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용병술

부산갈매기88 2009. 7. 24. 16:59

나폴레옹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용병술을 구사한 천재적 전략가다. 그의 용병술의 핵심에는 항상 대의명분이 있었다. 그는 대의를 중심으로 병사들을 결집시켰다.

 

초기에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이상을, 후기에는 번성하는 프랑스 제국의 영광을 하나의 대의로 삼았다. 그로 인해 프랑스 병사들은 단지 일개 병사가 아니라 스스로 신화의 일부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었다. 자기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은 젖 먹던 힘을 내기 마련이다. 그 자부심은 바이러스처럼 퍼져가는 프랑스 군의 사기를 한껏 높였다.

 

나폴레옹은 말한다.

“물량이 1이라면 정신은 3이다.”

 

군사들이 정신력으로 잘 무장되어 있으면 몇 배 더 많은 적도 격파할 수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훈련이 완성된 군대를 유지하려면 실제로 인재를 과감하게 등용해야 한다.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군대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해 군대 내 서열을 무시하고 유군준장 조치 마셜 장군을 새 육군참모총장에 전격 임명했다. 그리고 새 육군참모총장이 된 조지 마셜은 그 자신 또한 조지아 주 포트베닝 보병학교 부지휘관 시절 눈여겨 봐두었던 인재들을 전격 발탁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다.

 

조지 마셜은 1942년 전격적으로 아이젠하워 장군을 유럽주둔 작전사령관에 임명했고, 그는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켰다. 이 성공은 변수가 지나치게 많았던 당시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이 가져온 승리였다.

 

조지 마셜은 굉장히 꼼꼼한 사람이기도 하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레슬리 그로브스 준장이 1억 달러의 군사비 지출승인을 받기 위해 조지 마셜 육군참모총장의 집무실로 들어섰다. 마셜은 분주하게 서류를 챙기고 있다가 1억 달러짜리 지출승인서에 아무 말 없이 사인을 하고선 한마디 말없이 그로브스 준장에게 돌려주었다. 준장이 돌아서 나가려 하자 마셜은 스치듯이 이렇게 말했다.

 

“자네. 내 방에 들어 왔을 때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아나? 실은 잔디에 쓸 종자를 사려고 3달러 52센트짜리 수표에 서명하고 있었다네.”

 

이 스치듯이 한 말에는 내가 그렇게 꼼꼼한 사람이니 함부로 예산을 낭비했다가는 낭패 볼 줄 알라는 간접경고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재량권을 부여하되 견제장치를 두는 것. 이것이 용병술이다.

 

21세기북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2>에서