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야기

위대한 결단: 거래의 신, 혼마 무네히사

부산갈매기88 2009. 2. 28. 12:11

18세기, 일본 에도시대에 신출귀몰한 거래로 일본 경제를 흔들었던 거상 혼마 무네히사 (本間宗久; 1717~1803)는 지금도 상인의 하늘, 거래의 신(神)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는 23세에 혼마 가문의 양자로 들어가 쌀 거래로 엄청난 부를 축적해서 혼마 가문을 에도시대 천하제일의 부자 가문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혼마가 처음부터 성공의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혼마는 쌀 거래의 실패로 가진 돈을 다 날리고 절을 찾아갔다. 염불 소리라도 들으면 뭔가 달라질 거 같아서였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주지스님이 찾아와서 깃발이 왜 펄럭이는지 묻는다. 혼마는 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세속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

 

“저 깃발이 흔들리는 건 자네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네.”

 

스님이 남긴 말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치듯이 혼마를 커다란 충격에 빠트렸다. 한동안 얼얼한 표정으로 자신의 두근대는 심장소리를 느끼며 앉아있던 그는 모든 것은 마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혼마가 스님의 말에서 깨달은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온갖 허상과 그러한 허깨비들에 마음이 휘둘리는 자기 자신을 보는 법이었고, 자신을 통해 남을 아는 법이었다. 그는 그것을 깨닫는 자만이 장사든,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 속에서 혼마는 자신의 마음을 정리해서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세표의 근간이 되는 '캔들 차트'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투자 비법인 '사께다 전법'을 창시했다. 캔들 차트는 다른 기법과 달리 인간의 내면 본성을 꿰뚫는 진리가 있으며,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자신을 돌아보면서 바닥, 천정이라는 추세를 확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방법을 이용해서 그 후 거래에서 단 한 번도 손해를 보지 않고 매매할 때마다 이익을 거두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부를 이루어 에도 시대 천하제일 갑부가 되었으며 ‘텐구(天拘:전설 속에서 전능하면서도 불가사의한 산신령 같은 존재)’라는 별칭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백전백승 거래의 신, 앉아서 천하를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혼마 가문에는 혼마 무네히사가 절대로 외부사람에게 알리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진 ‘혼마비전’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혼마는 거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글, 아무리 막역한 사이라 할지라도 절대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오직 나 혼자 부자가 되고자 함이 아니다. 이 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쉽게 생각해 매매를 하므로 실수하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신상에 해를 끼치고, 원한을 사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무용한 일이므로 비밀로 할 것이다. 특히 삼위의 방책은 천하에 드문 법을 세우므로 아는 사람이 적다. 이 법에 따라서 팔고 사기를 한다면 이윤을 얻고 손실을 입는 일이 없다. 소중히 생각하고 비장해야 하며, 삼가야 하고, 비밀로 해야 한다.”

 

혼마비전을 보면, 그의 거래는 심오한 인간 심리 이해와 시대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거래를 넘어서는 정신적 세계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혼마는 거래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이익을 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스스로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를 이해하며, 시대변화에 리듬을 탈 때, 그 거래는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것이 혼마 무네히사를 ‘거래의 신’이라고 추앙하는 이유인 것 같다.

 

<중소기업뉴스>에서

'인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결단: 호텔왕 힐튼  (0) 2009.03.03
철의 마술사: 에펠  (0) 2009.03.02
위대한 결단: 목숨을 내여 놓은 사람  (0) 2009.02.26
홍콩 갑부 리자청  (0) 2009.02.20
호치민  (0) 2009.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