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신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부산갈매기88 2009. 4. 16. 12:18

뉴욕에 야세르라는 젊은 경찰관이 있었다.

한 차례 추격전이 있었는데, 그때 악당이 쏜 자동소총 총알이 그의 왼쪽 눈과 오른쪽 무릎에 명중되고 말았다. 3개월 후 병원에서 퇴원한 야세르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우람한 체구에 부리부리한 두 눈을 번뜩이던 미남이 한쪽 눈이 멀고 다리마저 저는 장애인이 되어버렸다.

 

뉴욕 유선 라디오방송국의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지금 당신에게 닥친 악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지금 악당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것만 생각할 뿐입니다. 내가 직접 그를 잡을 겁니다.”

기자는 그의 다치치 않은 한쪽 눈에서 사람을 섬뜩하게 하는 분노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날 이후 야세르는 사람들의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그 악당을 잡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 그는 미국 전역을 돌고 또 돌았다. 심지어 별가치도 없는 단서 하나 때문에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9년 후, 결국 그 악당이 잡혔다. 당연히 그가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로상 수상식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영웅이 되었다. 많은 매스컴들이 그에게 미국에서 가장 의지가 강하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얼마 후, 야세르는 자신의 침실에서 동맥을 끊고 자살했다. 사람들은 그가 남긴 유서에서 자살한 동기를 찾을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를 살아가도록 한 신념은 바로 악당을 잡아야 한다는.... 지금 나를 해친 악당이 잡혀 형을 받았다. 원수를 갚고 나니 내가 살아가야 할 의미 또한 사라졌다. 나는 그동안 바뀐 내 모습에 한 번도 절망해 본 적이 없었는데.....”

 

눈 한 쪽을 잃거나 다리 하나를 잃는다고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념을 잃어버리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다.

 

<살면서 꼭 알아야 할 99가지 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