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로암 옆의 인도를 따라 백운암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산을 오른다. 초입은 높은 소나무 때문에 싱그러운 느낌도 든다. 10여 분을 올라가니 드디어 말라버린 계곡이 나타난다. 그 화려하던 울창한 수목은 모두 옷을 벗고 서서 자신을 덮고 있다. 그래도 가랑잎은 자신이 살게 해 준 그 나무에게 자신의 몸으로 마지막 선물을 내 주고 있었다. 계곡 옆 벤치에 앉아 감을 하나 꺼내서 수분을 보충한다.
거기서 백운암까지 600미터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오르는 길은 너덜지대이고 돌계단이라 다리가 다소 뻑적지근했다. 6백 미터이기에 단숨에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건만,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백운암은 산 중턱 7푼 능선에 자리잡고 있었다. 암자 입구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생명수가 아닌가!
이어서 나무 계단으로 잘 정돈되어 있었고, 조망하기 좋은 곳에는 벤치를 몇 개씩 배치하여 쉬었다 하게 해 놓아 보기에는 그럴듯 했다. 그러나 이미 인간의 조형미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자연미는 그 만큼 반감되어 가고 있었다.
백운암에서 함박재까지는 920m 라는 이정표가 함박재에 서 있었다. 그 고개에 올라서니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베리아 벌판이 따로 없는 것 같았다. 바람 소리에 지레 겁을 먹고 옷을 추스려 본다.
거기서부터는 채이등, 죽바우등, 한피기고개, 시살등의 능선이 이어지기에 여기저기를 지정거리며 기웃거려 본다. 찍을 줄 모르는 디카로 그저 풍광을 담아본다.
현재 종합병동에 준하는 나의 몸으로 지산마을에서 함박재까지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정상 산꾼이라면 아마 2시간 반~ 3시간 정도 걸리지 않나 생각한다.
<함박재>
<채이등>
<청수좌골에서 마주친 이정표>
<죽바우등(투구바위)>
<죽바우등(투구바위)>
<한피기고개/ 청수우골에서 마주친 이정표>
<시살등>
<그 녀석 아가리 한 번 크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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