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변이나 유원지에 가면 대규모 개양귀비꽃 군락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 한강공원, 나아가 전국 곳곳에 대규모 개양귀비 꽃밭을 조성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꽃양귀비 축제’를 하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하는 이름은 개양귀비지만, 워낙 예쁜 꽃이다보니 꽃양귀비라고도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아는 분이 많지만 개양귀비(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습니다. 그렇니까 대량으로 심어도 문제가 없겠지요. 진짜 양귀비는 재배를 엄금하고 있습니다. 양귀비의 ‘설익은 열매 껍질에 상처를 내어, 흘러나오는 유액(乳液)이 말라 약간 굳어졌을 때 70℃ 이하에서 말린 것’이 아편입니다. 그래서 ‘학술적 연구 필요로 작은 면적에 재배할 때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그런데 요즘에도 아래와 같이 양귀비를 몰래 재배하다 경찰에 단속됐다는 기사가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전남 완도해양경찰서는 아편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상비약 대용 목적으로 텃밭에 밀경작한 A(57)씨 등 주민 16명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해경은 A씨 등이 밀경작한 양귀비 318주를 압수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양귀비를 몰래 재배하다 걸리는 사람이 해마다 1000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농어촌 어르신들인데, 민간에서 양귀비를 복통과 기관지염, 불면증과 만성장염 등 치료에 써왔기 때문입니다. 단속에 걸리면 거의 다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조금 키운 것”, “씨가 날아와 자랐는데 이뻐서 뽑지 않았다”고 말한답니다. 그러나 단 한 포기라도 재배하면 불법이고 자생했더라도 당장 처치해야한다고 합니다. 경찰은 “양귀비를 재배·매수·사용하다 걸리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양귀비와 개양귀비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입니다. 단속하는 경찰도 양귀비와 개양귀비 구분에 어려움을 겪어 의심스러우면 일단 뽑아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다고 합니다. 2016년엔 경북 안동시가 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 낙동강변 등에 양귀비 수천 본을 심었다가 뒤늦게 진짜 양귀비인 것을 알고 뽑아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짜 양귀비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습니다. 진짜 양귀비와 개양귀비 차이가 보이는지요? 진짜 양귀비와 개양귀비를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진짜 양귀비를 볼 수 없으니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데 단속하는 경찰이 그나마 제일 잘 알겠지요?
경찰청 홈페이지 자료와 국가생물종정보를 바탕으로 비교하면 먼저 ①양귀비는 줄기와 꽃봉오리에 털이 없어 매끈하지만 개양귀비는 줄기와 꽃봉오리 전체에 잔털이 나 있습니다. ②열매도 양귀비는 크고 둥글지만, 개양귀비는 작고 도토리 모양으로 길쭉한 편입니다. ③양귀비 잎은 밑부분이 줄기를 감싸지만 개양귀비 잎은 그렇지 않습니다. ④양귀비는 꽃잎 안쪽에 검은 무늬가 있고, 개양귀비는 없는 것이 많지만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구분 포인트로는 애매합니다.
개체와 꽃의 크기도 구분에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진짜 양귀비가 더 큰데, 개체 높이가 50~150cm, 꽃잎 하나의 길이는 5~7cm입니다. 반면 개양귀비는 개체 높이는 30~80cm, 꽃잎 하나의 길이는 길이 3~4cm입니다. 가장 쉽고 확실한 것은 줄기에 털이 없이 매끈하면 진짜 양귀비, 있으면 개양귀비인 것 같습니다. 진짜 양귀비는 보기 어려우니 주변에 흔한 개양귀비를 보면서 진짜 양귀비와 차이를 유추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개양귀비(꽃양귀비). 줄기와 꽃봉오리에 잔털이 많다. 진짜 양귀비는 줄기와 꽃봉오리에 털이 없어 매끈하다.
[김민철의 꽃이야기] 조선일보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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