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잿더미 위에서 내린 결단

부산갈매기88 2009. 7. 17. 17:32

1995년 12월 11일 2,400명의 종업원을 가진 미국의 중진 섬유회사 ‘몰던 밀즈(Malden Mills)'는 화재로 공장 전체가 타버리고 재만 남았다. 거기에 10여 명의 사상자마저 생겨서 아수라장이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경영진이나 종업원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몰던밀즈는 매사추세스주 호렌스시에서 1906년 설립된 후,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두고 꾸준히 성장해 온 회사였다. 이 회사는 1970년대에 모조 피혁사업에 손을 대는 바람에 큰 적자를 보고 1980년대에는 파산 위기에 몰렸었다.

 

그러나 이 기업은 종업원을 가족처럼 돌보아온 탓에 종업원들의 애사심이 투철했다. 당시 미국의 기업주의 냉엄한 감량경영이 판을 치고 있던 시대여서 다른 회사들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주는 종업원들을 헌신짝처럼 취급했지만 몰던밀즈의 경영진은 종업원들의 평생직장을 보장했고, 또한 지역주민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래서 고객도 종업원도 몰던밀즈와 관계를 맺으면 평생 가는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관계는 위기 때에 돋보이는 법이다.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종업원들은 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애사심으로 똘똘 뭉쳤다. 거기에 다행이었던 것은 이 회사 연구진이 가벼운 양모 플라텍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기사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과연 1995년 몰던밀즈는 400만 달러에 달하는 양모 플라텍 판매고를 올리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그런데 또 다시 몰던밀즈에 불행이 닥쳐 온 것이었다. 깡그리 타버려서 시커먼 잿더미만 남은 공장은 누가 보아도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몰던밀즈의 회장인 아론 포어스타인(Aaron Feuerstein, 1925~)은 거기서 주저 않을 수 없다는 비감어린 각오를 했다. 그는 잿더미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비장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즉각 경영진과 종업원들을 불러모았고, 3개월 동안 종업원 2,400명 전원의 급료와 의료보험료를 계속 지불할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한 폐허 위에서 포어스타인은 3개월 동안 공장 설비를 복구해서 완전 정상화시킬 것을 선언했다. 또한 그는 모두 하나가 되어 회사를 살릴 것을 호소했다.

 

그때부터 전직원은 하나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과연 몰던밀즈는 90일이 되기 전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생산능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그것은 전 직원과 주민들의 헌신적인 신뢰와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사이에 종업원의 급료와 의료보험에 들어간 자금이 1천만 달러 이상이 되었고, 공장을 다시 짓는데 1천 5백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었다. 포어스타인은 그 자금의 전부를 개인 자금을 들여서 지불했다.

 

그 후에 몰던밀즈의 종업원들은 성실과 충직함으로 회사 일에 최선을 다해서 생산성 현상을 가져왔다. 화재 이전에 6-7%에 달하던 불량률이 화재 이후에는 2%대로 줄어들었다. 포어스타인은 종업원들이 10배 이상으로 자신에게 보답했다고 기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포어스타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경의를 표했다. 그 자리에서 포어스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내가 깨우친 가장 위대한 교훈은 우리 기업이 지역사회의 생존과 번영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포어스타인은 그때 내린 자신의 결정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북인 <위대한 경영자들의 결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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