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암릉비박 가이드 단양 황정산] 산수화풍의 수리봉 용아릉에서 맞는 초여름 밤

부산갈매기88 2011. 7. 8. 15:38

충북 단양군 대강면 황정산(黃庭山·959.4m)은 한국 산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산이다. 남쪽 수리봉(守理峰·1,019m)에서 신선봉(985m)과 황정산을 거쳐 영인봉(830m)으로 이어지는 이 산줄기는 곳곳에 기암괴봉이 솟구치고,  수십 길 벼랑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그 아래로는 멋들어지게 뻗어내린 암반을 타고 옥수가 흘러내리는 골짜기들이 있다.

특히 설악의 암릉을 옮겨놓은 듯한 절경을 이루어 ‘수리봉 용아릉’이라 일컬어지는 수리봉~신선봉 능선은 백두대간뿐만 아니라, 월출산 국립공원 일원의 명산들도 한눈에 들어와 조망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이 수리봉과 신선봉은 멋진 비박 장소이기도 하다. 소나무가 적당히 우거진 평평한 바위지대는 달빛이나 은하수를 즐기며 하룻밤 보내기에 그만인 곳이다. 단, 식수를 바닥부터 짊어지고 올라야 하는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수리봉 산행 코스는 방곡리 오목내마을~수리봉~신선봉~방곡리 도예촌 코스가 가장 짧다(약 3시간).


▲ 고사목과 기암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수리봉 용아릉. 신선봉과 산 아래로 방곡리 도예촌이 평화롭게 내려다보인다.

대강면 남단에 위치한 방곡리 오목내마을은 단양팔경 사인암에서 남쪽으로 빗재를 넘어가는 지방도로를 따라 접근하는 게 수월하다. 충북·경북 도경계 약 700m 직전 오목내마을 입구에 수리봉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윗점마을은 비포장 동쪽 약 1km 지점의 능선자락에 있고, 등산로 입구는 마을 진입 다리 위쪽에 있다.

다리 앞에서 수리봉 남서릉으로 접어들어 10분쯤 오르면 수리봉 남벽이 위압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와이어로프가 설치돼 있는 완경사 바위 지대가 나타난다. 이어 슬랩바위 지대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20분쯤 오르면 능선 삼거리(수리봉 180m, 수학봉 1.3km, 윗점 2km). 수리봉은 예서 왼쪽으로 지척에 솟아 있다.

‘수리봉 해발 1,019m, 촛대봉 4km, 방곡도요 2.1km, 대강면 11km’란 표시가 돼 있는 정상석이 얹혀 있는 수리봉 정상은 소나무가 적당히 우거져 있고 조망이 빼어나 하룻밤 보내기 적격인 곳이다.정상에서 북릉을 따라 40m쯤 가면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백두대간과 월악산국립공원 일원의 명산 명봉이 잘 바라보이는 조망점이다. 너럭바위를 내려서면 쇠줄이 설치된 급경사 바위를 내려간다. 이어 20m 밧줄을 잡고 내려선 다음 왼쪽 급경사바위를 횡단하면 V자 안부. 수리봉 용아릉이 시작된다.

양쪽이 수십 길 절벽을 이룬 안부를 건너면 쇠줄 구간을 세 번 거친다. 마지막 쇠줄에 이어 절벽을 횡단하는 20m 쇠줄 구간을 지나면 신선봉 정상이다. 신선봉을 지나 첫 번째 삼거리에서 왼쪽(서쪽) 능선 길을 따르면 방곡도예 종합전시장 남쪽 노송 앞으로 내려선다.

갈림목에서 20분 더 가면 두 번째 갈림목. 오른쪽 능선 길은 석화봉으로 이어진다. 황정산자연휴양림이 목적지라면 석화봉 쪽으로 산행하도록 한다. 석화봉 갈림목에서 1시간30분쯤 지나 빗재(636m) 길(약 1시간)이 갈라지는 황장산 남봉을 지나면서 바윗길은 더욱 험해지지만 풍광과 산행 묘미는 한층 더해진다.

이어 황정산 정상에서 자연성곽 같은 북릉을 따라 짜릿함을 느끼며 50분쯤 가면 왼쪽으로 빗재 도로로 빠지는 길이 갈라지는 네 번째 갈림목이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영인봉을 넘어선 다음 밧줄을 잡고 바위를 올랐다 다시 내려서면 원통암 갈림목(원통암 1.13km, 황정리 2.52km)이다. 오른쪽 지능선을 따르면 원통암을 거쳐 대흥사나 부근의 도로로 내려서고, 절벽을 올라선 다음 북릉을 따르면 대흥교 부근의 도로로 내려선다.

윗점 출발 이후 원통암에 갈 때까지 샘이 없으므로 비박 산행 시에는 식수를 넉넉히 준비해야한다.


information

교통 방곡리행이나 황정리 황정교(원통사 입구에서 약 4km)행 노선버스는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 고수대교 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방곡리행은 1일 6회(07:35, 09:00, 10:30, 13:15, 14:50, 17:45) 운행, 30분, 요금 2,750원. 황정리행은 1일 9회(06:15, 08:05 09:35, 12:40, 13:45, 15:15, 16:30, 18:30, 19:35) 등 운행. 20분, 요금 2,000원.

문의 단양버스 043-422-2866.

서울→단양 동서울터미널(
www.ti21.co.kr)에서 1일(06:59~18:00) 12회 운행. 2시간30분, 요금 1만2,700원. 또는 청량리역에서 단양 경유 중앙선 열차 이용. 홈페이지 www.korail.com

제천→단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0분~1시간 간격(07:17~21:10) 운행. 40분, 요금 3,300원.

문의 043-644-5533.

숙박(지역번호 043) 수리봉 입구 오목내마을에서 벌재 방향 5분 거리에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집들이 있다. 황장산쉼터(422-8285) 토종닭 3만5,000원, 오리 4만 원, 산채비빔밥 6,000원, 버섯전골 3만~4만 원. 신선봉가든(043-422-6011) 한방오리백숙·오리불고기 4만 원, 닭백숙 4만 원, 능이버섯찌개 3만~4만 원.

사인암 부근에 비교적 깨끗하고 새로 생긴 민박집이 여럿 있다. 새남민박 (422-7236). 석화봉 동쪽 직바위골에 위치한 황정산자연휴양림에는 6인용 4실(성수기·주말 8만5,000원/비수기·주중 5만 원)과 8인용 4실(9만8,000원/6만 원)로 구성된 연립동과 7인용 산막 2동(8만5,000원/5만 원)의 숙박시설이 있고, 야영장이 갖춰져 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주차료 경차 1,500원, 중소형차 3,000원, 대형 5,000원이다. 야영데크 4,000원, 오토캠핑장 8,000원. 숙소 이용자는 입장료와 주차료 면제. 예약은 인터넷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
www.huyang.go.kr)에서 받는다.

문의 043-421-0608~9.

       글=한필석 부장

    사진=정정현 부장      <월간산/ CHOSUN.COM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