, 행복, 청림, 동방, 산바람, 산아, 수피아, 수정, 현진, 블랙이글, 은수, 윤슬, 미산, 탱탱구리, 가을바람, 군자대로, 일식,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안생달~작은 차갓재~맷(묏)등바위~황장산~안생달(원점회귀)

 

◔시간대별 산행코스:

11:10 안생달 산행 시작

11:25 cave와인동굴

11:42 작은 차갓재

12:24 이정표(황장산 0.6km/작은 차갓재 1.2km/안생달 2.5km)

12:59 황장산(1,077m)<점심식사 및 사진 촬영 40분>

14:30 이정표(황장산 1.4km/작은 차갓재 3.2km/안생달 1.7km)

14:53 이정표(황장산 2.4km/작은 차갓재 4.2km/안생달 0.1km)

15:02 안생달 도착

 

★산행 시간(후미 기준): 3시간 52분(점심식사 40분, 기타 휴식 22분)

                                     <순수 산행시간: 2시간 50시간>

◍산행거리: 5.4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 버스

 

▶산행 tip: 황장산은 1984년 12월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그 동안 개방이 안 되었다. 황장산은 금년 5월 1일부터 32년 만에 개방이 되었다. 2008. 3. 1~2017. 2. 28일까지 대미산과 황장산의 백두대간은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개방이 안 되어 산악회원들은 국립공원공단의 직원의 눈을 피해서 게릴라식 산행을 해 왔다. 지금까지 백두대간을 완주했다고 떠들어대는 산악인은 모두 비법정 탐방로를 게릴라 전법으로 산행한 사람이다.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 떳떳하지 못하고 법을 어긴 사람들이다.

 

이번 32년 만에 개방된 황장산 코스를 양심에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좋은 것 같다. 다만 개방된 코스가 반쪽 개방이고, 정말 알토란같은 촛대바위와 낙타바위가 있는 수리봉 코스는 개방이 안 되어 많이 아쉽다. 이 코스가 개방이 되지 않고서는 황장산은 개방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문경시와 국립공원공단측은 잘 협의를 해서 조만간 수리봉 코스를 개방하여 많은 산악인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또 그렇게 함으로 황장산 인근 마을주민들에게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황장산 산행은 안생달에서 출발하여 작은 차갓재~맷(묏)등바위~황장산~안생달의 원점회귀 산행으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산악회 단체가 사진을 찍어가면서 느긋한 산행을 하더라도 4시간 채 걸리지 않는다. 코스는 작은 차갓재에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조금 수월한 편이고, 그 반대로 올라갈 경우 메마른 계곡에 정비되지 않은 등산길, 그리고 데크 계단에 실망하게 된다. 초입에서 조금 올라간 계곡 부분의 정작 필요한 부분은 계단이 없고, 산 정상 아래에 데크 계단을 만들어 놓아 뭔가 아쉽고, 잘못 설계된 등산로임을 간파하게 된다. 주먹구구식의 등산로 설계가 산악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현장을 보고 온 것이다. 게다가 아직 이렇다 할 주차장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꿈과 비전이 있는 황장산 산행이 되도록 지자체는 신경을 써야 해야 한다.

 

▶오미자의 고장 문경, 오지 속의 안생달

[안생달]에서 와인동굴까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오른다. 와인동굴가기까지 길옆 오미자밭에 자라고 있는 오미자의 파릇파릇한 잎사귀를 구경할 수 있다. 밭두렁 위에 오미자 가지가 하늘로 타고 오르고 있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인간이나 사람이나 모두 하늘 지향인가 보다. 모든 것이 땅에 살아도 하늘로 뻗어 올라가기를 바라니까. 와인동굴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회원들도 있다. 대체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오미자를 이용한 제품이 많은 것 같다. 와인동굴이 포장도로가 끝나기에 실질적으로 산행 들머리가 된다. 거기에서부터 나무 잎사귀와 넝쿨이 머리 위에 터널을 이루고 있어서 산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길도 대체로 완만하고 흙길이라 걸을 만하다. 와인동굴에서 [작은 차갓재]까지 인파에 밀리어 15분여 걸린다. [작은 차갓재]의 능선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보너스로 불어준다. 골짜기의 답답함이 조금 풀어지게 된다.

 

[작은 차갓재]의 이정표에서 인증샷을 하고 2~3분 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잣나무 군락지다. 시원스럽게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잣나무에 마음도 한결 상쾌하다. 잣나무향이 소소하게 바람을 타고 주위에 깔려 있다. 식물은 자신의 향기를 발한다. 어찌 우리 인간도 자신의 향기를 발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가능하면 좋은 향기를 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구차스럽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길. 하늘로 뻗어 오른 잣나무, 그리고 곧게 산 위로 난 등산로. 그 정갈함에 도취되어 한 컷을 하고 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일행과 어깨 높이를 맞추어 본다. 마음이 동하는 사람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는 산행이 좋다. 그러면서 주섬주섬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네주는 일행의 마음을 접수한다. 얼마가지 않아 오른쪽 벼랑에 자리 잡고 있는 전망대 쉼터에서 산행을 시작한 안생달 마을을 내려다본다. 깊고 험한 오지라 밭뙈기가 크지 않다. 도랑을 따라 형성된 밭뙈기들이 이런 저런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개울 옆에는 마을의 집들이 듬성등성 바닷가 따개비처럼 흩어져 있다. 유월이라 산자락은 더욱 짙어져 가고 있다. 전망대 쉼터에는 타지에서 온 산악회원들과 뒤섞여 사진을 찍는다고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맷(묏)등바위와 황장산의 비경

전망대 쉼터를 지나면서 차츰 경사진 비탈길을 오른다. 조금씩 숨이 차나 보다. 일행의 발걸음이 두꺼비 걸음으로 바뀌어간다. 오늘 코스는 빨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일행은 여유를 가진다. 가풀막을 오르다 숨이 차면 길옆에 앉아서 잠시 과일을 나누어 먹고 간다. 이곳 등로에 있는 바위는 얇은 두부 모양으로 반듯한 것이 특이하다.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았는지 등로는 먼지가 푸석푸석 휘날리고 미끄럽다. 산행들머리에서 맷(묏)등바위 아래까지 1시간 10여 분이 걸렸다. 그 위의 맷등바위는 별로 볼 것은 없다. 잠시 인증샷을 하려고 했지만, 타 산악회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이 거기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 맑고 좋은 경치를 보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그에게 볼멘소리를 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번 산행의 백미는 맷(묏)등바위에서 황장산 가기까지의 6백 미터 구간이다. 데크 계단으로 오르면 아래로 경치가 열리고, 절벽 아래의 뒤틀린 소나무들이 한껏 마음을 부풀게 한다. 또 절벽 난간의 데크 계단 옆의 노송과 절벽이 어우러져 비경을 자아낸다. 암릉이기에 물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 노송의 가지가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의 재목으로 이름을 드높였던 황장산의 황장목이 아니었던가. 그 이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노송들이 그 사연을 들려주고 있는 것 같다. 일행들은 그 절벽의 난간에서 사진 찍기로 부산하다.

 

황장산 정상에서는 앞서간 일행들이 부지런히 자신의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타지에서 온 산악회원들도 많다. 정상은 넓어서 군데군데 식사를 할 자리가 있다.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회원도 있고, 타 산악회원들도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다. 이미 점심식사 시간이 훨씬 지난 1시다. 추억 담기에 배가 고프지도 않은지 정상석 인증샷에 분주하다. 정상석 앞쪽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한다. 35분여의 식사를 하고 단체 인증샷을 하니 40분이 훌쩍 지나간다. 이제 하산이다.

 

▶하산길은 2% 부족해도

황장산 정상에서 삼백 미터를 내려오면 감투봉과 황장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아쉽게도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타 산악회에서는 데크 계단 아래로 난 등로를 따라 감투봉으로 갔다 오는지 되돌아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 번 가보고 싶은 유혹도 있다. 황장산 정상의 경치만으로는 눈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을 비운다. 수리봉 코스는 숙제로 담겨둔다. 내년이나 또 다음에 정식으로 개방이 된다면 다시 오리라. 반쪽 개방된 안생달 원점회귀 산행에 만족을 하고 가야 할 것 같다. 때론 마음을 비울 때도 있는 법.

 

하산길은 온통 데크 계단이다.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쉽게 내려 갈 수는 있어서 좋다. 그런데 마을 부근의 계곡 하산길이 온전치 못해 아쉬웠다. 오히려 그곳을 잘 손질하고 보강해야 할 것 같다. 예산이 부족한 탓인지 아님 공사업체가 그것을 등한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날림 공사의 등산로임에는 틀림이 없다.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특히 계곡 아래쪽은 빗물에 등산로가 쓸려갈 염려가 있고, 길이 소실될 가능성이 있어서 보강이 시급하다. 줄곧 등산로는 계곡의 건천을 따라 내려오게 된다. 물이 없기에 망정이지 장마철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산하는 중에 감투봉까지 갔다 오는 일행을 만나게 된다. 걸음걸이가 빠르기에 감투봉까지 갔다 올 시간이다. 몰래 먹는 떡이 맛있고, 부모 몰래 보는 야동이 더 재미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정칙과 변칙 속에 갈등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감투봉은 갔다 온 일행의 사진으로 위로를 삼는다.

 

▶짧은 하산, 메마른 개울

안생달 마을 부근에 오면 또 다시 오미자밭의 오미자에 눈길이 간다. 밭가에는 호두나무도 있고, 매실도 있어서 시골의 정취를 엿볼 수 있어서 좋다. 일행은 오미자밭에 서서 오미자의 친구가 된다.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면서 한바뀌 돌아 온 원점회귀 산행이다. 이곳은 물이 귀하다. 개울의 물은 말라 있다. 땀을 많이 흘린 후 몸을 시원하게 씻을 곳이 마땅치가 않다. 다행히 사용하지 않은 절이 있다. 그 마당에 상수도가 있어서 아쉽지만 손발을 씻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등목을 하는 사람도 있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물을 뒤집어쓰는 사람도 있다. 절 마당이 넓어서 좋다. 다 씻은 후 옷을 갈아입는 것은 옥상으로 올라가면 된다. 한바탕 광풍이 지나가듯 그렇게 후다닥 모든 것이 끝났다.

 

▶뒤풀이는 산행의 마무리

문경새재의 식당으로 달려가 뒤풀이를 한다. 만차 기념으로 오늘은 특별히 두부전골을 준비했다. 만차임에도 오늘은 행복한 적자다. 조금 나은 먹거리를 준비하고, 또 백산에서는 3회 이상 부부가 참가할 때는 부부할인이 있기에. 타 산악회와 달리 이윤추구를 하지 않는다. 오늘 함께하였기에 더불어 즐겁고, 더불어 행복하고, 더불어 꿈과 희망을 안고 돌아왔다. 어찌 그 즐거운 순간에 건배의 잔을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의 건배사는 [더불어 살자!!!]이다. 너와 내가 함께 이 즐거운 시간에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황장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이기에 산악인이라면 한 번은 정상을 밟아야 한다. 그 숙제를 하고 돌아온 것이다. 장거리 여행이다. 그러나 그렇게 피곤하지 않음은 함께 웃음꽃을 피우고 왔기에. 늘 화기애애하고 믿음이 가는 백산산악회다. 그러하기에 입소문으로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행복 보따리를 찾으러 오는가 보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