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외식체인 ‘요시노야’ 신임사장 가와무라 야스타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쇠고기덮밥 체인인 요시노야(吉野家)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학생이 24년 후 요시노야 사장이 됐다. 나이는 43세. 열정과 끈기가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주인공은 가와무라 야스타카(河村泰貴·사진) 씨. 1987년 히로시마(廣島) 현립 히로시마미나미(廣島皆實) 고교를 졸업한 그는 요시노야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5년간 부지런히 덮밥을 나르고 손님에게 깍듯이 인사했다. 상사는 가와무라 씨의 성실함에 높은 점수를 줬고 그의 추천으로 1993년 정사원이 됐다.
그 후 현장과 본사 기획업무에 고루 투입됐다. 새 점포 출점과 280엔(약 4100원)짜리 쇠고기덮밥 개발 등에 관여하며 ‘내공’을 다졌다. 2000년대 초반 요시노야는 외식업체를 하나둘 인수하면서 그룹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인수한 업체들의 실적은 하나같이 신통치 않았다.
가와무라 씨는 2001년 설립된 우동전문점 하나마루(はなまる)를 주목했다. ‘일본식 패스트푸드’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고객이 면과 튀김을 골라먹을 수 있게 하면서 우동 붐을 주도했다. 2003년 기준 전국에 150개 프랜차이즈가 있었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줄어들었다.
가와무라 씨는 경영진을 설득해 2004년 5월 하나마루 주식 약 30%를 인수했다. 두 달 뒤 하나마루 임원으로 발령받고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2005년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500만 엔으로 한창 때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매장 두 곳 중 한 곳꼴로 적자에 허덕였다. 2004, 2005년 연이어 기록적인 적자를 냈다.
가와무라 씨는 ‘품질, 서비스, 청결(QSC)’ 세 가지에 승부수를 던졌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었다. 사내외에서 ‘그 정도의 방법으로 죽어가는 프랜차이즈가 살아나겠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왔다. 개의치 않았다. 가와무라 씨는 2006년 들어 신제품 개발을 멈추고 모든 역량을 QSC 향상에 쏟았다.
본사가 직접 나서 20개 평가 항목을 담은 리스트를 만들고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점수에 따라 각 점포를 4단계로 분류했다. 무형의 QSC를 눈에 보이게끔 만든 것이다.
2006년 7월. 33개월 만에 매출 하락세가 멈췄다. ‘깔끔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07년 45개, 2008년 90개의 매장이 새로 생겼다. 회생의 조짐이 보이면서 가와무라 씨는 2007년 4월 하나마루 사장으로 승진했다. 죽어가던 외식업체를 되살린 능력을 인정받아 가와무라 씨는 25일 모(母)회사인 요시노야홀딩스(연 매출액 1658억 엔·약 2조4200억 원)의 사장이 돼 또 하나의 ‘샐러리맨 신화’를 탄생시켰다.
동아일보/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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