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견딤이 쓰임을 결정한다.

부산갈매기88 2009. 4. 1. 09:14

일본에는 세계 최고의 목조 건축물인 호류지(法隆寺)가 있습니다. 니시오카 가문은 화재와 멸실의 위험이 있는 호류지를 1,400년간 대대로 지켜 오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크고 오래된 건축물을 짓는 목수를 궁목수(宮木手)라고 합니다.

 

니시오카 츠네카츠는 궁목수입니다. 그 집안사람들이 천년이 넘도록 지탱하는 목조 건축물을 세울 수 있었던 까닭은 천년 이상을 지탱할 수 있는 노송을 썼기 때문입니다. 니시오카 가문은 “천년 이상을 지탱하는 건축물을 지으려면 천년된 노송을 써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들은 나무의 생명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견뎌 냈는지 그 연수로 측정했습니다.

 

니시오카 가문은 “천년 된 나무라면 모름지기 천년은 지탱하도록 건물을 만들어야 궁목수로서 그 나무에게 면목이 서는 일이다.”라고 가르쳤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이 천년이 된 노송으로 건축물을 짓고 나면, 반드시 나무를 새로 심었다는 것입니다.

 

그 나무들은 미래 새로 지을 집의 재목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비전은 집을 짓고 난 후 그 집을 다시 지을 미래를 생각하며 나무를 심는 마음에 있었습니다. 천년을 내다보며 집을 짓고, 천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었던 것입니다. 진짜 궁목수는 나무를 사지 않고 산을 샀습니다. 곧 나무 심을 산을 사서, 계속해서 목재를 공급했던 것입니다. 가문 대대로 남긴 말들이 우리의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집을 짓는데 나무를 썼거들랑 미래에 지을 집을 위해 새로 나무를 지으라. 필요에 따라 나무를 사지 말고 나무를 구할 산 자체를 사라.'

 

천년을 견딘 나무는 천년 이상을 쓰임 받습니다. 견딤의 시간이 쓰임의 시간을 결정합니다. 힘들어도 잘 견디십시오. 견딤의 기간이 쓰임의 시간을 결정한다면 견딤의 강도가 쓰임의 강도를 결정합니다.

 

뜨거운 용광로를 견뎌 낸 그릇이 견고합니다. 풀무 불에 들어갔다 나온 쇠가 견고합니다. 뜨거운 불을 견뎌 낸 금이 빛납니다. 토기장이는 자신이 원하는 영광스런 그릇을 만들기 위해 그릇을 파기하고 또다시 만들어 가마에 집어넣습니다. 토기장이는 그릇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기대하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그릇을 심하게 다룹니다. 그릇은 파괴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창조에 이르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정진홍 삼성경제연구소 사이트(SERI CEO)>에 소개한 글

 

*견딤이 쓰임을 결정합니다. 한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기까지 오랜 시련과 고통, 훈련을 견디어 내어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사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쓰임을 받기 위해서는 지독한 훈련과 단련이 필요하겠지요. 오늘도 인내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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