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보통 3일에 한 번 정도 사냥을 한다. 사실 사자의 사냥을 보면 초원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사슴처럼 작은 가젤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제왕 몇 마리기 동원되기 때문이다. 얼룩말이나 누를 사냥할 때는 최소한 너댓 마리가 경쟁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몸집이 커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생존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힘을 모은다고 해서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냥 성공률은 평균 30% 밖에 안 된다. 10번 쫓으면 3번 정도만 성공하는 것이다. 그냥 쫓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이렇다. 쫓기는 자의 실력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정도만 ‘먹고 살만’하다.
무리를 이루지 못해 협동사냥을 못하거나 상처를 입어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 사자들은 굶어죽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픈데 추격하느라 힘을 쓰면 기운이 완전히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냥에 몇 번 실패하는 날엔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사냥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여섯 마리로 이루어지는 무리에서 태어난 사자 새끼들도 곧잘 굶어 죽는다. 태어난 새끼들 중 1만이 건강한 어른 사자로 자라고, 무리의 보스에 오르는 녀석들은 겨우 3% 정도에 불과하다.
당연히 좋은 기회가 아니면 함부로 추격하지 않는다. 힘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다. 건강하고 잘 뛰는 녀석은 너무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노쇠하거나 병약한 녀석들, 아직 어린 새끼들을 주로 추격한다. 문제는 그런 녀석들을 쫓아가도 성공률이 30% 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남쪽에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사자들의 생존율은 더 낮다. 사자를 잡아먹는 포식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생존율이 10%밖에 안 된다. 얼핏 이해가 안 되는 수치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위세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성공이 중요하다. 아마 칼라하리 사막에서 살아남은 10%의 사자들은 이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알았기 때문에 살아남았을 것이다. 그것이 생존의 법칙이고, 추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서광원 <사자도 굶어 죽는다>에서
*우리도 너무 많은 힘을 한꺼번에 무모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힘이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 전력투구도 중요하지만 전력투구한 후에도 살아남아 있을 정도의 힘은 남겨 두어야 한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힘도 중요하지만 정상에서 잘 내려올 수 있는 힘도 역시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정상을 향해 올라간 후에 잘 내려오지 못하여 정상에서 죽고 만다. 올라갈 때 힘이 필요한 만큼이나 내려올 때도 힘이 필요하다.
강준민 <나를 위로하시는 하나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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