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에 강한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기차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 채 거북이처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승객 가운데 갓난아기를 안은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내릴 역을 지나치지 않으려고 잔뜩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떄 한 신사가 여인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내릴 역을 가르쳐 드리지요."
기차는 눈보라를 뚫고 서서히 달렸다.
기차가 어느 역에 멈춰 서자 신사가 여인에게 말했다.
"이곳에서 내리십시오."
여인을 신사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갓난아기를 안고 기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다음 정거장에서 신사를 머리를 감싸안으며 울부짖었다.
여인이 내려야 할 역은 바로 이곳이었다.
신사는 기차가 잠시 멈춘 줄도 모르고 여인에게 길을 잘못 가르쳐 준 것이었다.
이튿날 여인이 내린 철길 옆에는 아기를 안은 여인의 모습을 한 눈덩이가 발견되었다.
여인은 낯선 철길에서 아기를 안은 채 얼어 죽은 것이다.
나의 말 한마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친절이 다 가치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고, 그것이 옳은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심창희 <지혜의 보석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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