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외국에서 한국사람 알아 보기

부산갈매기88 2010. 12. 28. 07:19

1.외국에서 한국사람 알아 보기-건널목 맞은편 신호등에 노란불 들어오자 마자 황급히 전진하는 사람.

 

2.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가 있다는 사실은 참을 수 있어도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다는 사실은 참을 수 없는 것이 여자다.

 

3.세상만사가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살아가는 데 익숙하도록 만들어 주시는군요. 이러다 진짜 도인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4.알리라 알리라 알고야 말리라. 알리라 고개로 넘어 간다. '나(자기 자신)'를 버리고 앎의 길을 가는 사람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이외수식 민요(아리랑) 해설.

 

도라지(道라지) 도라지 백(백의민족)도라지. 심심산천의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스리슬쩍 넘친다(작은 깨달음 한두 번에도 온 우주가 충만해진다는 뜻)-이외수식 민요(도라지) 해설.

 

5.출산한 지 사흘밖에 안 된 산모가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정신착란을 일으키고 자기가 낳은 자식이 돼지 새끼로 보여서 가마솥에 넣고 삶았다는 보릿고개. 그런 보릿고개를 겪어본 사람들에게는 밥투정이 사치로 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6.젊었을 때는 짬뽕을 먹을까 짜장면을 먹을까로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먹을 것만 있다면 무조건 행복.

 

7.점령군처럼 몰려와 움트는 나무들의 머리채를 난폭하게 흔들어 대는 황사바람. 말해라, 제일 먼저 봄이라는 놈에게 가랭이를 벌린 년이 누구냐. 하지만 나무들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한결같이 먼 산만 쳐다보면서 키득키득 웃음을 흘리고 있네.

 

8.다른 할 일도 많을 텐데 정치에 신경 끄라고 충언해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추호도 정치에 뜻이 없습니다. 작가도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시대나 정국을 비판하거나 풍자할 자격이 있습니다.

 

9.날씨가 흐렸습니다. 신경통이 도집니다. 신경통이 도지면 가을도 아닌데 관절 속에서 풀벌레들이 왁자지껄 울어댑니다. 아플 때는 특히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10.그대가 여자일 경우에는 명심하라. 사랑은 반드시 백마 탄 왕자와 함께 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말을 끄는 마부와 함께 오기도 한다. 오, 알흠다운 사랑!

 

-이외수 트위터에서 http://twtkr.com/oi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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