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마지노선의 법칙

부산갈매기88 2010. 2. 17. 08:26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이었다.

신병기로 등장한 기관총 때문이다. 병사들이 참호를 파거나 요새에 숨어서 총을 겨눈 채로 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기이한 전쟁이 되었다. 당시 프랑스가 독일의 대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도 근대적인 요새 덕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프랑스의 육군 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프랑스-독일 국경사이에 설치된 기존의 요새를 획기적으로 보강하는 거대한 시멘트 방벽을 쌓자고 제안했다. 그러면 독일의 침략을 온전히 분쇄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쌓은 것이 길이 750km에 달하는 콘크리트 방벽의 마지노선이었다. 서울-부산 길이의 2배나 되는 엄청난 규모였다. 공사 기간도 거의 10년이나 걸린 당시로서는 세계적인 공사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지노선을 따라 개인용 참효를 파고 중,장형 대포를 촘촘히 설치했다. 이렇게 마지노선을 쌓고 나자 독일군의 어떤 공격에도 안심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프랑스 전역에 팽배했다.

 

그러던 중 독일에 히틀러가 등장하여 서서히 전쟁의 기운이 감돌았지만 프랑스는 병력을 예비군으로 돌릴 정도로 여유 만만했다. 마지노선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사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은 벨기에를 가로질러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프랑스로 침공해 들어갔다. 그러자 프랑스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모든 방어 전략이 마지노선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허둥대다가 무너진 것이다.

 

독일군은 프랑스가 그토록 자신만만해 하던 마지노선의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여기서 ‘마지노선의 법칙’이 생겨났다. 견고한 방어선은 심리적 무장해제를 부른다는 것이다.

 

 

이영직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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