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누가 봤으면 오해하겠다

부산갈매기88 2009. 6. 16. 16:39

한 젊은 보살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하산하는 도중에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산 속에 화장실이 있을 리 없고 소변을 볼 마땅한 곳이 선 듯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몹시 급한 상황이라 길섶을 조금 벗어난 곳에 덩치가 꽤 큰 고목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그 뒤를 찾아서 얼른 치마를 내리고 일을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참기 어려웠던 순간이 지나고 시원함을 막 느낄 무렵, 갑자기 사타구니는 말할 것도 없고, 보살의 깊은 곳까지 무언가가 파고들어가 물어뜯기 시작했다.

 

얼른 치마를 걷어 올리고 밑을 내려다보니 불개미 떼의 습격이 아닌가? 밑을 내려다보니 불개미집에다 대고 실례를 한 것이었다. 사타구니를 물고 있던 놈들은 손으로 적당히 퇴치를 했지만 보살의 깊은 곳(?)까지 침투한 놈은 한두 놈이 아닌 것 같고 소물거리고, 물어내는데 그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보살은 자기 손가락을 자기 그곳에 집어넣고 어찌해 보려했으나 이미 깊숙이 들어간 놈들은 잡아낼 수가 없었다.

 

때마침 인기척이 있기에 보살은 도움을 청하러 고개를 들어 길 가는 이를 보았다. 바로 자기가 다녀 온 절의 000가 지나가고 있었다. 체면을 무릅쓰고 “000”하고 불러 세웠다.

 

인적이 드문 고요한 산 속에서 갑작스레 ‘웬 여인네의 목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평소에 관심 있게 보아 온 보살이 아닌가. 의외의 곳에서 만나 몹시 반가웠다. 그러나 상황이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네! 거기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보살은 거두절미하고 “저 00 제 그곳 깊은 곳에 불개미 떼가 들어가..... 아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좀 도와주십시오.” 하고 치마 밑을 가리켜 보였다.

 

그는 보살의 그곳을 들여다 볼 수도 없는 일. 달리 도리가 없는지라 “딱하긴 해도 내가 어떻게 도와 드릴 수가 없군요.”하고 가던 길을 재촉해 떠나려했다.

 

그러자 보살은 염체를 무릅쓰고 한 마디 했다.

 

“중생이 이리도 고통스러워하는데 그냥 가시다니요. 너무 하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고는 그도 차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정 그러시다면 딱 한 가지 길은 있는데....”하고 여운을 남겼다.

 

“00 무슨 방법이라도 좋으니 제발 좀 살려만 주십시오.”하고 보살은 통사정을 하였다.

 

“끼워 죽이는 방법이 있긴 한데 좀 그래서......”

 

“상관없습니다. 빨리 서둘러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무언가 작심을 한 듯 “알겠습니다.”

 

드디어 도포자락을 걷어붙이고 그는 보살의 깊은 곳에다 자기 거시기를 힘껏 밀어 넣고 열심히 끼워죽이기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렇게도 고통스러웠던 보살, 지옥과 극락을 오가는 순간을 맞았다. 한껏 운우를 즐기고 난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일어나 도포자락을 툭툭 털며 능청스레 한 마디 했다.

 

“누가 봤으면 오해하겠다. ”

 

 

이귀영 <다솜> 한국 성문화회 8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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