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그리스·日·美 장수마을 사람들의 공통점…간헐적 채식

부산갈매기88 2020. 8. 25. 08:41

주민들의 평균수명이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긴 지역을 ‘블루존’(Blue Zone)이라 한다. 장수연구자 덴 뷰트너(Dan Buettner)는 그리스 이카리아섬, 이탈리아 사르디나, 일본 오키나와섬 , 코스타리카 니코야반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를 장수마을 ‘블루존’으로 꼽았다. 이 지역 주민들의 공통점은 식이요법에 있다. ‘간헐적 채식’, 대부분 채식을 하지만 때때로 육식을 하는 방식이다.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식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엄격한 채식을 시도하기에 망설였던 사람들이 가볍게 시도하기 좋아서다. 현대인들의 간헐적 채식은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을 채식만 하거나 세 끼 중 한 끼를 채식하는 것’이다. 이때도 무조건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니라 보리밥, 현미밥, 나물 등과 같은 한식을 즐길 수 있다.

 

간헐적 채식은 회식이 잦은 한국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하면서도 내 몸을 아끼는 방식이다. 지나친 압박에서 벗어나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장수의 비결로 꼽히는 간헐적 채식의 효과와 실천법을 소개한다.


◇ 일석삼조 효과

1. 몸의 염증 수치를 줄인다.

육식의 단점과 채식의 장점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고기의 지방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햄버거 하나를 섭취했을 때 혈관 내피기능은 27% 감소하고, 염증 수치를 70%나 높인다.

혈관 내피기능 감소는 말초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염증은 동맥의 혈류를 감소시키고, 관절과 근육통을 유발하며, 몸의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한다. 채식은 단 3주 만에 몸의 염증 수치를 29% 줄인다.

 

2. 다이어트 효과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최근 간헐적 단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 끼라도 거르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많다. 간헐적 단식이 어렵다면, 간헐적 채식으로 대체해보자.

 

간헐적 채식은 채식의 건강한 이점을 취하면서 자신의 식습관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이다.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같이 극단적인 방식의 다이어트는 꾸준히 실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이요법으로 육류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살을 빼는 데 도움을 준다.

 

3. ‘원헬스(One health)’ 지구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으로

원헬스는 ‘인간과 동물, 환경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잦은 이상기후와 계속되는 기후변화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식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목축업이 지구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4.5%를 차지한다. 세계 모든 인구가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면 이를 70%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프랑스는 작년 11월 1일부터 유치원·초중고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채식 급식 제공을 의무화했다. 육류는 물론 생선과 해산물도 배제된 식단이다. 이 법안에 60%의 프랑스인이 찬성했다고 한다. 프랑스 내에서 채식 식단 의무화 및 지역 유기농산물 확대가 아이들에게 균형 있는 식습관을 만들어 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고, 환경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 실천법

1. 정제된 곡류 섭취를 줄인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에서는 ‘건강하지 않은 채식’으로 정제된 곡류를 꼽았다. 흰쌀이나 밀가루가 대표적이다. 호밀, 통밀, 현미는 반대로 정제되지 않은 곡류다. 정제된 곡류의 단순 당은 몸에 소화·흡수되는 속도가 빨라 체내 혈당을 급격히 높인다. 당뇨병, 비만 위험이 높아지면서 혈관 건강을 해치고 심장질환 위험도 높인다.

 

2. 육류가 아니더라도 단백질 섭취 가능하다.

현미밥의 약 7%는 단백질이고, 콩류도 단백질 함량이 20% 이상이다. 견과류와 채소류의 10%도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즉, 현미밥을 끼니로 먹고 콩, 두부, 채소 등을 반찬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꾸준히 실천한다.

일주일 중 하루만 채식을 해도 좋다. 세 끼 중 한 끼를 채식하는 것도 좋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꾸준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간헐적 채식으로 몸의 변화를 느끼려면 최소 석 달은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일보 20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