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약이 되는 생선, 독이 되는 생선

부산갈매기88 2010. 4. 7. 17:00

훌륭한 단백질 급원인 생선이 수은에 오염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곤 합니다.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에게는 수은이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안전하게 생선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식단이 서구화가 되면서 비만과 대사증후군 같은 질환의 유병율이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육류 대신 생선을 섭취하여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선은 훌륭한 단백질 급원식품으로 육류에 비해 지방이 적을 뿐만 아니라 생선 기름 즉 어유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오메가-3 지방산 중 하나인 DHA는 두뇌 성장 발달에 좋다고 보고된 이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요.

그러나 바닷물의 오염으로 어패류에 수은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과연 생선을 먹는 것이 좋은지, 안 먹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수은은 건전지, 스위치, 형광 전구 등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며, 의료적인 목적으로 의약품 등에도 이용되는 중금속의 일종입니다. 수은은 자연상태에서 무기수은과 유기수은 상태로 존재하는데 물속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무기수은이 유기수은의 일종인 메틸수은으로 변하여 생선에 축적되고, 이들 생선을 사람들이 섭취하면 인체에 축적되어 독성을 나타냅니다. 과거에는 주로 과량의 수은으로 인한 환경 공해로 인해 수은 중독이 발생했습니다. 1956년 일본 미나마타 현에서 공장폐수로 오염된 강에서 잡은 생선을 먹고 수은 중독으로 주민 47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수은 중독을 미나마타병이라고 부릅니다. 이후 환경 관리로 과량의 수은 노출로 인한 중독은 줄어들게 되었으나 낮은 농도라 하더라도 수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영구적으로 뇌,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고,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운동장애, 언어장애, 난청, 사지 마비가 나타나고 심하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임신부나 수유부가 수은을 섭취하게 되면 수은은 모체에서 태아로 전달되어 발달 장애나 뇌신경 장애를 일으키는 등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수은 오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FAO/WHO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 (JECFA)에서 수은과 메틸수은의 주간잠정섭취허용량 (the provisional tolerable weekly intake : PTWI)을 5㎍/kgㆍbw/week과 1.6㎍/kgㆍbw/week으로 정하고 있는데요. 이를 60kg 성인이 하루 동안 섭취할 수 있는 양으로 환산하면 수은은 42.8㎍/day, 메틸수은은 13.7㎍/day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식품을 통해 섭취한 총 수은의 양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은 섭취량은 2.4㎍/day였으며, 그 중 76%인 1.826㎍/day가 어패류를 통해 섭취된 것이었습니다. 실제 수은 섭취량 2.4㎍/day은 섭취 허용량과 비교하였을 때 5.6% 정도로 안전한 수준이었습니다.

식약청이 조사한 우리나라 생선내의 메틸수은 양을 보면, 조기는 평균 71㎍/kg(잔조기 1마리는 대개 100g 정도), 고등어는 42㎍/kg, 갈치는 82㎍/kg으로 법적 기준치 (500㎍/kg)보다 낮은 수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 결과에 따르면 갈치 1토막을 80g으로 자르면 하루 1~2토막까지 섭취 가능합니다. 하지만 생선의 수은 함량은 바다 속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선마다 수은 함유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치류 중 특히 새치류는 메틸수은양이 최대 1100㎍/kg 으로 수은량이 법적 기준을 넘는 것도 있었습니다. 회와 같이 한번에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는 생선의 어종 및 섭취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면 어떻게 하면 생선을 통해 섭취하는 수은의 양을 줄일 수 있을까요?

1. 수은은 생선에 축적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갈수록(수명이 길고 육식성 어류일 수록) 수은 오염은 더 심해집니다. 예를 들면, 참치류 같은 생선들은 수은이 더 많이 농축되어 있어 이러한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수은이 더 많이 축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선을 섭취할 때에는 큰 생선보다는 먹이사슬에서 아래에 있는 작은 생선을 선택하시도록 합니다.

2. 수은 및 각종 오염물질은 지방이 높은 부위나 내장기관에 축적되므로 생선 껍질, 기름, 내장과 간은 깨끗이 제거하고 조리하면 중금속의 위험에서 좀 더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3. 체내 수은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셀레늄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셀레늄은 수은과 결합하여 수은을 비활성화시켜 위험을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타민 E와 같이 섭취하면 그 효과가 더 좋아집니다. 셀레늄이 풍부한 식품은 해산물, 살코기류, 곡류, 견과류, 우유 및 유제품이며, 셀레늄 역시 과량 섭취시에는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영양제보다는 식품 형태로 섭취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비타민 C는 체내 수은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4. 뇌신경 발달과 관련하여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임신, 수유부와 어린이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기준이 적용될 수 없으므로, 특히 이들 계층에 대해서는 섭취량과 빈도에 대한 섭취 권고안이 필요합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들 계층에 대해 환경보호청(EPA)과 식약청(FDA)에서 상어, 참치류, 북대서양고등어, 옥돔에는 수은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섭취를 피하고, 수은 함량이 낮은 어패류 중심으로 주당 170g (생선 작은 토막 50g 기준 3.5회 기준)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생선의 수은 섭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선 섭취에 대한 권고안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제공:서울대학교병원 웹진> <joins! 헬스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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