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맛이 오른 조개

부산갈매기88 2010. 6. 1. 17:50

겨우내 통통히 오른 살, 산란 전 요즘이 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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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속담이 있다. 봄 조개는 겨울 동안 갯벌에서 영양을 듬뿍 먹고 살이 꽉 차 있어 맛이 뛰어나다. 다음 달 말부터는 조개들의 산란 철이 돌아와 살이 빠지는 데다 패류 독소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날것으로는 섭취가 불가능하다. 조개의 진정한 맛을 느끼기엔 이달이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나는 조개는 키조개·가리비·개조개·새조개·백합·피조개·바지락·모시조개·홍합·대합·맛조개 등 종류도 다양하다. 날씨에 따라 갯벌에서 조업이 되지 않을 때는 북한산이 국산을 대신하기도 한다.

조개는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또한 타우린 성분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른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부재료로 많이 활용된다. 특히 국물을 담백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요리할 땐 조개류에 부족한 칼슘과 비타민 A·C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부추와 궁합이 맞으므로 같이 넣어 요리하면 좋다.

성인 손바닥보다 훨씬 큰 키조개는 농가에서 곡식을 까부르는 데 쓰는 ‘키’를 닮아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가리비는 우리가 흔히 먹는 조개류 중 유일하게 동해의 모랫바닥에 서식한다. 가리비를 고를 땐 껍질이 약간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것이 좋다. 개조개는 대합처럼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의 조개다. 지방 함량이 적고 살이 많아 구이에는 빠지지 않는 감초다. 껍데기가 두껍고 무게가 묵직한 것을 고른다. 클수록 살이 많기 때문에 작은 것 두 개보다 큰 것 한 개가 먹기에 훨씬 실하다.

새조개는 발이 길게 뻗어 나와 있고, 껍데기를 까 놓으면 작은 새 모양을 하고 있어 새조개라고 불린다. 여수에서는 일본말을 써서 도리가이, 부산 쪽에서는 갈매기 조개, 남해에서는 오리조개라고도 불린다. 주로 발 부분을 먹으며 샤부샤부로도 최근 인기다.

전복과 소라는 조개의 귀족이다. 소라는 양식이 불가능해 12~4월 나는 자연산을 최고로 친다. 소라를 고를 땐 껍질이 얇으면서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복은 자연산이 매우 귀하며, 일반적으로는 남해안 양식 전복이 흔하다. 회·찜·죽 등으로 요리하며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선한 조개는 껍데기가 양쪽으로 단단히 입을 다물고 있고, 조개끼리 부딪혔을 때 부서짐 없이 맑고 명쾌한 소리가 들린다. 소금물이나 뜨거운 물에 담가도 껍데기를 닫고 있는 것은 상했거나 죽은 조개이므로 요리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해감을 시킬 때는 한 시간 정도 연한 소금물에 담가 두어야 모래가 씹히지 않는다.

올봄 이상저온으로 최근 10년 이래 수산물이 최저의 어획량을 기록하며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조개류는 갯벌에 지속적으로 종패를 뿌리기 때문에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가격도 예년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100g 기준으로 바지락 3300원, 백합 7000원, 재첩 500원에 팔고 있다. 키조개는 1마리 2000원.

롯데백화점 수산물 선임상품기획자(CMD) 임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