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욕지도 트레킹 후기(2020/3/21/토)

부산갈매기88 2020. 3. 31. 17:27

요즘 부산에서 거가대교를 지나서 시간단축을 할 수 있다는 잇점으로 통영의 섬들이 떠오르고 있다. 

거제와 통영은 거가대교가 생김으로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뀌었다.

통영의 봄은 봄도다리 쑥국이 있어서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다.

개나리가 지고, 진달래가 온산을 흐드러지게 피던 날, 만산의 쑥은 쑥쑥 자라나 푸르름을 더해 간다.


욕지(浴地)도의 유래가 사뭇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 옛날 욕지도는 수목이 울창하고 약초가 뒤엉킨 골짜기마다 많이 살았다고 하여 녹도(鹿島)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욕지항 안에 작은 섬이 거북이 모양으로 목욕을 하고 있다고 하여 욕지(浴地)라 하였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그 유래를 알면 그 섬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큰 마음을 먹어야 부산에서 욕지도를 갈 수가 있다. 그래서 아침 7시 반에 부산 하단을 출발을 해서 통영 삼덕항까지 향한다. 부산 하단역에서 삼덕항까지 2시간을 잡았으나 요즘 차가 그렇게 밀리지 않고,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1시간 40분만에 삼덕항에 도착을 했다. 통영 여객선 터미널 부근에서 15분 정도 충무김밥을 산다고 지정거려서 시간이 다소 지체되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승선이 많이 까다로워졌다. 승선을 위해서는 주민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을 꼭 지참하여 배표를 살 때나 승선시에 반드시 보여주어야 한다.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항까지는 페리로 1시간 걸린다. 욕지도 트레킹을 위해서는 배 안에서 점심을 먹고 가면 시간을 절약할 수가 있다. 삼덕항에 내리면 산행 초입지인 야포로 기는 버스가 하선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 그 버스를 타면 야포까지 10여 분 걸린다. 버스 기사는 친절하게 등산 들머리임을 알려 주면서 하차하라고 일러준다. 거기서부터 채비를 갖추어 오르면 된다. 굳이 천황산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고래강정을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다 포장도로가 나오면 그 길을 따라 가다가 선착장으로 하산을 하면 트레킹은 끝이 난다.


그만큼 걸어도 욕지도의 볼거리는 다 본 셈이다. 그래서 1시간 반 정도 승선시간이 남았음에도 트레킹을 미리 마무리한 것은 욕지도의 명물 고등어회 맛을 보기 위해서였다. 선창가의 포장마차에서 먹는 고등어회 맛은 달짝지근한 게 일품이다. 거기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인다면 이태백이 울고 갈 지경이다. 고등어 두 마리에 3만원, 멍게와 해삼을 섞어서 2만원, 합쳐서 5만원이면 다섯 명의 여행객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아주 느긋하게 고등어회 맛을 보면서 배 시간을 기다리면 된다.


세상 사는 게 별거 있던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마음에 맞는 벗이 있다면 이것이 천국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늘 손안에 없는 부귀를 잡으려 하지 말고, 지금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의 시간을 마음껏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