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작은 배려가 행복을 만든다

부산갈매기88 2009. 4. 27. 07:16

일본 도쿄의 무역회사에 독일기업의 한 바이어가 거래를 위해 방문했다. 일본 무역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거래였기에 독일 바이어가 묵는 호텔과 일본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상담을 하던 중에 그 바이어는 자리에서 일어설 뜻을 비쳤다. 바이어는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오사카로 급히 가봐야 하겠다고 하며 나머지는 내일 처리하자고 했다. 거래를 성사시키려던 일본 회사의 담당직원은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바이어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일본이 초행길이라 오사카 왕복 기차표를 예매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바이어는 오사카에 다녀와서 다시 상담을 했지만 쉽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거래하고자 하는 제품에는 대체적으로 만족했지만 가격에 서로의 의견을 보여 보이지 않는 줄다리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또 독일 바이어는 오사카를 오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바이어는 오사카에서 도쿄를 오는 기차 안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그는 가방에 모아 둔 왕복 기차표를 유심히 살피던 중 그는 확실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가 도쿄에서 출발해서 오사카로 향할 때는 언제나 오른쪽 창가에 앉았고, 도쿄로 돌아올 때는 왼쪽 창가에 예약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늘 같은 자리였다. 그는 도쿄의 무역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기차표를 예매해준 여직원을 찾았다.

 

여직원이 상담실로 들어서자 독일 바이어가 물었다.

 

“기차를 탈 때마다 늘 같은 자리로 예매가 되어 있던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고단한 일정 속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시며 피곤을 푸시라는 뜻이었습니다.”

 

“피곤을 풀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요?”

 

독일 바이어는 여직원의 말에 더욱 궁금증이 생겼다.

 

“후지산은 기차를 타고 오사카로 향할 때는 오른쪽에 있고 도쿄로 다시 돌아올 때는 왼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후지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늘 감상하실 수 있도록 좌석을 예매했던 것입니다.”

그는 여직원의 작은 배려에 매우 큰 감동을 받았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힘겨운 줄다리기도 그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와 피곤도 일순간 사라지는 것 같았다. 독일 바이어의 얼굴에 환한 기운이 감돌았다.

 

“좋습니다. 오늘 당장 계약을 합시다. 지난번에 제시한 그 가격으로 결정하겠습니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배려하는 여직원이 있는 회사라면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회사라면 저희가 조금 손해를 봐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상현 <참 행복한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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